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21세기 차르’ 푸틴의 꿈…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입력 2018.03.2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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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득표율로 당선

러시아 대선 투표장러시아 대선 투표장

예상대로 푸틴 대통령의 압승이다. 기대 이상이다. 러시아 중앙선관위는 19일 오전 잠정 개표 결과를 발표했다. 19일 오전 9시 기준 99.83% 개표 결과 76.6% 득표율로 푸틴의 승리였다. 푸틴을 지지한 유권자 수는 5천620만 명을 넘었다. 최종 공식 결과는 열흘 안에 나올 예정이다.

크렘린은 애초 투표율 70% 득표율 70% 이상으로 승리하는 결과를 기대했다고 한다. 푸틴이 얻은 득표율은 역대 선거에서 그가 얻은 최고의 기록이다. 푸틴은 2004년 대선에서 71.31%, 2012년 대선에서는 63.6%를 얻었다.

꺼지지 않는 지지율의 비결은?

70% 이상 지지율로 4선에 성공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70% 이상 지지율로 4선에 성공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

푸틴의 지지율은 총리로 부임한 뒤인 1999년 10월 이후 60% 아래로 떨어진 적이 한 번도 없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이른바 '애국주의 마케팅'으로 '강한 러시아'를 그리워하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푸틴이 사로잡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게, 대내외적으로 일치된 분석이다. 서방에 포위당했다는 러시아 국민들의 전통적인 피해 의식을 자극하고, 소련 붕괴 이후 경기침체와 국제적 위상 약화로 무력감에 빠진 러시아인들에게 강대국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러시아 사람 중 30대 이상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옐친 대통령 시절의 끔찍했던 경제난을 기억한다. 자유주의 세력과 올리가르키가 결탁해 부패와 부정을 저지른 탓인데, 2000년 푸틴이 집권한 뒤 안정을 찾았다.

18일 모스크바 투표장에서 만난 키슬로바(여)는 푸틴에게 투표했다면서, "푸틴의 정책 때문에 우리는 러시아 국민임을 자랑스러워 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우린 러시아 사람인 점이 부끄러운 때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 장면러시아의 시리아 공습 장면

푸틴은 '위대한 강대국 러시아의 부활'을 외치며, 중국 시진핑 주석의 '중국몽(中國夢)'에 버금가는 러시아식 부국강병 정책을 폈다. 특히 대규모 군 개혁과 현대화를 추진 중인데 2007년부터 2016년 사이 러시아의 국방비는 2배가량 증가해, 2016년에는 700억 달러(러시아 GDP의 5.3%)에 달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내전, 크림반도 병합, 시리아 내전 군사작전 등 국제 지정학적 이슈마다 적극 개입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 '키 플페이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주요 분쟁지역에 러시아의 영향력이 미치면서, 푸틴의 존재감은 더욱 강해졌다.

여론조사 기관 네바다 쩬트르의 자료를 보면, 푸틴의 강경외교 정책이 곳곳에서 마찰음을 빚고 있지만, 러시아가 옳은 방향으로 간다고 보는 답변이 55%에 이른다.

앞으로 6년 임기 방향

크렘린궁크렘린궁

앞으로 이어지는 6년 임기 동안에도 서방과의 관계 악화나 대러 제재에도 불구하고 푸틴은 러시아의 전략적 이해를 관철시키는 강력한 대외정책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강대국 러시아'는 하나의 국가이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푸틴의 사상적 배경이라고 하는 '유라시아 주의'는 옛소련국가들을 아울러 유럽과 아시아까지 포괄하는 유라시아의 제왕이 되기 위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강한 러시아를 만들어 세계 패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푸틴은 앞으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군사력 강화나 전진 배치, 미국의 대러 공세, 서방의 대러 경제 제재 등을 러시아에 대한 '포위 공격'으로 주장하면서, 대내적인 단합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후보들 포스터대선 후보들 포스터

