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가상화폐로 마약 거래…“결국 잡힌다”

입력 2018.03.22 (08:35) 수정 2018.03.2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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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가상화폐가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마약 거래입니다.

당국의 수사망을 피하려고 마약 거래에 가상 화폐를 이용했습니다.

본인의 신분을 숨길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건데요.

판매책들은 인터넷을 이용해 마약 구매자들을 모았는데, 이 또한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경찰 추적을 따돌리기 위한 마약 사범들의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지만, 결국 덜미가 잡히기 마련입니다.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경찰 마약수사팀이 서울의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 들이닥칩니다.

자동차 트렁크에 실린 보온보냉 가방을 열자 엉뚱하게 옷가지가 쏟아져 나옵니다.

옷 무더기 속에서 발견된 비닐팩.

안에 들어 있는 건 마약이었습니다.

한 달 뒤 마약 수사팀은 서울의 한 주택도 급습합니다.

배낭을 열자 작은 전자저울이 나오고, 소포장된 마약 봉투가 발견됩니다.

[이영권/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3팀장 : “실제 밀반입했던 양은 8,300g 정도 되고요. 시중에서 판매했던 양은 7,600g 정도. 그리고 저희가 압수한 양은 830g 정도 압수를 하게 됐습니다.”]

시가 13억 원에 이르는 마약을 거래하고, 투약한 마약 사범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이들은 대부분 20~30대 젊은 남성이었습니다.

[이영권/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3팀장 : “일부 해외 유학생들끼리 서로 만나서 대화하는 과정 중에 마약을 밀반입할 수 있다는 어떤 유통경로가 형성된 것을 확인한 이후에 직접 해외에 나가서 마약을 구매해오거나…….”]

여행객으로 가장해 가방 속에 몰래 마약을 숨기거나 국제배송을 통해 마약을 밀반입했습니다.

마약 거래는 은밀하게 이뤄졌습니다.

마약 판매상들은 인터넷을 이용해 자신들을 최대한 숨기면서 구매자를 물색했습니다.

[이영권/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3팀장 : “예전에는 직접 대면해서 거래하는 방식, 손과 손으로 핸들링하는 방식들을 많이 이용했었는데 요즘에는 그런 범행 수법으로 마약을 구매하게 되면 자신들이 쉽게 경찰에 검거될 수 있다는 심리적 불안감들이 있기 때문에…….”]

마약 거래에 이용한 인터넷도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이영권/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3팀장 : “일반 인터넷 익스플로러 브라우저를 통해서는 접속되지 않고 매우 깊이 숨어있는 ‘딥 웹’에서 마약거래를 시도한 것입니다.”]

포털사이트 검색 등을 통해 노출이 되지 않는 사이트, 이른바 '딥 웹'이라는 인터넷 프로그램을 이용했습니다.

[이영권/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3팀장 : “익명성이 보장되고 서로 비대면으로 말을 주고받기 때문에 마약 구매자나 판매자들은 서로 자기 신분이 밝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판매 내지는 구매가 가능해서 ‘딥 웹 사이트’를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겁니다.”]

마약 대금은 가상 화폐로 주고 받았습니다.

계좌 추적이 어렵다는 점을 노린겁니다.

[염건령/한국범죄학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가상화폐 또는 암호화폐라고 불리는 전자화폐는 국제적으로 거래가 쉽고요. 수요자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점들이 있거든요.”]

마약 구매자가 가상화폐 주소로 돈을 송금하면, 판매자는 약속된 장소에 마약을 숨겨놓고 떠났습니다.

일명 던지기 수법입니다.

[이영권/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3팀장 : “일반 주택가 골목길에 있는 에어컨 실외기 하단부라든지 화분, 화단 이런 데 숨겨놓고 건네주는 방식을 이용한 거죠. 예전 같은 경우는 역, 터미널 대기실 등에 있는 물품보관함을 이용해서 마약류를 구매자에게 건네주는 방식으로 많이 이용됐었는데 그런 장소에 CCTV등이 많이 설치되면서…….”]

판매총책 등이 검거돼 마약 공급에 차질을 빚자, 검거된 마약 사범 중 한 명은 직접 집에서 대마를 재배하는 대범함도 보였습니다.

[이영권/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3팀장 : “본인에게 물건을 건네줬던 판매 총책이 검거되는 바람에 자기 집에 온실 기기 등을 설치해서 대마를 재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철저하게 자신들을 숨겼다고 생각했지만, 경찰의 감시망을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경찰은 수상한 가상 화폐 거래 흐름을 파악하고, 추적 끝에 피의자들을 검거했습니다.

[이영권/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3팀장 : “경찰에서는 딥 웹과 가상화폐에 대한 부분에 추적 시스템을 개발해서 연구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검거된다는 걸 명심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경찰은 29살 김 모 씨 등 마약 밀반입책과 구매자 등 80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하고, 이중 24명을 구속했습니다.

