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스파이 암살’ 놓고 러시아 외교관 추방

입력 2018.03.15 (08:18) 수정 2018.03.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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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영화 <미션 임파서블>이나 007 시리즈는 국가 안보를 지키려는 스파이들의 활약상을 보여줘 큰 인기를 끄는 영화들이죠.

자 그런데 이런 첩보영화에서나 나올 만한 사건이 영국에서 일어나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월 4일 영국의 한 시내 쇼핑센터에서 일어났습니다.

러시아 스파이였던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건데요,

스크리팔은 이중 스파이 활동을 하면서 지난 2006년 러시아 정보원들의 명단을 영국에 넘긴 혐의로 러시아 당국에 체포돼 13년형을 선고 받았는데요,

4년뒤인 지난 2010년 영국과 러시아의 스파이 맞교환 때 풀려나 영국에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영국의 더 타임스 신문은 영국 정보 당국이 이번 사건을 러시아 소행으로 추정을 하고 있다고 보도를 했는데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평소에도 배신자들은 반드시 죽게 될 것이라는 말을 하곤 했는데요,

이번 사건이 지난 2006년 푸틴 대통령을 비판한 뒤 영국으로 망명한 리트비넨코 독살 사건을 연상시킨다며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한건데요,

조사에 착수한 영국 정부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부녀에게 사용된 독성 물질이 197,80년대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노비촉'으로 밝혀졌다며 러시아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메이 총리까지 나서 러시아 정부가 신경작용제를 직접적으로 사용했거나 아니면 신경작용제 관리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런데 스크리팔 부녀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이 발생한지 일주일 만에 또 한 명의 러시아인이 숨진 채 발견돼 영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사망자는 러시아 출신 니콜라이 그루쉬코프로라는 인물인데요,

이 인물은 푸틴을 비난하다 의문사한 러시아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친구였습니다.

영국 정보당국은 이 사건에도 러시아 정부가 개입됐다고 의심을 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영국 정부는 러시아가 배후로 의심되는 영국에서 일어난 의문사 14건을 재수사한다고 밝혔는데요,

재수사 대상에는 러시아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사망 사건도 포함이 됐습니다.

이 러시아 재벌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가 지난 2013년 자택 욕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당시 자살을 위장한 타살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베레조프스키는 2006년에 러시아 정부에 의해 독살된 전직 러시아 정보요원 알렉산더 리트비넨코,

그리고 의문의 죽음을 맞은 러시아 출신 부호 알렉산더 펠레필리흐니와도 친구 사이였는데요.

펠레필리흐니는 지난 2012년 조깅을 하다가 쓰러져 숨졌는데, 분석 결과 그의 위장에서 독성 성분이 검출돼 영국 정부가 러시아 당국을 배후로 지목된 바 있습니다.

급기야 메이 영국 총리는 영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냉전시대 이후 최근 30년 사이 가장 큰 규모의 외교관 추방으로, 가장 강력한 외교적 보복 조치인데요,

메이 총리는 또 영국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러시아 자산은 동결하고, 러시아인의 입국도 제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월드컵에 장관이나 왕실 인사를 보내지 않고 예정된 고위급 회담 역시 취소하기로 했는데요,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서방 국가들은 영국의 조사 결과를 신뢰한다면서 영국에 대한 강한 연대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오늘 긴급 회의를 열고 스파이 암살 기도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의 연루 연부에 대해 집중 논의를 했는데요.

러시아 정부, 당연히 혐의를 부인하며 즉각 반발했는데요,

영국 정부가 자국 외교관들을 추방하기로 결정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자신들은 이것을 도발로 간주한다 이렇게 말했는데요,

자신들도 영국 외교관을 추방하겠다 이렇게 맞대응 방침을 밝혀 양국 관계가 악화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스파이 암살기도 사건이 이제는 영국과 러시아간의 문제가 아니라 서방세계와 러시아의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어서 심각한 외교 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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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스파이 암살’ 놓고 러시아 외교관 추방
    • 입력 2018-03-15 08:23:02
    • 수정2018-03-15 09: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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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영화 <미션 임파서블>이나 007 시리즈는 국가 안보를 지키려는 스파이들의 활약상을 보여줘 큰 인기를 끄는 영화들이죠.