대내적으로는 내부 현안 특히 경제개혁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푸틴은 19일 선거운동본부 공동의장들과 면담한 자리에서 "우리가 추진할 주요 업무는 내부 현안이다. 무엇보다 경제 성장 속도 확보, 경제에 대한 혁신성 부여, 국민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는 인프라 구축 등"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앞서 지난 1일 정례 대의회 국정연설에서도 "향후 6년 동안 빈곤인구를 절반으로 줄이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1.5배 늘리며 러시아를 세계 5대 경제 대국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또 고도 경제성장의 장애물로 지적되는 자원수출 의존형 경제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첨단산업과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한편, 경제의 역동적 발전을 위해 사회 전 분야에 걸친 자유화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세계은행은 중대한 개혁이 없는 한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이 수년간 정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집권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내재해 있는 상황에서 경제개혁 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민심이 흔들릴 수 있어, 푸틴에게는 각별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나오는 얘기들은, 푸틴이 차차기 선거 즉, 2030년 대선에 출마할 것인가이다. 러시아 헌법은 3연임을 금지하고 있어, 푸틴의 다음 임기가 끝나는 2024년에는 (개헌을 통해 3연임 규정을 고치지 않는 한) 출마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다음인 2030년에 다시 대권에 도전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때마침 18일 저녁 기자회견장에서 한 기자가 푸틴에게 이런 내용의 질문을 던졌다.

*기자: "헌법이 바뀌지 않는다면 2030년에 다시 대통령에 도전할 것인지 명확하게 확인하고 싶습니다."
*푸틴: "꽤 재미있는 질문입니다. 세어 봅시다. 제가 100살까지 이곳에 앉아 있을 거로 생각하는 겁니까? 아닙니다."


러시아 내부에서도 푸틴이 개헌을 통해 종신집권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렇다고 2024년 퇴임 이후에 모든 권력을 내려놓고 한가한 노후를 보낼 것으로 보는 사람은 드물다. 후계자를 키우는 동시에 군사나 안보 관련 고위 기구를 만들어 본인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의 바우노프 선임 연구원은 "아마도 일부 개헌을 통해 푸틴을 위한 자리를 만들지 않을까 전망된다. 그래서 푸틴이 계속 중요한 이슈에 대해 목소리(영향력)를 내고 어떠한 박해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 같다" 라고 예상했다. 2024년이면 푸틴의 나이 71살이다. 그때 가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

블라디보스토크블라디보스토크

푸틴은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은 물론 한반도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2000년 6월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은 기억해도 그 다음 달인 2000년 7월 소련과 러시아 지도자 중에서 사상 처음으로 푸틴이 북한 평양을 방문해 북러 정상회담을 한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푸틴은 2012년 극동개발부를 신설하고 2015년부터 3년 연속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방경제포럼'을 개최했다. 낙후된 극동지역에 투자를 유치해 지역균등 개발을 모색한다고 하지만 내심 아시아태평양으로 진출하려는 노림수로 해석된다. 러시아 극동과 한반도는 태평양으로 나가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기 북핵 6자회담은 물론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 나진~하산 복합물류 사업 등을 추진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에 있어 주요 당사자라고 간주하고 있고 러시아가 배제되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때마침 중국 시진핑 주석도 장기집권 체제를 갖춤에 따라, 중-러 간에는 미국과 서방 견제라는 전략적 이해가 맞아 떨어지는 형국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2012년부터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견제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러시아는 중국에 첨단 무기와 시베리아 천연가스 등을 공급하고, 중국은 대러 경제 제재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러시아에 자금을 대주기도 했다. 따라서 중러 간 전략적 제휴가 한반도 정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와중에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다가오고 있다. 러시아는 이 같은 국면에서 중재자 역할과 다자간 대화 채널 구축을 꾀하고 영향력을 확대하려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김석환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 설계자인 러시아는 한반도 비핵화 목표에 기본적으로 동의하고 비핵화 추구 과정에서 주변국들과 적극적으로 협조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러시아가 합의하지 않는 방식의 급격한 변화나 러시아의 이익이 침해받는 상황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북핵 협상 타결로 남북한, 북미 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될 경우 푸틴의 극동개발 정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러 간 경제협력이나 남북러 3각 협력을 적극 추진하면서 동시에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도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푸틴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40년 가까이 통치하며 러시아를 서유럽식으로 완전히 개조한 표트르 대제라고 한다. 스탈린에 이어 러시아 현대사에서 두 번째 장기 집권자로 등극한 푸틴에게 '21세기 차르'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위대한 중국을 부르짖는 중국 시진핑 주석은 '중국몽(中國夢)'을 꾸는데, '강대국 러시아'를 외치는 푸틴의 꿈은 어떻게 펼쳐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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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0 15:56:50
    특파원 리포트
역대 최고 득표율로 당선

러시아 대선 투표장
예상대로 푸틴 대통령의 압승이다. 기대 이상이다. 러시아 중앙선관위는 19일 오전 잠정 개표 결과를 발표했다. 19일 오전 9시 기준 99.83% 개표 결과 76.6% 득표율로 푸틴의 승리였다. 푸틴을 지지한 유권자 수는 5천620만 명을 넘었다. 최종 공식 결과는 열흘 안에 나올 예정이다.

