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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제5의 메이저’ 8강행 쾌거…페더러와 ‘리턴 매치’
입력 2018.03.15 (08:43) 수정 2018.03.15 (12:55) 인터넷 뉴스
정현, ‘제5의 메이저’ 8강행 쾌거…페더러와 ‘리턴 매치’
한국 테니스의 에이스 정현(21)은 마치 거대한 벽과도 같았다. 네트 건너편 상대는 아무리 세게 공을 쳐도 더 빠르고 더 강하게 돌아오는 정현의 스트로크에 질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 정현의 테니스는 세계 정상을 위협할 만한 수준이라고 해도 지나친 찬사가 아닌 것 같다.

정현이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또 한 번 새롭게 썼다. 정현은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인디언웰스 마스터스 16강전에서 우루과이의 파블로 쿠에바스(34위)를 2-0(6-1 6-3)으로 완파했다. 한국 테니스 선수가 마스터스 시리즈에서 8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마스터스 시리즈는 4대 메이저 대회 바로 다음 가는 규모와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 일반적인 프로 투어 대회와는 차원이 다른 대회로, 과거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도 해내지 못했던 위업이다.

내용은 완벽에 가까웠다. 까다로운 상대로 정평이 나 있는 쿠에바스를 말 그대로 농락했다. 32살의 쿠에바스는 투어 대회 우승 6차례를 보유한 경험이 풍부한 노장으로, 톱10 선수들도 쉽게 이길 수 없는 강적이었다.

정현은 세계 34위의 백전노장 쿠에바스를 쉽게 꺾고 한국 테니스 사상 첫 마스터스 8강에 올랐다. 정현은 세계 34위의 백전노장 쿠에바스를 쉽게 꺾고 한국 테니스 사상 첫 마스터스 8강에 올랐다.

경기 스코어가 말해주듯 정현은 모든 영역에서 쿠에바스를 압도했다. 첫 서브 득점률이 73%로 쿠에바스(55%)보다 훨씬 높았고 공격 득점(위너)에서도 정현은 15개를 기록해 9개에 그친 쿠에바스를 제압했다.

정현의 게임 전략 가운데 가장 눈에 띈 건 서브 리턴이었다. 쿠에바스는 회전을 많이 담아 착지한 뒤 공의 바운스가 어깨높이까지 튀는 '킥 서브'의 달인이다. 특히 이 서브는 상대의 백핸드 쪽으로 높게 튀어 리턴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정현은 자신의 강점인 투핸드 백핸드를 활용해 쿠에바스의 이 서브를 무력화시켰다. 서브에서 정현의 리턴에 압박을 느낀 쿠에바스는 잦은 서브 범실을 범했고, 심지어는 풋폴트(서브를 넣을 때 베이스라인을 넘어서는 반칙 동작)를 수차례 기록하며 무너졌다.

정현은 탄탄한 베이스라인 경기를 자랑하는 쿠에바스를 스트로크 대결에서도 앞섰다. 정현과 쿠에바스의 랠리 대결은 다음과 같은 양상으로 진행됐다.


특히 정현은 5구 이내의 짧은 랠리에서 28:18로 쿠에바스를 압도했는데, 이는 정현의 서브가 그만큼 좋았다는 걸 의미한다. 즉 강한 서브를 바탕으로 초반 공격을 주도해 5구 이내의 짧은 랠리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지난해까지 약점으로 지적된 서브와 포핸드가 개선됐을 뿐 아니라, 이제는 투어의 소문난 강자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만큼 정현의 기량은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정현의 올 시즌 초반 활약은 이미 세계 최정상급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남자프로테니스투어(ATP)가 집계하고 있는 시즌 랭킹 순위에서 정현은 로저 페더러와 마린 칠리치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싱글 레이스'라는 이름으로 집계하는 이 순위는 순수하게 올 시즌 투어에서의 활약도만 반영한 것으로, 기존의 세계랭킹이 최근 2년의 활약을 바탕으로 하는 것과 달리 지금 현재 시점 선수의 기량을 파악하는 바로미터다. 즉 이 추세가 올 시즌 후반까지 이어진다면 정현은 세계 5위 안에 들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정현의 8강전은 또 한 번 국내 테니스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빅매치가 성사됐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1위)를 만난다. 페더러는 16강전에서 프랑스의 제레미 샤르디(100위)를 2-0(7-5 6-4)로 꺾었다. 페더러는 올 시즌 자신의 전성기 못지 않은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1월 호주오픈 우승부터 파죽의 15연승 무패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샤르디 전에서도 자신의 첫 서브를 100% 득점으로 연결하는 최상의 컨디션을 보였다.

하지만 정현을 상대로 페더러가 손쉬운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정현은 호주오픈 이후 3회 연속 투어 대회 8강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호주오픈 4강전에서 정현은 아쉽게 발바닥 물집 부상으로 기권했지만 지금은 충분히 좋은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은 "처음 마스터스 시리즈 8강에 올라 너무 기쁘다. 다음 경기가 기대된다"면서 "페더러와 지난 호주오픈에서 대결했는데, 이번에는 내 100%의 테니스를 보여주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제 21살에 불과한 정현이 그랜드슬램 다음가는 권위의 마스터스 시리즈에서, 과연 어떤 성적을 거둘지 한국은 물론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사진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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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15 (08:43)
    • 수정 2018.03.15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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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제5의 메이저’ 8강행 쾌거…페더러와 ‘리턴 매치’
한국 테니스의 에이스 정현(21)은 마치 거대한 벽과도 같았다. 네트 건너편 상대는 아무리 세게 공을 쳐도 더 빠르고 더 강하게 돌아오는 정현의 스트로크에 질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 정현의 테니스는 세계 정상을 위협할 만한 수준이라고 해도 지나친 찬사가 아닌 것 같다.

