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피고인 “말레이 검경, 범행 동영상 짜깁기” 주장

입력 2018.03.14 (19:06) 수정 2018.03.1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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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검경이 김정남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을 짜깁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진행된 공판에서 인도네시아 국적 피고인 시티 아이샤(26·여)의 변호인이 경찰이 일부 영상을 의도적으로 누락했다고 말했다.

시티는 작년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베트남 출신 피고인 도안 티 흐엉(30·여)과 함께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두 사람은 주범 격인 북한인 용의자들이 국외로 도주한 뒤에도 현지에 남아 있다가 체포됐다. 이후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말에 속아 살해 도구로 이용됐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검경은 두 사람이 김정남을 살해할 의도를 갖고 범행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피고인들이 김정남의 얼굴에 VX를 바르고 자신의 몸에 손이 닿지 않도록 조심하며 신속히 화장실로 이동해 손을 씻는 모습이 담긴 공항 내 CCTV 영상을 법정에 증거물로 제출했다.

그러나 시티의 변호인인 구이 순 셍 변호사는 '계획살해'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 영상을 경찰이 의도적으로 짜깁기했다고 주장했다.

구이 변호사는 현지 경찰 당국자인 완 아지룰 니잠 체 완 아지즈에 대한 반대신문에서 "시티가 범행 후 VX가 묻은 손으로 선글라스를 고쳐 쓰는 장면이 (증거물로 제출된 영상에서) 누락됐다"면서, 피고인을 유죄로 몰기 위해 증거를 취사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시티의 선글라스와 청바지 등을 화학분석 대상에서 제외하고, 체포 후 2주간 변호사 접견을 거부한 것도 공정한 재판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들은 재판 시작 직후부터 '북한 정권에 의한 정치적 암살이라는 사건의 본질을 말레이 수사당국이 외면하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두 여성을 희생양 삼아 외교적 파장을 최소화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말레이시아 법은 고의로 살인한 경우 예외 없이 사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정남을 살해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결론나면 시티와 도안은 교수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앞서 말레이시아는 북한이 김정남의 시신 인도를 요구하며 자국 내 말레이시아인을 전부 억류하자 지난해 3월 말 시신을 넘겼다. 또 김정남 암살에 연루된 북한인들의 출국을 허용하면서 관계 정상화를 선언했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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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남 암살 피고인 “말레이 검경, 범행 동영상 짜깁기” 주장
    • 입력 2018-03-14 19:06:59
    • 수정2018-03-14 19:16:27
    국제
말레이시아 검경이 김정남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을 짜깁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진행된 공판에서 인도네시아 국적 피고인 시티 아이샤(26·여)의 변호인이 경찰이 일부 영상을 의도적으로 누락했다고 말했다.

시티는 작년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베트남 출신 피고인 도안 티 흐엉(30·여)과 함께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두 사람은 주범 격인 북한인 용의자들이 국외로 도주한 뒤에도 현지에 남아 있다가 체포됐다. 이후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말에 속아 살해 도구로 이용됐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검경은 두 사람이 김정남을 살해할 의도를 갖고 범행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피고인들이 김정남의 얼굴에 VX를 바르고 자신의 몸에 손이 닿지 않도록 조심하며 신속히 화장실로 이동해 손을 씻는 모습이 담긴 공항 내 CCTV 영상을 법정에 증거물로 제출했다.

그러나 시티의 변호인인 구이 순 셍 변호사는 '계획살해'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 영상을 경찰이 의도적으로 짜깁기했다고 주장했다.

구이 변호사는 현지 경찰 당국자인 완 아지룰 니잠 체 완 아지즈에 대한 반대신문에서 "시티가 범행 후 VX가 묻은 손으로 선글라스를 고쳐 쓰는 장면이 (증거물로 제출된 영상에서) 누락됐다"면서, 피고인을 유죄로 몰기 위해 증거를 취사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시티의 선글라스와 청바지 등을 화학분석 대상에서 제외하고, 체포 후 2주간 변호사 접견을 거부한 것도 공정한 재판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들은 재판 시작 직후부터 '북한 정권에 의한 정치적 암살이라는 사건의 본질을 말레이 수사당국이 외면하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두 여성을 희생양 삼아 외교적 파장을 최소화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말레이시아 법은 고의로 살인한 경우 예외 없이 사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정남을 살해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결론나면 시티와 도안은 교수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앞서 말레이시아는 북한이 김정남의 시신 인도를 요구하며 자국 내 말레이시아인을 전부 억류하자 지난해 3월 말 시신을 넘겼다. 또 김정남 암살에 연루된 북한인들의 출국을 허용하면서 관계 정상화를 선언했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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