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인양 관계자 “포 맞은 배 아니다”…재조사 이뤄질까?

입력 2018.03.29 (11:35) 수정 2018.03.2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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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3월 26일 인천 서해 백령도 앞바다 부근에서 침몰한 천안함 사건이 발생 8년 만에 다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29일 오전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천안함', '추적 60분' 등이 올라왔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천안함 사고 재조사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청원·제안이 잇따르고 있다.

8년 전 발생한 천안함 피격 사건에 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은 28일 저녁 KBS 2TV에서 방송된 '추적60분'이 '8년 만의 공개-천안함 보고서의 진실' 편때문이다.

'추적60분'은 이날 방송에서 2010년 9월 국방부가 발간한 '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 기록된 내용이 믿을만한 것인가를 천안함 영상 분석과 당시 인양 작업을 펼쳤던 관계자 및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던 합조단 조사위원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되짚어봤다.

천안함 인양업체 대표 "어뢰로 맞았는데 스크래치가 왜 생기느냐?"

취재팀은 먼저 천안함 함수 인양 당시 인양업체 대표로 당시 수습 과정에 깊숙이 참여한 관계자를 만났다.

인양 작전이 종료된 후 함체를 둘러봤다는 전중선 인양업체 대표는 "저거는 절대 포 맞은 배가 아니다. 폭발한 배가 아니다. 스크래치가 있는 것을 선명하게 봤다. 어뢰로 맞았는데 스크래치가 왜 생기느냐고. 어뢰가 와서 그걸 긁으면서 어느 한 곳에 쾅 쐈나? 유치원 애들 데려다 놓고 설명해야 이해할까.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를 못 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함체의 선저 부분에서 스크래치 자국을 분명하게 목격했다는 전 대표의 증언은 천안함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 기록된 '선저상태가 양호'와 배치되는 주장이라고 방송은 지적했다.

전 대표는 또한 "왔다 갔다 하면서 계속 봤는데, 형광등이 하나도 안 깨져있고 그대로 다 있더라"며 "거기 생존자들이 다들 깨끗하게 나왔는데, 살아있는 사람은 고막이 다 터져야 된다. 순간적으로 어뢰라든가 뭐를 맞으면, 쾅하고 터지면, 사람 장기가 버티질 못하고 터져버린다"고 주장했다.

영상 전문가 "합조단 제출 CCTV 영상 원본 영상 아닐 가능성 높아"

'추적60분'은 이어 사건 당일 천안함 모습이 담긴 선내 CCTV를 복원한 영상도 공개했다. 신상철 천안함 합조단 전 민간조사위원은 합조단 사이버 영상팀장이 검찰에 제출한 영상이라며 CCTV 복원 영상을 소개했다.

사건 당일 백령도의 앞바다의 파고가 2.5m이었는데 복원된 영상을 보면 선내에 있던 장병과 집기 등이 거의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사고 직전 천안함 후타실에서는 무거운 바벨을 들었다 내리는 장병의 자세도 흐트러짐이 없고, 옆에 놓인 운동 장비들과 매달려있는 끈도 흔들리지 않았다. 또 다른 장병이 들고 있던 물병을 내려놓자 출렁이던 수면이 이내 잠잠해졌다.


이 영상을 분석한 황민구 법영상분석연구소장은 "모니터를 찍은 것 같다. 주사선이 있네요. 모니터를 찍으면 나오는 격자무늬 모양도 보인다"고 지적했다.

황 소장은 이어 "(영상 밖) 줄 간격들을 보면 일치하지도 않는다. 정확히 정사각형과 직사각형의 형태가 아니다"라며 "종합해봤을 때 이게 원본 영상이 아니고 누군가가 모니터를 촬영한 것을 증거로 제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고 분석했다.

'천안함 사고 재조사' 청와대 청원 1,400여 건 올라와

국방부는 2010년 5월 한 달여간의 조사 끝에 천안함이 북한 어뢰에 의한 피격으로 침몰되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사망 장병들의 사인과 인양된 천안함의 절단면에 대한 의혹, 발표 직전 극적으로 발견된 어뢰 추진체 등을 두고 증거가 조작됐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29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천안함 관련해 1,400건의 국민청원·제안이 올라와 있다.29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천안함 관련해 1,400건의 국민청원·제안이 올라와 있다.

