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면 이젠 내 인생”…직장인, 방과 후 ‘일탈’ 꿈꾸다

입력 2018.03.20 (07:01) 수정 2018.03.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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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탈잉 홈페이지)(출처: 탈잉 홈페이지)

대학교 교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찬호(30,남) 씨는 지난해 가을, 소모임 어플을 통해 액션 영화를 함께 보는 모임을 개설했다. 매달 새로 개봉하는 액션물을 모임원들과 함께 보고, '작은 영화제'를 열어 모임원들과 함께 장소를 대관해 영화를 보며 수다를 떨기도 한다.

이 씨는 학창 시절 학교 친구들과 줄곧 영화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었지만 회사에 다니다 보니 점차 그럴 기회가 사라졌다. 그런데 이 씨는 영화 소모임 활동을 시작하며,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끝없이 영화 얘기를 할 수 있게 돼 삶의 만족감이 한층 높아졌다. 들어가는 비용도 거의 없어 그야말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이른바 '소확행'이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방과 후 일과가 인기를 끌고 있다. 회사에 다니기 전 가지고 있었던 특기를 되살리기도 하고 꼭 한번 배워보고 싶었던 취미들을 배워보기도 하며 사람들과 어울린다. '성과' 중심인 회사 생활에 지친 이들이 방과 후 일과를 통해 자신의 '만족'을 찾는다.

최근에는 이런 '소확행'을 추구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플랫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배움이 필요한 이들과 이들에게 배움을 제공하는 이를 연결해주기도 하고, 취미를 공유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직장인의 방과 후 일과를 만들어주는 대표적인 플랫폼 4가지인 2교시, 소모임, 플라이어스, 탈잉 등에 대해 알아본다.

인생 2교시가 시작된다. 2교시

출처: 2교시 홈페이지출처: 2교시 홈페이지

2교시는 '직장생활이 1교시라면, 취미생활은 2교시'라는 콘셉트로 만들어진 직장인 모임이다. 지난 2013년 슬링이라는 이름으로 직장인 네트워크 모임을 시작했다가, 지난해 말 2교시로 이름을 바꾸고 홈페이지를 열었다. 현재까지 약 1만여 명의 20~30대 직장인들이 모임에 참여했다. 동호회를 보다 전문적으로 이어지는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2교시에서는 취미, 자기계발, 재테크 등 다양한 주제를 기반으로 정기모임(3개월 단위 모임)과 스팟모임(월 1회 모임)을 운영한다. 현재 디제잉, 댄스스포츠, 오페라 배우기, 음악치료 등의 44개의 스팟 모임과, 부동산 모임, 악기연주, 블록체인 배우기 등의 16개 정기 모임이 진행 중이다. 오프라인 면담을 통해 선발된 운영자들이 각 모임을 이끌어 나가며, 소정의 가입비를 내면 선착순으로 누구나 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

화장품 회사에 다니고 있는 남경수(30, 남) 씨는 '내가 본 인문학'이라는 정기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남 씨는 "공대를 나와 인문학이나 예술 분야에 대해 혼자 꾸준히 공부했지만 늘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며, "2교시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작품을 감상하면서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개인 사업을 하는 이상희(32, 여) 씨는 사회 초년생이었던 20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와인 모임', '재테크 모임' 등 정기 모임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이 씨는 "일을 하다 보면 집에 와서 텔레비전만 보거나, 잠을 자곤 하다 보니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곤 했다"며 "모임에 참석하면 책임감도 생기고, 약간의 강제성도 생겨 꾸준하게 참석하게 돼 관심 분야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버킷리스트를 실현하다, 플라이어스

출처: 플라이어스 홈페이지출처: 플라이어스 홈페이지

플라이어스는 버킷 리스트를 현실로 만드는 모임이다. 플라이어스 멤버가 되기 위해서는 간단한 자기소개서 작성을 통한 선발과정을 거친 뒤 일정 금액의 멤버십 비용을 내야 한다. 멤버로 선정되면, 버킷리스트를 진행할 수 있고, 홍대와 제주 등에 있는 플라이어스 멤버들을 위한 아지트를 자유롭게 이용할수 있다.

버킷리스트를 실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하고는 싶었지만 혼자서 용기가 나지 않았던 일들을 버킷리스트 게시판에 작성하면, 참여를 원하는 다른 플라이어스 멤버들이 댓글을 단다. 최소 모집인원이 충족되면 버킷룸이 열리고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그동안 팟캐스트 제작, 벽화봉사, 유기견봉사, 버스킹 등 다양한 활동이 진행됐다. 플라이어스 멤버들은 나이로 인한 상하관계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서로 영어 이름을 부른다. 자유롭게 소통하며, 서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플라이어스의 모토다.

