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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로또 아파트’ 강남 청약 광풍 또 재현…고강도 규제 ‘무색’
입력 2018.03.17 (15:04) 수정 2018.03.17 (16:55) 취재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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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로또 아파트’ 강남 청약 광풍 또 재현…고강도 규제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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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본주택 앞 1km 행렬.. 입장에만 4시간

인산인해. 취재 차량에서 내려 처음으로 강남 ○○아파트 견본주택 앞 인파를 봤을 때 떠오른 단어다. 사람들의 대기 줄을 따라 직선으로 걸었을 때 시작점에서 견본주택의 입구까지는 2분 30초나 걸렸다. 질서 유지를 위해 대기 줄을 지그재그로 꼬아 여러 겹으로 겹쳐놓은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수였다. 실제로 오후 한때 대기 줄은 1km까지 길어졌다. 입장을 앞둔 한 시민은 "오전 9시부터 4시간째 기다려 겨우 집 구경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당첨되면 로또' 소문에 시끌시끌

'로또 아파트', '10만 청약설', '올해 분양시장의 최대어'. 수많은 인파가 몰린 ○○아파트를 가리키는 수식어다. 1984년 지어진 아파트를 재건축 한 곳으로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분양가가 싸 당첨만 되면 수억 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이 일찌감치 퍼졌다. 대형 건설사가 짓는 대형 단지에다 학군과 교통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인터넷 부동산 카페에는 며칠 전부터 ○○아파트 관련 소식이 게시판을 가득 채웠다. 견본주택 개관 첫날인 16일 방문객만 1만 5천 명, 주말에는 더 많은 사람이 몰릴 것으로 전망됐다.


■모든 세대 9억 이상, 중도금 대출 없어.. '부자 리그' 비판

사실 ○○아파트는 관심만큼 논란도 많았다. 일단 분양가가 3.3㎡당 4천160만 원이다. 가장 작은 주택형인 전용면적 63㎡는 2층의 분양가가 9억 8천만 원이다. 더구나 3층 이상을 사려면 10억 이상을 내야 한다. 분양가가 전부 9억 원을 넘다 보니 중도금 대출도 받을 수 없다. 또 시공사 보증의 대출도 하지 않기로 해 분양대금을 전부 계약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현금 동원력이 되는 부자들만 청약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자 로또'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또 단지의 대지건물비율과 용적률이 높아 일조권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꾸준했다.


■정부 고강도 규제 무색.. 강남 청약 광풍 재현

강남발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도 악재였다. 서울 전역이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아파트 청약자는 강화된 1순위 청약 자격을 적용받는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청약에서 가점을 많이 받기 위해 이뤄지는 위장전입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당첨자 가족이 실제로 함께 거주하는지 실태조사를 한다고 예고했다. 강남구청도 서울시 특사경의 협조를 받아 견본주택 주변에서 떴다방 같은 불법 부동산 거래행위가 있는지 단속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청약시장 과열을 막으려는 정부의 노력이 무색하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대흥행이었다.


지방 분양은 시름시름.. 미분양 5만 호 육박

반대로 지방은 미분양 속출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국토부 집계에 따르면 지방의 미분양 주택 수는 지난 1월 기준으로 4만 9256호로 7년 만의 최대치다. 전국 미분양 5만 9104호 중 83%를 차지한다. 미분양 아파트가 많은 충청남도 천안에 가보니 공식 분양 일정은 1, 2년 전 끝났지만,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영업 중인 견본주택이 많았다. 아파트 분양을 맡은 한 업체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지역 내 아파트가 과잉공급돼 일어난 일"이라며 "지속적인 지역 내 인구 유입으로 언젠가는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과는 달리 지방 미분양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 공급 과잉·경기 침체로 미분양 속출

지방 미분양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방금 얘기한 공급 과잉 문제다. 미분양이 늘고 있지만, 신규 분양 물량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만 지방에 16만여 가구가 새로 지어졌는데 올해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20만 가구 이상이 공급될 계획이다. 또 다른 원인은 지역 경기 침체로 주택 구매심리가 얼어붙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미분양 지역인 경상남도 창원과 거제는 지역의 주력산업이던 조선업에 불황이 찾아와서, 포항은 지진 때문에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집을 살 사람은 없는데 많이 지으니 팔리지 않는 집이 생기는 일은 당연한 현상이다.


