미투는 꿈도 못꾼다…“여성 영화인 60% 성폭력 피해”

입력 2018.03.12 (21:10) 수정 2018.03.1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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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화계에서도 '미투' 운동이 활발해지고 있는데요,

조사해봤더니 여성 영화인 60% 이상이 성폭력을 경험했고, 위계적인 관습 속에서 침묵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도에 김빛이라 기자입니다.

[리포트]

영화계에서는 성폭력 고발 운동이 1년 전부터 SNS를 타고 확산됐습니다.

“촬영감독 어깨를 주물러야 했다”, “나를 성추행한 후배와 다시 함께 일할 수밖에 없었다." 등의 증언이 잇따랐습니다.

여성 영화인들은, 영화계를 떠날 각오를 하지 않고서는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합니다.

[송란희/영화 감독 : "성별 분리를 안 해놓고 '다 같이 숙박해라' 이런 것들. 영화계에서 본인이 경력을 쌓아가고 성장하는 데 있어서의 절차라고 (여겨야 했죠)."]

실제로 여성 영화인의 60% 이상이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외모에 대한 음담패설, 술자리나 데이트 강요는 물론이고, 10명 중 1명꼴은 성관계를 요구받기도 했습니다.

공식적으로 피해를 호소할 기구도 없는 데다 가해자가 유명인사인 경우가 많아, 신고와 처벌이 쉽지 않은 악순환이 반복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문소리/배우 : "몇몇 피해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전체의 문제임을 인정하고 조금 반성하는 마음으로 되돌아보는."]

영화인들은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등을 제안하고, 촬영장에서의 성폭력 예방 교육 등 자구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안병호/영화산업노조위원장 : “교육 하나만 이뤄져도 사실은 '내가 저렇게 했던 것이 성희롱, 성폭력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들을 한다는 게 굉장히 큰 변화일 수 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영화계 성폭력을 근절할 실효성 있는 시스템이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김빛이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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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12 21:12:55
    • 수정2018-03-12 22: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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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화계에서도 '미투' 운동이 활발해지고 있는데요,

조사해봤더니 여성 영화인 60% 이상이 성폭력을 경험했고, 위계적인 관습 속에서 침묵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도에 김빛이라 기자입니다.

[리포트]

영화계에서는 성폭력 고발 운동이 1년 전부터 SNS를 타고 확산됐습니다.

“촬영감독 어깨를 주물러야 했다”, “나를 성추행한 후배와 다시 함께 일할 수밖에 없었다." 등의 증언이 잇따랐습니다.

여성 영화인들은, 영화계를 떠날 각오를 하지 않고서는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합니다.

[송란희/영화 감독 : "성별 분리를 안 해놓고 '다 같이 숙박해라' 이런 것들. 영화계에서 본인이 경력을 쌓아가고 성장하는 데 있어서의 절차라고 (여겨야 했죠)."]

실제로 여성 영화인의 60% 이상이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외모에 대한 음담패설, 술자리나 데이트 강요는 물론이고, 10명 중 1명꼴은 성관계를 요구받기도 했습니다.

공식적으로 피해를 호소할 기구도 없는 데다 가해자가 유명인사인 경우가 많아, 신고와 처벌이 쉽지 않은 악순환이 반복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문소리/배우 : "몇몇 피해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전체의 문제임을 인정하고 조금 반성하는 마음으로 되돌아보는."]

영화인들은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등을 제안하고, 촬영장에서의 성폭력 예방 교육 등 자구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안병호/영화산업노조위원장 : “교육 하나만 이뤄져도 사실은 '내가 저렇게 했던 것이 성희롱, 성폭력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들을 한다는 게 굉장히 큰 변화일 수 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영화계 성폭력을 근절할 실효성 있는 시스템이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김빛이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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