크렘린은 애초 투표율 70% 득표율 70% 이상으로 승리하는 결과를 기대했다고 한다. 푸틴이 얻은 득표율은 역대 선거에서 그가 얻은 최고의 기록이다. 푸틴은 2004년 대선에서 71.31%, 2012년 대선에서는 63.6%를 얻었다.

꺼지지 않는 지지율의 비결은?

70% 이상 지지율로 4선에 성공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
푸틴의 지지율은 총리로 부임한 뒤인 1999년 10월 이후 60% 아래로 떨어진 적이 한 번도 없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이른바 '애국주의 마케팅'으로 '강한 러시아'를 그리워하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푸틴이 사로잡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게, 대내외적으로 일치된 분석이다. 서방에 포위당했다는 러시아 국민들의 전통적인 피해 의식을 자극하고, 소련 붕괴 이후 경기침체와 국제적 위상 약화로 무력감에 빠진 러시아인들에게 강대국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러시아 사람 중 30대 이상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옐친 대통령 시절의 끔찍했던 경제난을 기억한다. 자유주의 세력과 올리가르키가 결탁해 부패와 부정을 저지른 탓인데, 2000년 푸틴이 집권한 뒤 안정을 찾았다.

18일 모스크바 투표장에서 만난 키슬로바(여)는 푸틴에게 투표했다면서, "푸틴의 정책 때문에 우리는 러시아 국민임을 자랑스러워 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우린 러시아 사람인 점이 부끄러운 때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 장면
푸틴은 '위대한 강대국 러시아의 부활'을 외치며, 중국 시진핑 주석의 '중국몽(中國夢)'에 버금가는 러시아식 부국강병 정책을 폈다. 특히 대규모 군 개혁과 현대화를 추진 중인데 2007년부터 2016년 사이 러시아의 국방비는 2배가량 증가해, 2016년에는 700억 달러(러시아 GDP의 5.3%)에 달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내전, 크림반도 병합, 시리아 내전 군사작전 등 국제 지정학적 이슈마다 적극 개입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 '키 플페이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주요 분쟁지역에 러시아의 영향력이 미치면서, 푸틴의 존재감은 더욱 강해졌다.

여론조사 기관 네바다 쩬트르의 자료를 보면, 푸틴의 강경외교 정책이 곳곳에서 마찰음을 빚고 있지만, 러시아가 옳은 방향으로 간다고 보는 답변이 55%에 이른다.

앞으로 6년 임기 방향

크렘린궁
앞으로 이어지는 6년 임기 동안에도 서방과의 관계 악화나 대러 제재에도 불구하고 푸틴은 러시아의 전략적 이해를 관철시키는 강력한 대외정책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강대국 러시아'는 하나의 국가이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푸틴의 사상적 배경이라고 하는 '유라시아 주의'는 옛소련국가들을 아울러 유럽과 아시아까지 포괄하는 유라시아의 제왕이 되기 위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강한 러시아를 만들어 세계 패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푸틴은 앞으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군사력 강화나 전진 배치, 미국의 대러 공세, 서방의 대러 경제 제재 등을 러시아에 대한 '포위 공격'으로 주장하면서, 대내적인 단합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후보들 포스터
대내적으로는 내부 현안 특히 경제개혁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푸틴은 19일 선거운동본부 공동의장들과 면담한 자리에서 "우리가 추진할 주요 업무는 내부 현안이다. 무엇보다 경제 성장 속도 확보, 경제에 대한 혁신성 부여, 국민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는 인프라 구축 등"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앞서 지난 1일 정례 대의회 국정연설에서도 "향후 6년 동안 빈곤인구를 절반으로 줄이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1.5배 늘리며 러시아를 세계 5대 경제 대국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또 고도 경제성장의 장애물로 지적되는 자원수출 의존형 경제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첨단산업과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한편, 경제의 역동적 발전을 위해 사회 전 분야에 걸친 자유화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세계은행은 중대한 개혁이 없는 한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이 수년간 정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집권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내재해 있는 상황에서 경제개혁 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민심이 흔들릴 수 있어, 푸틴에게는 각별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나오는 얘기들은, 푸틴이 차차기 선거 즉, 2030년 대선에 출마할 것인가이다. 러시아 헌법은 3연임을 금지하고 있어, 푸틴의 다음 임기가 끝나는 2024년에는 (개헌을 통해 3연임 규정을 고치지 않는 한) 출마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다음인 2030년에 다시 대권에 도전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때마침 18일 저녁 기자회견장에서 한 기자가 푸틴에게 이런 내용의 질문을 던졌다.

