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개인정보 악용업체 “트럼프 당선은 우리 전략의 힘”

입력 2018.03.21 (10:30) 수정 2018.03.2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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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치 컨설팅 회사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 최고경영자가 자신들이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자처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CA는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선거 캠페인을 지원한 회사로, 페이스북 이용자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를 넘겨받아 선거에 무단 활용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있다.

영국 방송 채널4는 현지시간 20일 알렉산더 닉스 최고경영자 등 CA 경영진에게 스리랑카 선거 관련 고객의 대리인으로 위장해 접근한 뒤 인터뷰한 영상을 공개했다. 닉스 CEO는 트럼프를 만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여러 차례 만났다"고 답한 뒤 자신들의 '능력'을 자랑했다. 그는 "우리가 모든 조사와 데이터 수집, 모든 분석과 모든 목표 설정을 했다"며 "우리가 모든 디지털 캠페인과 TV 캠페인을 운영했고, 우리 데이터가 모든 (선거) 전략에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마크 턴불 CA 국제정치국장은 특히 "'비뚤어진 힐러리 패배'라는 이름의 캠페인으로 수백 종류 영상과 메시지 등을 만들어 온라인에 올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때로는 이미 온라인에 있는 위장 기관, 자선단체나 시민단체 같은 곳을 이용한다"며 "출처를 확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닉스 CEO도 트럼프 대선 기간 추적을 어렵게 하려고 '자동삭제기능' 이메일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메일을 읽은 후 2시간이 지나면 메일이 사라진다"며 "증거를 보여주는 아무런 문서가 없다. 아무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할권이 없어 미 관리들이 자사의 외국인 고객들을 조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채널4는 닉스 CEO 등 CA 관계자들이 ▲트럼프 선거 승리에 그들이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 ▲외국인 고객들이 미 의회 조사를 피하는 방법 ▲추적 불가능한 메시지를 소셜미디어에 뿌리는 방법 ▲'비뚤어진 힐러리 패배' 캠페인 등에 대해 얘기했다고 보도했다. 채널4는 이 영상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 사이 런던 시내 호텔에서 4차례 이들과 만나 촬영된 영상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CA 이사회는 닉스 CEO의 자격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CA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심리학 교수로부터 페이스북 이용자 5천만 여명의 정보를 넘겨받아 미 대선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성향 테스트 앱'을 다운로드 받은 페이스북 사용자 정보를 제공받아 분석할 수 있도록 페이스북 측으로부터 허가를 받았지만, 제 3자에게 제공해도 된다는 허가는 받지 않았다. 미국 내에서 페이스북이 사용자 정보 보호를 위해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페이스북 주가는 이틀 연속 폭락했다. 미 의회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에 대한 의회 증언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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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1 10:30:07
    • 수정2018-03-21 10:31:48
    국제
영국 정치 컨설팅 회사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 최고경영자가 자신들이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자처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CA는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선거 캠페인을 지원한 회사로, 페이스북 이용자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를 넘겨받아 선거에 무단 활용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있다.

영국 방송 채널4는 현지시간 20일 알렉산더 닉스 최고경영자 등 CA 경영진에게 스리랑카 선거 관련 고객의 대리인으로 위장해 접근한 뒤 인터뷰한 영상을 공개했다. 닉스 CEO는 트럼프를 만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여러 차례 만났다"고 답한 뒤 자신들의 '능력'을 자랑했다. 그는 "우리가 모든 조사와 데이터 수집, 모든 분석과 모든 목표 설정을 했다"며 "우리가 모든 디지털 캠페인과 TV 캠페인을 운영했고, 우리 데이터가 모든 (선거) 전략에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마크 턴불 CA 국제정치국장은 특히 "'비뚤어진 힐러리 패배'라는 이름의 캠페인으로 수백 종류 영상과 메시지 등을 만들어 온라인에 올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때로는 이미 온라인에 있는 위장 기관, 자선단체나 시민단체 같은 곳을 이용한다"며 "출처를 확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닉스 CEO도 트럼프 대선 기간 추적을 어렵게 하려고 '자동삭제기능' 이메일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메일을 읽은 후 2시간이 지나면 메일이 사라진다"며 "증거를 보여주는 아무런 문서가 없다. 아무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할권이 없어 미 관리들이 자사의 외국인 고객들을 조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채널4는 닉스 CEO 등 CA 관계자들이 ▲트럼프 선거 승리에 그들이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 ▲외국인 고객들이 미 의회 조사를 피하는 방법 ▲추적 불가능한 메시지를 소셜미디어에 뿌리는 방법 ▲'비뚤어진 힐러리 패배' 캠페인 등에 대해 얘기했다고 보도했다. 채널4는 이 영상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 사이 런던 시내 호텔에서 4차례 이들과 만나 촬영된 영상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CA 이사회는 닉스 CEO의 자격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CA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심리학 교수로부터 페이스북 이용자 5천만 여명의 정보를 넘겨받아 미 대선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성향 테스트 앱'을 다운로드 받은 페이스북 사용자 정보를 제공받아 분석할 수 있도록 페이스북 측으로부터 허가를 받았지만, 제 3자에게 제공해도 된다는 허가는 받지 않았다. 미국 내에서 페이스북이 사용자 정보 보호를 위해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페이스북 주가는 이틀 연속 폭락했다. 미 의회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에 대한 의회 증언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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