자 그런데 이런 첩보영화에서나 나올 만한 사건이 영국에서 일어나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월 4일 영국의 한 시내 쇼핑센터에서 일어났습니다.

러시아 스파이였던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건데요,

스크리팔은 이중 스파이 활동을 하면서 지난 2006년 러시아 정보원들의 명단을 영국에 넘긴 혐의로 러시아 당국에 체포돼 13년형을 선고 받았는데요,

4년뒤인 지난 2010년 영국과 러시아의 스파이 맞교환 때 풀려나 영국에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영국의 더 타임스 신문은 영국 정보 당국이 이번 사건을 러시아 소행으로 추정을 하고 있다고 보도를 했는데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평소에도 배신자들은 반드시 죽게 될 것이라는 말을 하곤 했는데요,

이번 사건이 지난 2006년 푸틴 대통령을 비판한 뒤 영국으로 망명한 리트비넨코 독살 사건을 연상시킨다며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한건데요,

조사에 착수한 영국 정부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부녀에게 사용된 독성 물질이 197,80년대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노비촉'으로 밝혀졌다며 러시아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메이 총리까지 나서 러시아 정부가 신경작용제를 직접적으로 사용했거나 아니면 신경작용제 관리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런데 스크리팔 부녀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이 발생한지 일주일 만에 또 한 명의 러시아인이 숨진 채 발견돼 영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사망자는 러시아 출신 니콜라이 그루쉬코프로라는 인물인데요,

이 인물은 푸틴을 비난하다 의문사한 러시아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친구였습니다.

영국 정보당국은 이 사건에도 러시아 정부가 개입됐다고 의심을 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영국 정부는 러시아가 배후로 의심되는 영국에서 일어난 의문사 14건을 재수사한다고 밝혔는데요,

재수사 대상에는 러시아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사망 사건도 포함이 됐습니다.

이 러시아 재벌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가 지난 2013년 자택 욕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당시 자살을 위장한 타살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베레조프스키는 2006년에 러시아 정부에 의해 독살된 전직 러시아 정보요원 알렉산더 리트비넨코,

그리고 의문의 죽음을 맞은 러시아 출신 부호 알렉산더 펠레필리흐니와도 친구 사이였는데요.

펠레필리흐니는 지난 2012년 조깅을 하다가 쓰러져 숨졌는데, 분석 결과 그의 위장에서 독성 성분이 검출돼 영국 정부가 러시아 당국을 배후로 지목된 바 있습니다.

급기야 메이 영국 총리는 영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냉전시대 이후 최근 30년 사이 가장 큰 규모의 외교관 추방으로, 가장 강력한 외교적 보복 조치인데요,

메이 총리는 또 영국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러시아 자산은 동결하고, 러시아인의 입국도 제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월드컵에 장관이나 왕실 인사를 보내지 않고 예정된 고위급 회담 역시 취소하기로 했는데요,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서방 국가들은 영국의 조사 결과를 신뢰한다면서 영국에 대한 강한 연대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오늘 긴급 회의를 열고 스파이 암살 기도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의 연루 연부에 대해 집중 논의를 했는데요.

러시아 정부, 당연히 혐의를 부인하며 즉각 반발했는데요,

영국 정부가 자국 외교관들을 추방하기로 결정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자신들은 이것을 도발로 간주한다 이렇게 말했는데요,

자신들도 영국 외교관을 추방하겠다 이렇게 맞대응 방침을 밝혀 양국 관계가 악화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스파이 암살기도 사건이 이제는 영국과 러시아간의 문제가 아니라 서방세계와 러시아의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어서 심각한 외교 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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