*기자: "헌법이 바뀌지 않는다면 2030년에 다시 대통령에 도전할 것인지 명확하게 확인하고 싶습니다."
*푸틴: "꽤 재미있는 질문입니다. 세어 봅시다. 제가 100살까지 이곳에 앉아 있을 거로 생각하는 겁니까? 아닙니다."


러시아 내부에서도 푸틴이 개헌을 통해 종신집권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렇다고 2024년 퇴임 이후에 모든 권력을 내려놓고 한가한 노후를 보낼 것으로 보는 사람은 드물다. 후계자를 키우는 동시에 군사나 안보 관련 고위 기구를 만들어 본인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의 바우노프 선임 연구원은 "아마도 일부 개헌을 통해 푸틴을 위한 자리를 만들지 않을까 전망된다. 그래서 푸틴이 계속 중요한 이슈에 대해 목소리(영향력)를 내고 어떠한 박해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 같다" 라고 예상했다. 2024년이면 푸틴의 나이 71살이다. 그때 가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

블라디보스토크
푸틴은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은 물론 한반도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2000년 6월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은 기억해도 그 다음 달인 2000년 7월 소련과 러시아 지도자 중에서 사상 처음으로 푸틴이 북한 평양을 방문해 북러 정상회담을 한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푸틴은 2012년 극동개발부를 신설하고 2015년부터 3년 연속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방경제포럼'을 개최했다. 낙후된 극동지역에 투자를 유치해 지역균등 개발을 모색한다고 하지만 내심 아시아태평양으로 진출하려는 노림수로 해석된다. 러시아 극동과 한반도는 태평양으로 나가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기 북핵 6자회담은 물론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 나진~하산 복합물류 사업 등을 추진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에 있어 주요 당사자라고 간주하고 있고 러시아가 배제되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때마침 중국 시진핑 주석도 장기집권 체제를 갖춤에 따라, 중-러 간에는 미국과 서방 견제라는 전략적 이해가 맞아 떨어지는 형국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2012년부터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견제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러시아는 중국에 첨단 무기와 시베리아 천연가스 등을 공급하고, 중국은 대러 경제 제재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러시아에 자금을 대주기도 했다. 따라서 중러 간 전략적 제휴가 한반도 정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와중에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다가오고 있다. 러시아는 이 같은 국면에서 중재자 역할과 다자간 대화 채널 구축을 꾀하고 영향력을 확대하려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김석환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 설계자인 러시아는 한반도 비핵화 목표에 기본적으로 동의하고 비핵화 추구 과정에서 주변국들과 적극적으로 협조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러시아가 합의하지 않는 방식의 급격한 변화나 러시아의 이익이 침해받는 상황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북핵 협상 타결로 남북한, 북미 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될 경우 푸틴의 극동개발 정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러 간 경제협력이나 남북러 3각 협력을 적극 추진하면서 동시에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도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푸틴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40년 가까이 통치하며 러시아를 서유럽식으로 완전히 개조한 표트르 대제라고 한다. 스탈린에 이어 러시아 현대사에서 두 번째 장기 집권자로 등극한 푸틴에게 '21세기 차르'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위대한 중국을 부르짖는 중국 시진핑 주석은 '중국몽(中國夢)'을 꾸는데, '강대국 러시아'를 외치는 푸틴의 꿈은 어떻게 펼쳐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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