본인이 꿈꿨던 일을 실현할 수도 있고, 타인의 꿈을 함께 도우면서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늘 마음속으로 상상만 했던 일들을 실제로 여러 사람과 해보며, 성취감과 유대감을 높인다 .

5년차 디자이너 오한솔 (29, 여)씨는 "개인적으로 버킷리스트를 실현하려고 하다가 이 모임을 알게 됐다"며, "혼자서 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랑 함께 하니 훨씬 재미있고 좋다"고 말했다

막상 꿈꿨던 일을 해보다가 오히려 현실에 만족감을 찾는 경우도 있다.

콘텐츠 제작사에 근무하고 있는 성연빈 (31, 남)씨는 "장사하기 프로젝트를 통해 팔찌를 만들어 팔아본 적이 있는데, 막상 해보니까 장사가 너무 힘들었다"며, "사업을 꿈꾸기보다는 지금 다니는 회사를 열심히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함께하는 취미생활, 소모임

출처: 소모임 어플출처: 소모임 어플

소모임은 지난 2012년 11월 5일 출시된 어플로 소모임 개설, 정모 개설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전체적인 모임을 관리하는 운영진이 있는 2교시와 플라이어스와는 달리 소모임은 플랫폼만을 제공한다. 모임 개설을 원하는 사람이 소정의 수수료를 내고, 어플에 자신이 원하는 모임 게시판을 여는 방식이다. 참여자들은 모임을 검색한 뒤, 원하는 모임에 가입할 수 있으며 최대 모임 7개까지 동시 가입할 수 있다. 벌써 누적 다운로드 수가 100만이 넘는 어플이 됐다.

영업 관련 일을 하는 이윤령 (37,여)씨는 소모임을 통해 4년째 살사 동호회 활동에 참여 중이다.

이 씨는 "직장 생활이 무료해 동호회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며 "살사를 배우면서 업무 스트레스도 많이 풀리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삶의 활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재능을 잇는 다리, 탈잉

출처: 탈잉 홈페이지출처: 탈잉 홈페이지

자신의 재능을 나눠줌으로써 행복도 얻고 소소한 소득도 올릴 수 있는 어플도 있다. 탈잉은 '잉여탈출'의 줄임말로 사람들의 재능을 공유해 잉여시간을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게 도와주는 플랫폼이다.

다른 모임들과 다르게 누구나 자신의 재능으로 오프라인 수업을 개설해 필요한 사람들과 매칭될 수 있다. 현재까지 2,500명의 튜터가 참여 중이며, 누적 5만 명의 회원이 수업에 참여했다. 직장인들도 튜터와 튜티로 각자의 재능을 나누며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튜터가 자신의 프로필과 수강료를 탈잉 홈페이지에 올리면, 사람들이 이를 보고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할 수 있다. 탈잉은 이 과정에서 소액의 수수료를 가져가게 된다. 방송댄스, 포토샵, 드로잉 등 다양한 분야의 수업이 열리고 있다. 직장인들이 자신의 스케줄에 맞춰서 수업을 개설하고, 수강 신청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광고업에 종사하고 있는 김형우 (48, 남) 씨는 핸드 드립 강좌를 열어 탈잉 튜터로 활동하고 있다. 김 씨는 "본업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내가 좋아하는 핸드 드립 커피를 가르치며 풀곤 한다"며 "좀 더 많은 사람이 핸드 드립 커피를 즐길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튜터로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에서 기획 업무를 하는 주재학(30, 남) 씨는 "학원을 가기에는 비용도 비싸고 시간도 맞추기 어려워서 탈잉에 등록해 포토샵을 배우게 됐다"며, "제가 필요한 부분들을 일대일로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 이제 여자친구를 위한 사진 이벤트도 직접 해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방과 후 일과, '자아실현'이 중요한 요즘 세대

전문가들은 직장인의 방과 후 일과를 사회 발전과 사회 구성원들의 가치관 변화에 따른 결과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성세대들은 일찍 마치면 회식을 하거나, 친구들끼리 모여 술을 마시는 등의 활동을 하곤 했다"며 "하지만 요즘 젊은 직장인들은 적극적으로 자기 계발 활동이나 취미 생활에 시간을 쏟는다"고 설명했다.