서울은 강력 단속과 처벌 & 지역은 경제 살려야

전문가들은 광풍이 불고 있는 서울의 청약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단속과 처벌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정부가 위장전입 가능성이 있는 청약 당첨자를 전수조사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토부가 이번 서울 강남 ○○아파트 청약 당첨자에게 실시하기로 예고한 직권조사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또 박 위원은 "현재 3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부동산 질서 교란 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도 대폭 늘리자"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지방의 미분양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지역 경기 부양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역별로 산업을 육성해 얼어붙은 주택 매매 심리를 되살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 [취재후] ‘로또 아파트’ 강남 청약 광풍 또 재현…고강도 규제 ‘무색’
    • 입력 2018.03.17 (15:04)
    • 수정 2018.03.1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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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로또 아파트’ 강남 청약 광풍 또 재현…고강도 규제 ‘무색’
견본주택 앞 1km 행렬.. 입장에만 4시간

인산인해. 취재 차량에서 내려 처음으로 강남 ○○아파트 견본주택 앞 인파를 봤을 때 떠오른 단어다. 사람들의 대기 줄을 따라 직선으로 걸었을 때 시작점에서 견본주택의 입구까지는 2분 30초나 걸렸다. 질서 유지를 위해 대기 줄을 지그재그로 꼬아 여러 겹으로 겹쳐놓은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수였다. 실제로 오후 한때 대기 줄은 1km까지 길어졌다. 입장을 앞둔 한 시민은 "오전 9시부터 4시간째 기다려 겨우 집 구경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당첨되면 로또' 소문에 시끌시끌

'로또 아파트', '10만 청약설', '올해 분양시장의 최대어'. 수많은 인파가 몰린 ○○아파트를 가리키는 수식어다. 1984년 지어진 아파트를 재건축 한 곳으로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분양가가 싸 당첨만 되면 수억 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이 일찌감치 퍼졌다. 대형 건설사가 짓는 대형 단지에다 학군과 교통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인터넷 부동산 카페에는 며칠 전부터 ○○아파트 관련 소식이 게시판을 가득 채웠다. 견본주택 개관 첫날인 16일 방문객만 1만 5천 명, 주말에는 더 많은 사람이 몰릴 것으로 전망됐다.


■모든 세대 9억 이상, 중도금 대출 없어.. '부자 리그' 비판

사실 ○○아파트는 관심만큼 논란도 많았다. 일단 분양가가 3.3㎡당 4천160만 원이다. 가장 작은 주택형인 전용면적 63㎡는 2층의 분양가가 9억 8천만 원이다. 더구나 3층 이상을 사려면 10억 이상을 내야 한다. 분양가가 전부 9억 원을 넘다 보니 중도금 대출도 받을 수 없다. 또 시공사 보증의 대출도 하지 않기로 해 분양대금을 전부 계약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현금 동원력이 되는 부자들만 청약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자 로또'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또 단지의 대지건물비율과 용적률이 높아 일조권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꾸준했다.


■정부 고강도 규제 무색.. 강남 청약 광풍 재현

강남발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도 악재였다. 서울 전역이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아파트 청약자는 강화된 1순위 청약 자격을 적용받는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청약에서 가점을 많이 받기 위해 이뤄지는 위장전입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당첨자 가족이 실제로 함께 거주하는지 실태조사를 한다고 예고했다. 강남구청도 서울시 특사경의 협조를 받아 견본주택 주변에서 떴다방 같은 불법 부동산 거래행위가 있는지 단속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청약시장 과열을 막으려는 정부의 노력이 무색하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대흥행이었다.


지방 분양은 시름시름.. 미분양 5만 호 육박

반대로 지방은 미분양 속출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국토부 집계에 따르면 지방의 미분양 주택 수는 지난 1월 기준으로 4만 9256호로 7년 만의 최대치다. 전국 미분양 5만 9104호 중 83%를 차지한다. 미분양 아파트가 많은 충청남도 천안에 가보니 공식 분양 일정은 1, 2년 전 끝났지만,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영업 중인 견본주택이 많았다. 아파트 분양을 맡은 한 업체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지역 내 아파트가 과잉공급돼 일어난 일"이라며 "지속적인 지역 내 인구 유입으로 언젠가는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과는 달리 지방 미분양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 공급 과잉·경기 침체로 미분양 속출

지방 미분양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방금 얘기한 공급 과잉 문제다. 미분양이 늘고 있지만, 신규 분양 물량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만 지방에 16만여 가구가 새로 지어졌는데 올해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20만 가구 이상이 공급될 계획이다. 또 다른 원인은 지역 경기 침체로 주택 구매심리가 얼어붙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미분양 지역인 경상남도 창원과 거제는 지역의 주력산업이던 조선업에 불황이 찾아와서, 포항은 지진 때문에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집을 살 사람은 없는데 많이 지으니 팔리지 않는 집이 생기는 일은 당연한 현상이다.


서울은 강력 단속과 처벌 & 지역은 경제 살려야

전문가들은 광풍이 불고 있는 서울의 청약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단속과 처벌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정부가 위장전입 가능성이 있는 청약 당첨자를 전수조사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토부가 이번 서울 강남 ○○아파트 청약 당첨자에게 실시하기로 예고한 직권조사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또 박 위원은 "현재 3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부동산 질서 교란 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도 대폭 늘리자"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지방의 미분양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지역 경기 부양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역별로 산업을 육성해 얼어붙은 주택 매매 심리를 되살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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