또한 경찰은 가상화페와 딥웹 등을 통한 마약 거래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유관 기관과 공조해 수사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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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가상화폐로 마약 거래…“결국 잡힌다”
    • 입력 2018-03-22 08:36:44
    • 수정2018-03-22 09: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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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가상화폐가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마약 거래입니다.

당국의 수사망을 피하려고 마약 거래에 가상 화폐를 이용했습니다.

본인의 신분을 숨길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건데요.

판매책들은 인터넷을 이용해 마약 구매자들을 모았는데, 이 또한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경찰 추적을 따돌리기 위한 마약 사범들의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지만, 결국 덜미가 잡히기 마련입니다.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경찰 마약수사팀이 서울의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 들이닥칩니다.

자동차 트렁크에 실린 보온보냉 가방을 열자 엉뚱하게 옷가지가 쏟아져 나옵니다.

옷 무더기 속에서 발견된 비닐팩.

안에 들어 있는 건 마약이었습니다.

한 달 뒤 마약 수사팀은 서울의 한 주택도 급습합니다.

배낭을 열자 작은 전자저울이 나오고, 소포장된 마약 봉투가 발견됩니다.

[이영권/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3팀장 : “실제 밀반입했던 양은 8,300g 정도 되고요. 시중에서 판매했던 양은 7,600g 정도. 그리고 저희가 압수한 양은 830g 정도 압수를 하게 됐습니다.”]

시가 13억 원에 이르는 마약을 거래하고, 투약한 마약 사범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이들은 대부분 20~30대 젊은 남성이었습니다.

[이영권/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3팀장 : “일부 해외 유학생들끼리 서로 만나서 대화하는 과정 중에 마약을 밀반입할 수 있다는 어떤 유통경로가 형성된 것을 확인한 이후에 직접 해외에 나가서 마약을 구매해오거나…….”]

여행객으로 가장해 가방 속에 몰래 마약을 숨기거나 국제배송을 통해 마약을 밀반입했습니다.

마약 거래는 은밀하게 이뤄졌습니다.

마약 판매상들은 인터넷을 이용해 자신들을 최대한 숨기면서 구매자를 물색했습니다.

[이영권/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3팀장 : “예전에는 직접 대면해서 거래하는 방식, 손과 손으로 핸들링하는 방식들을 많이 이용했었는데 요즘에는 그런 범행 수법으로 마약을 구매하게 되면 자신들이 쉽게 경찰에 검거될 수 있다는 심리적 불안감들이 있기 때문에…….”]

마약 거래에 이용한 인터넷도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이영권/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3팀장 : “일반 인터넷 익스플로러 브라우저를 통해서는 접속되지 않고 매우 깊이 숨어있는 ‘딥 웹’에서 마약거래를 시도한 것입니다.”]

포털사이트 검색 등을 통해 노출이 되지 않는 사이트, 이른바 '딥 웹'이라는 인터넷 프로그램을 이용했습니다.

[이영권/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3팀장 : “익명성이 보장되고 서로 비대면으로 말을 주고받기 때문에 마약 구매자나 판매자들은 서로 자기 신분이 밝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판매 내지는 구매가 가능해서 ‘딥 웹 사이트’를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겁니다.”]

마약 대금은 가상 화폐로 주고 받았습니다.

계좌 추적이 어렵다는 점을 노린겁니다.

[염건령/한국범죄학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가상화폐 또는 암호화폐라고 불리는 전자화폐는 국제적으로 거래가 쉽고요. 수요자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점들이 있거든요.”]

마약 구매자가 가상화폐 주소로 돈을 송금하면, 판매자는 약속된 장소에 마약을 숨겨놓고 떠났습니다.

일명 던지기 수법입니다.

[이영권/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3팀장 : “일반 주택가 골목길에 있는 에어컨 실외기 하단부라든지 화분, 화단 이런 데 숨겨놓고 건네주는 방식을 이용한 거죠. 예전 같은 경우는 역, 터미널 대기실 등에 있는 물품보관함을 이용해서 마약류를 구매자에게 건네주는 방식으로 많이 이용됐었는데 그런 장소에 CCTV등이 많이 설치되면서…….”]

판매총책 등이 검거돼 마약 공급에 차질을 빚자, 검거된 마약 사범 중 한 명은 직접 집에서 대마를 재배하는 대범함도 보였습니다.

[이영권/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3팀장 : “본인에게 물건을 건네줬던 판매 총책이 검거되는 바람에 자기 집에 온실 기기 등을 설치해서 대마를 재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철저하게 자신들을 숨겼다고 생각했지만, 경찰의 감시망을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경찰은 수상한 가상 화폐 거래 흐름을 파악하고, 추적 끝에 피의자들을 검거했습니다.

[이영권/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3팀장 : “경찰에서는 딥 웹과 가상화폐에 대한 부분에 추적 시스템을 개발해서 연구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검거된다는 걸 명심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경찰은 29살 김 모 씨 등 마약 밀반입책과 구매자 등 80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하고, 이중 24명을 구속했습니다.

또한 경찰은 가상화페와 딥웹 등을 통한 마약 거래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유관 기관과 공조해 수사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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