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불행한 역사 유감”…베트남 주석 “진심 높이 평가”

입력 2018.03.23 (13:50) 수정 2018.03.2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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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3일(오늘) "한국과 베트남이 모범적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 마음에 남아있는 양국 간의 불행한 역사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트남 주석궁에서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협력 증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가기를 희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참전과 그 과정에서 빚어진 민간인 학살 등의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유감의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베트남 호찌민 시에서 열린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 행사의 영상축전을 통해 "한국은 베트남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으나, 유감의 뜻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꽝 주석은 이날 비공개 회담에서 "베트남전 과거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진심을 높이 평가한다"며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양국 간 우호 관계를 공고히 하며 상생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더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유감 표명'을 공식 사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공식 사과라고 하는 것은 정부 차원에서의 진상조사와 그에 따른 사과, 그의 후속 조처로서의 배상이 따르는 의미인데, 그런 의미의 공식 사과는 아니"라며 "포괄적 의미에서 불행한 역사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유감 표명은 지난번에 문 대통령이 '마음의 빚'이라고 표현했던 것에서 진전된 게 아니고 비슷한 수준"이라며 "과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했던 발언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1년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당시 천 득 렁 베트남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불행한 전쟁에 참여해 본의 아니게 베트남인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 역시 지난 2004년 렁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베트남이 과거 고난을 극복해 왔다는 점에서 우리와 비슷하다"며 "우리 국민은 마음의 빚이 있으며, 베트남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 국빈 방문 계기에 과거사 문제에 대해 어떤 수위에서 입장표명을 할 것인지를 놓고 깊이 고민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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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3-23 16:22:40
    정치
문재인 대통령은 23일(오늘) "한국과 베트남이 모범적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 마음에 남아있는 양국 간의 불행한 역사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트남 주석궁에서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협력 증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가기를 희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참전과 그 과정에서 빚어진 민간인 학살 등의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유감의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베트남 호찌민 시에서 열린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 행사의 영상축전을 통해 "한국은 베트남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으나, 유감의 뜻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꽝 주석은 이날 비공개 회담에서 "베트남전 과거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진심을 높이 평가한다"며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양국 간 우호 관계를 공고히 하며 상생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더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유감 표명'을 공식 사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공식 사과라고 하는 것은 정부 차원에서의 진상조사와 그에 따른 사과, 그의 후속 조처로서의 배상이 따르는 의미인데, 그런 의미의 공식 사과는 아니"라며 "포괄적 의미에서 불행한 역사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유감 표명은 지난번에 문 대통령이 '마음의 빚'이라고 표현했던 것에서 진전된 게 아니고 비슷한 수준"이라며 "과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했던 발언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1년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당시 천 득 렁 베트남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불행한 전쟁에 참여해 본의 아니게 베트남인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 역시 지난 2004년 렁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베트남이 과거 고난을 극복해 왔다는 점에서 우리와 비슷하다"며 "우리 국민은 마음의 빚이 있으며, 베트남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 국빈 방문 계기에 과거사 문제에 대해 어떤 수위에서 입장표명을 할 것인지를 놓고 깊이 고민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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