설 교수는 "과거에는 회사가 개인의 퇴근 후 삶까지 속박하는 문화였다"며 "그러나 요즘에는 '회사는 회사, 내 인생은 내 인생'이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업무가 끝난 후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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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하면 이젠 내 인생”…직장인, 방과 후 ‘일탈’ 꿈꾸다
    • 입력 2018-03-20 07:01:58
    • 수정2018-03-20 10:41:23
    취재K
(출처: 탈잉 홈페이지)
대학교 교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찬호(30,남) 씨는 지난해 가을, 소모임 어플을 통해 액션 영화를 함께 보는 모임을 개설했다. 매달 새로 개봉하는 액션물을 모임원들과 함께 보고, '작은 영화제'를 열어 모임원들과 함께 장소를 대관해 영화를 보며 수다를 떨기도 한다.

이 씨는 학창 시절 학교 친구들과 줄곧 영화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었지만 회사에 다니다 보니 점차 그럴 기회가 사라졌다. 그런데 이 씨는 영화 소모임 활동을 시작하며,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끝없이 영화 얘기를 할 수 있게 돼 삶의 만족감이 한층 높아졌다. 들어가는 비용도 거의 없어 그야말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이른바 '소확행'이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방과 후 일과가 인기를 끌고 있다. 회사에 다니기 전 가지고 있었던 특기를 되살리기도 하고 꼭 한번 배워보고 싶었던 취미들을 배워보기도 하며 사람들과 어울린다. '성과' 중심인 회사 생활에 지친 이들이 방과 후 일과를 통해 자신의 '만족'을 찾는다.

최근에는 이런 '소확행'을 추구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플랫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배움이 필요한 이들과 이들에게 배움을 제공하는 이를 연결해주기도 하고, 취미를 공유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직장인의 방과 후 일과를 만들어주는 대표적인 플랫폼 4가지인 2교시, 소모임, 플라이어스, 탈잉 등에 대해 알아본다.

인생 2교시가 시작된다. 2교시

출처: 2교시 홈페이지
2교시는 '직장생활이 1교시라면, 취미생활은 2교시'라는 콘셉트로 만들어진 직장인 모임이다. 지난 2013년 슬링이라는 이름으로 직장인 네트워크 모임을 시작했다가, 지난해 말 2교시로 이름을 바꾸고 홈페이지를 열었다. 현재까지 약 1만여 명의 20~30대 직장인들이 모임에 참여했다. 동호회를 보다 전문적으로 이어지는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2교시에서는 취미, 자기계발, 재테크 등 다양한 주제를 기반으로 정기모임(3개월 단위 모임)과 스팟모임(월 1회 모임)을 운영한다. 현재 디제잉, 댄스스포츠, 오페라 배우기, 음악치료 등의 44개의 스팟 모임과, 부동산 모임, 악기연주, 블록체인 배우기 등의 16개 정기 모임이 진행 중이다. 오프라인 면담을 통해 선발된 운영자들이 각 모임을 이끌어 나가며, 소정의 가입비를 내면 선착순으로 누구나 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

화장품 회사에 다니고 있는 남경수(30, 남) 씨는 '내가 본 인문학'이라는 정기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남 씨는 "공대를 나와 인문학이나 예술 분야에 대해 혼자 꾸준히 공부했지만 늘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며, "2교시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작품을 감상하면서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개인 사업을 하는 이상희(32, 여) 씨는 사회 초년생이었던 20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와인 모임', '재테크 모임' 등 정기 모임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이 씨는 "일을 하다 보면 집에 와서 텔레비전만 보거나, 잠을 자곤 하다 보니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곤 했다"며 "모임에 참석하면 책임감도 생기고, 약간의 강제성도 생겨 꾸준하게 참석하게 돼 관심 분야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버킷리스트를 실현하다, 플라이어스

출처: 플라이어스 홈페이지
플라이어스는 버킷 리스트를 현실로 만드는 모임이다. 플라이어스 멤버가 되기 위해서는 간단한 자기소개서 작성을 통한 선발과정을 거친 뒤 일정 금액의 멤버십 비용을 내야 한다. 멤버로 선정되면, 버킷리스트를 진행할 수 있고, 홍대와 제주 등에 있는 플라이어스 멤버들을 위한 아지트를 자유롭게 이용할수 있다.

버킷리스트를 실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하고는 싶었지만 혼자서 용기가 나지 않았던 일들을 버킷리스트 게시판에 작성하면, 참여를 원하는 다른 플라이어스 멤버들이 댓글을 단다. 최소 모집인원이 충족되면 버킷룸이 열리고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그동안 팟캐스트 제작, 벽화봉사, 유기견봉사, 버스킹 등 다양한 활동이 진행됐다. 플라이어스 멤버들은 나이로 인한 상하관계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서로 영어 이름을 부른다. 자유롭게 소통하며, 서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플라이어스의 모토다.

