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시설서도 성희롱…‘가해자 남고 피해자는 떠나고’

입력 2018.03.17 (21:14) 수정 2018.03.1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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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상사에게 성희롱을 당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모두가 쉬쉬하는 분위기 속에 오히려 2차 피해에 시달리다 직장을 그만둬야 했던 여성이 있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을 상담하고 교육하는 기관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김시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시 예산으로 위탁 운영되는 한 청소년 상담센터.

성폭력을 포함해 각종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을 상담하고 교육합니다.

상담사 강 모 씨는 지난해 9월 이 시설의 상사에게서 성희롱을 당했습니다.

[강OO/성희롱 피해자 : "제 가슴을 두 번 치면서 '결혼해서 애 둘 낳은 여자 말고 예쁜 여자, 결혼 안 한 예쁜 여자 앉으란 말이야'라고 반복하셨어요."]

가해자는 사과하지 않았고, 상급자도 '원만한 처리'를 권했습니다.

[강OO/성희롱 피해자 : "'착하게 끝냈으면 좋겠다' 그래서, 제가 이건 착하게 끝날 일이 아니고, 상식대로 끝났으면 좋겠어요(라고 했죠.) 저희는 (아이들이) 성교육을 받는 곳이에요."]

조직의 소극적인 대처에, 피해자가 끊임 없이 나설 수밖에 없던 상황.

'기가 센 여자다' '이 문제로 시 지원금이 끊길 수도 있다'라는 식의 말까지 돌면서 2차 피해도 입었습니다.

[강OO/성희롱 피해자 : "내가 가해자로 몰리는 거 같고, 조직에 해를 끼치는 사람이고, 민감한 사람이고 예민한 사람이고, 이렇게 비치니까. 내가 정말 그런 사람인가..."]

가해자는 정직 1개월을 받은 뒤, 원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가해자와 또 다시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게 된 강 씨는 추진 중이던 업무에서도 제외되자 올 초 회사를 떠났습니다.

해당 시설은 절차에 따라 징계가 이뤄졌고, 성희롱 사건 때문에 피해자를 업무에서 배제한 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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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담 시설서도 성희롱…‘가해자 남고 피해자는 떠나고’
    • 입력 2018-03-17 21:16:32
    • 수정2018-03-17 21:46:37
    뉴스 9
[앵커]

상사에게 성희롱을 당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모두가 쉬쉬하는 분위기 속에 오히려 2차 피해에 시달리다 직장을 그만둬야 했던 여성이 있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을 상담하고 교육하는 기관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김시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시 예산으로 위탁 운영되는 한 청소년 상담센터.

성폭력을 포함해 각종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을 상담하고 교육합니다.

상담사 강 모 씨는 지난해 9월 이 시설의 상사에게서 성희롱을 당했습니다.

[강OO/성희롱 피해자 : "제 가슴을 두 번 치면서 '결혼해서 애 둘 낳은 여자 말고 예쁜 여자, 결혼 안 한 예쁜 여자 앉으란 말이야'라고 반복하셨어요."]

가해자는 사과하지 않았고, 상급자도 '원만한 처리'를 권했습니다.

[강OO/성희롱 피해자 : "'착하게 끝냈으면 좋겠다' 그래서, 제가 이건 착하게 끝날 일이 아니고, 상식대로 끝났으면 좋겠어요(라고 했죠.) 저희는 (아이들이) 성교육을 받는 곳이에요."]

조직의 소극적인 대처에, 피해자가 끊임 없이 나설 수밖에 없던 상황.

'기가 센 여자다' '이 문제로 시 지원금이 끊길 수도 있다'라는 식의 말까지 돌면서 2차 피해도 입었습니다.

[강OO/성희롱 피해자 : "내가 가해자로 몰리는 거 같고, 조직에 해를 끼치는 사람이고, 민감한 사람이고 예민한 사람이고, 이렇게 비치니까. 내가 정말 그런 사람인가..."]

가해자는 정직 1개월을 받은 뒤, 원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가해자와 또 다시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게 된 강 씨는 추진 중이던 업무에서도 제외되자 올 초 회사를 떠났습니다.

해당 시설은 절차에 따라 징계가 이뤄졌고, 성희롱 사건 때문에 피해자를 업무에서 배제한 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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