정현이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또 한 번 새롭게 썼다. 정현은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인디언웰스 마스터스 16강전에서 우루과이의 파블로 쿠에바스(34위)를 2-0(6-1 6-3)으로 완파했다. 한국 테니스 선수가 마스터스 시리즈에서 8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마스터스 시리즈는 4대 메이저 대회 바로 다음 가는 규모와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 일반적인 프로 투어 대회와는 차원이 다른 대회로, 과거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도 해내지 못했던 위업이다.

내용은 완벽에 가까웠다. 까다로운 상대로 정평이 나 있는 쿠에바스를 말 그대로 농락했다. 32살의 쿠에바스는 투어 대회 우승 6차례를 보유한 경험이 풍부한 노장으로, 톱10 선수들도 쉽게 이길 수 없는 강적이었다.

정현은 세계 34위의 백전노장 쿠에바스를 쉽게 꺾고 한국 테니스 사상 첫 마스터스 8강에 올랐다. 정현은 세계 34위의 백전노장 쿠에바스를 쉽게 꺾고 한국 테니스 사상 첫 마스터스 8강에 올랐다.

경기 스코어가 말해주듯 정현은 모든 영역에서 쿠에바스를 압도했다. 첫 서브 득점률이 73%로 쿠에바스(55%)보다 훨씬 높았고 공격 득점(위너)에서도 정현은 15개를 기록해 9개에 그친 쿠에바스를 제압했다.

정현의 게임 전략 가운데 가장 눈에 띈 건 서브 리턴이었다. 쿠에바스는 회전을 많이 담아 착지한 뒤 공의 바운스가 어깨높이까지 튀는 '킥 서브'의 달인이다. 특히 이 서브는 상대의 백핸드 쪽으로 높게 튀어 리턴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정현은 자신의 강점인 투핸드 백핸드를 활용해 쿠에바스의 이 서브를 무력화시켰다. 서브에서 정현의 리턴에 압박을 느낀 쿠에바스는 잦은 서브 범실을 범했고, 심지어는 풋폴트(서브를 넣을 때 베이스라인을 넘어서는 반칙 동작)를 수차례 기록하며 무너졌다.

정현은 탄탄한 베이스라인 경기를 자랑하는 쿠에바스를 스트로크 대결에서도 앞섰다. 정현과 쿠에바스의 랠리 대결은 다음과 같은 양상으로 진행됐다.


특히 정현은 5구 이내의 짧은 랠리에서 28:18로 쿠에바스를 압도했는데, 이는 정현의 서브가 그만큼 좋았다는 걸 의미한다. 즉 강한 서브를 바탕으로 초반 공격을 주도해 5구 이내의 짧은 랠리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지난해까지 약점으로 지적된 서브와 포핸드가 개선됐을 뿐 아니라, 이제는 투어의 소문난 강자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만큼 정현의 기량은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정현의 올 시즌 초반 활약은 이미 세계 최정상급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남자프로테니스투어(ATP)가 집계하고 있는 시즌 랭킹 순위에서 정현은 로저 페더러와 마린 칠리치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싱글 레이스'라는 이름으로 집계하는 이 순위는 순수하게 올 시즌 투어에서의 활약도만 반영한 것으로, 기존의 세계랭킹이 최근 2년의 활약을 바탕으로 하는 것과 달리 지금 현재 시점 선수의 기량을 파악하는 바로미터다. 즉 이 추세가 올 시즌 후반까지 이어진다면 정현은 세계 5위 안에 들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정현의 8강전은 또 한 번 국내 테니스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빅매치가 성사됐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1위)를 만난다. 페더러는 16강전에서 프랑스의 제레미 샤르디(100위)를 2-0(7-5 6-4)로 꺾었다. 페더러는 올 시즌 자신의 전성기 못지 않은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1월 호주오픈 우승부터 파죽의 15연승 무패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샤르디 전에서도 자신의 첫 서브를 100% 득점으로 연결하는 최상의 컨디션을 보였다.

하지만 정현을 상대로 페더러가 손쉬운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정현은 호주오픈 이후 3회 연속 투어 대회 8강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호주오픈 4강전에서 정현은 아쉽게 발바닥 물집 부상으로 기권했지만 지금은 충분히 좋은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은 "처음 마스터스 시리즈 8강에 올라 너무 기쁘다. 다음 경기가 기대된다"면서 "페더러와 지난 호주오픈에서 대결했는데, 이번에는 내 100%의 테니스를 보여주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제 21살에 불과한 정현이 그랜드슬램 다음가는 권위의 마스터스 시리즈에서, 과연 어떤 성적을 거둘지 한국은 물론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사진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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