본인이 꿈꿨던 일을 실현할 수도 있고, 타인의 꿈을 함께 도우면서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늘 마음속으로 상상만 했던 일들을 실제로 여러 사람과 해보며, 성취감과 유대감을 높인다 .

5년차 디자이너 오한솔 (29, 여)씨는 "개인적으로 버킷리스트를 실현하려고 하다가 이 모임을 알게 됐다"며, "혼자서 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랑 함께 하니 훨씬 재미있고 좋다"고 말했다

막상 꿈꿨던 일을 해보다가 오히려 현실에 만족감을 찾는 경우도 있다.

콘텐츠 제작사에 근무하고 있는 성연빈 (31, 남)씨는 "장사하기 프로젝트를 통해 팔찌를 만들어 팔아본 적이 있는데, 막상 해보니까 장사가 너무 힘들었다"며, "사업을 꿈꾸기보다는 지금 다니는 회사를 열심히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함께하는 취미생활, 소모임

출처: 소모임 어플
소모임은 지난 2012년 11월 5일 출시된 어플로 소모임 개설, 정모 개설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전체적인 모임을 관리하는 운영진이 있는 2교시와 플라이어스와는 달리 소모임은 플랫폼만을 제공한다. 모임 개설을 원하는 사람이 소정의 수수료를 내고, 어플에 자신이 원하는 모임 게시판을 여는 방식이다. 참여자들은 모임을 검색한 뒤, 원하는 모임에 가입할 수 있으며 최대 모임 7개까지 동시 가입할 수 있다. 벌써 누적 다운로드 수가 100만이 넘는 어플이 됐다.

영업 관련 일을 하는 이윤령 (37,여)씨는 소모임을 통해 4년째 살사 동호회 활동에 참여 중이다.

이 씨는 "직장 생활이 무료해 동호회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며 "살사를 배우면서 업무 스트레스도 많이 풀리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삶의 활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재능을 잇는 다리, 탈잉

출처: 탈잉 홈페이지
자신의 재능을 나눠줌으로써 행복도 얻고 소소한 소득도 올릴 수 있는 어플도 있다. 탈잉은 '잉여탈출'의 줄임말로 사람들의 재능을 공유해 잉여시간을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게 도와주는 플랫폼이다.

다른 모임들과 다르게 누구나 자신의 재능으로 오프라인 수업을 개설해 필요한 사람들과 매칭될 수 있다. 현재까지 2,500명의 튜터가 참여 중이며, 누적 5만 명의 회원이 수업에 참여했다. 직장인들도 튜터와 튜티로 각자의 재능을 나누며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튜터가 자신의 프로필과 수강료를 탈잉 홈페이지에 올리면, 사람들이 이를 보고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할 수 있다. 탈잉은 이 과정에서 소액의 수수료를 가져가게 된다. 방송댄스, 포토샵, 드로잉 등 다양한 분야의 수업이 열리고 있다. 직장인들이 자신의 스케줄에 맞춰서 수업을 개설하고, 수강 신청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광고업에 종사하고 있는 김형우 (48, 남) 씨는 핸드 드립 강좌를 열어 탈잉 튜터로 활동하고 있다. 김 씨는 "본업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내가 좋아하는 핸드 드립 커피를 가르치며 풀곤 한다"며 "좀 더 많은 사람이 핸드 드립 커피를 즐길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튜터로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에서 기획 업무를 하는 주재학(30, 남) 씨는 "학원을 가기에는 비용도 비싸고 시간도 맞추기 어려워서 탈잉에 등록해 포토샵을 배우게 됐다"며, "제가 필요한 부분들을 일대일로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 이제 여자친구를 위한 사진 이벤트도 직접 해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방과 후 일과, '자아실현'이 중요한 요즘 세대

전문가들은 직장인의 방과 후 일과를 사회 발전과 사회 구성원들의 가치관 변화에 따른 결과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성세대들은 일찍 마치면 회식을 하거나, 친구들끼리 모여 술을 마시는 등의 활동을 하곤 했다"며 "하지만 요즘 젊은 직장인들은 적극적으로 자기 계발 활동이나 취미 생활에 시간을 쏟는다"고 설명했다.

설 교수는 "과거에는 회사가 개인의 퇴근 후 삶까지 속박하는 문화였다"며 "그러나 요즘에는 '회사는 회사, 내 인생은 내 인생'이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업무가 끝난 후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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