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려가는 로힝야족 소녀들’ 방글라 난민촌은 인신매매 온상

입력 2018.03.21 (11:56) 수정 2018.03.21 (12:3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올해 14살인 안와라는 미얀마군과 로힝야족 반군의 유혈 충돌 중에 가족을 잃고 홀로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안와라는 난민촌을 찾아가던 중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단에게 이끌려 콕스바자르로 이동했고 이 곳에서 강간을 당했다. 또 다른 로힝야족 난민인 마수다(14)는 난만촌에서 오래 살아온 로힝야족 여성이 일자리를 제안했다며, 결국 성매매를 강요받게 될 거라는 걸 알지만 선택지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영국 BBC 방송이 안와라와 마수다의 사연을 소개하며 미얀마를 탈출한 뒤 성매매를 목적으로 한 인신매매 조직에 걸려든 로힝야족 난민 소녀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성매매 조직들은 학살과 성폭행, 방화 등 잔혹 행위를 경험한 뒤 겨우 난민촌으로 도피한 10대 초중반의 어린 소녀들을 노린다고 BBC는 전했다. '더 나은 삶'과 '일자리'를 제시하며, 성매매 소굴로 데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인신매매 조직에 아이를 보낸 한 여성은 "어디에 있든 난민촌에서 사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모의 기대와 달리 인신매매 조직에 팔려간 로힝야족 아이들은 대부분 성매매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BBC는 보도했다.

BBC 취재진은 어린 성매매 상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가장해 성매매 알선업자에게 접근하기도 했다. 로힝야족 소녀를 만날 수 있냐고 질문하자 긍정적인 답변과 함께 13∼17세 소녀들의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 속 아이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자 포주는 "어린 로힝야족 소녀들은 얼마든지 있지만 왜 굳이 로힝야족을 찾느냐"고 반문하면서 "그들은 가장 더러운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BBC는 "로힝야족 위기 때문에 방글라데시에 성매매 산업이 생긴 건 아니지만, 여성과 아동의 공급을 늘려 가격을 낮춤으로써 강력한 수요를 유지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팔려가는 로힝야족 소녀들’ 방글라 난민촌은 인신매매 온상
    • 입력 2018-03-21 11:56:36
    • 수정2018-03-21 12:36:55
    국제
올해 14살인 안와라는 미얀마군과 로힝야족 반군의 유혈 충돌 중에 가족을 잃고 홀로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안와라는 난민촌을 찾아가던 중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단에게 이끌려 콕스바자르로 이동했고 이 곳에서 강간을 당했다. 또 다른 로힝야족 난민인 마수다(14)는 난만촌에서 오래 살아온 로힝야족 여성이 일자리를 제안했다며, 결국 성매매를 강요받게 될 거라는 걸 알지만 선택지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영국 BBC 방송이 안와라와 마수다의 사연을 소개하며 미얀마를 탈출한 뒤 성매매를 목적으로 한 인신매매 조직에 걸려든 로힝야족 난민 소녀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성매매 조직들은 학살과 성폭행, 방화 등 잔혹 행위를 경험한 뒤 겨우 난민촌으로 도피한 10대 초중반의 어린 소녀들을 노린다고 BBC는 전했다. '더 나은 삶'과 '일자리'를 제시하며, 성매매 소굴로 데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인신매매 조직에 아이를 보낸 한 여성은 "어디에 있든 난민촌에서 사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모의 기대와 달리 인신매매 조직에 팔려간 로힝야족 아이들은 대부분 성매매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BBC는 보도했다.

BBC 취재진은 어린 성매매 상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가장해 성매매 알선업자에게 접근하기도 했다. 로힝야족 소녀를 만날 수 있냐고 질문하자 긍정적인 답변과 함께 13∼17세 소녀들의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 속 아이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자 포주는 "어린 로힝야족 소녀들은 얼마든지 있지만 왜 굳이 로힝야족을 찾느냐"고 반문하면서 "그들은 가장 더러운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BBC는 "로힝야족 위기 때문에 방글라데시에 성매매 산업이 생긴 건 아니지만, 여성과 아동의 공급을 늘려 가격을 낮춤으로써 강력한 수요를 유지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