사건 발생 8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천안함 사고의 발생 원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표하고 있던 가운데 이번 '추적 60분'의 보도는 천안함 사고 원인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22일 올라와 7만여 명의 동의를 받은 '천안함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재조사를 청원합니다'라는 글을 비롯해 지금까지 1,400건의 청원·제안이 등록됐고, 이 가운데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길 바랍니다' 등 30여 건은 '추적60분' 방송 이후에 올라왔다.

K스타 정혜정 kbs.sprin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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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9 11:35:31
    • 수정2018-03-29 17:02:24
    사회
지난 2010년 3월 26일 인천 서해 백령도 앞바다 부근에서 침몰한 천안함 사건이 발생 8년 만에 다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29일 오전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천안함', '추적 60분' 등이 올라왔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천안함 사고 재조사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청원·제안이 잇따르고 있다.

8년 전 발생한 천안함 피격 사건에 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은 28일 저녁 KBS 2TV에서 방송된 '추적60분'이 '8년 만의 공개-천안함 보고서의 진실' 편때문이다.

'추적60분'은 이날 방송에서 2010년 9월 국방부가 발간한 '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 기록된 내용이 믿을만한 것인가를 천안함 영상 분석과 당시 인양 작업을 펼쳤던 관계자 및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던 합조단 조사위원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되짚어봤다.

천안함 인양업체 대표 "어뢰로 맞았는데 스크래치가 왜 생기느냐?"

취재팀은 먼저 천안함 함수 인양 당시 인양업체 대표로 당시 수습 과정에 깊숙이 참여한 관계자를 만났다.

인양 작전이 종료된 후 함체를 둘러봤다는 전중선 인양업체 대표는 "저거는 절대 포 맞은 배가 아니다. 폭발한 배가 아니다. 스크래치가 있는 것을 선명하게 봤다. 어뢰로 맞았는데 스크래치가 왜 생기느냐고. 어뢰가 와서 그걸 긁으면서 어느 한 곳에 쾅 쐈나? 유치원 애들 데려다 놓고 설명해야 이해할까.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를 못 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함체의 선저 부분에서 스크래치 자국을 분명하게 목격했다는 전 대표의 증언은 천안함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 기록된 '선저상태가 양호'와 배치되는 주장이라고 방송은 지적했다.

전 대표는 또한 "왔다 갔다 하면서 계속 봤는데, 형광등이 하나도 안 깨져있고 그대로 다 있더라"며 "거기 생존자들이 다들 깨끗하게 나왔는데, 살아있는 사람은 고막이 다 터져야 된다. 순간적으로 어뢰라든가 뭐를 맞으면, 쾅하고 터지면, 사람 장기가 버티질 못하고 터져버린다"고 주장했다.

영상 전문가 "합조단 제출 CCTV 영상 원본 영상 아닐 가능성 높아"

'추적60분'은 이어 사건 당일 천안함 모습이 담긴 선내 CCTV를 복원한 영상도 공개했다. 신상철 천안함 합조단 전 민간조사위원은 합조단 사이버 영상팀장이 검찰에 제출한 영상이라며 CCTV 복원 영상을 소개했다.

사건 당일 백령도의 앞바다의 파고가 2.5m이었는데 복원된 영상을 보면 선내에 있던 장병과 집기 등이 거의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사고 직전 천안함 후타실에서는 무거운 바벨을 들었다 내리는 장병의 자세도 흐트러짐이 없고, 옆에 놓인 운동 장비들과 매달려있는 끈도 흔들리지 않았다. 또 다른 장병이 들고 있던 물병을 내려놓자 출렁이던 수면이 이내 잠잠해졌다.


이 영상을 분석한 황민구 법영상분석연구소장은 "모니터를 찍은 것 같다. 주사선이 있네요. 모니터를 찍으면 나오는 격자무늬 모양도 보인다"고 지적했다.

황 소장은 이어 "(영상 밖) 줄 간격들을 보면 일치하지도 않는다. 정확히 정사각형과 직사각형의 형태가 아니다"라며 "종합해봤을 때 이게 원본 영상이 아니고 누군가가 모니터를 촬영한 것을 증거로 제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고 분석했다.

'천안함 사고 재조사' 청와대 청원 1,400여 건 올라와

국방부는 2010년 5월 한 달여간의 조사 끝에 천안함이 북한 어뢰에 의한 피격으로 침몰되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사망 장병들의 사인과 인양된 천안함의 절단면에 대한 의혹, 발표 직전 극적으로 발견된 어뢰 추진체 등을 두고 증거가 조작됐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29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천안함 관련해 1,400건의 국민청원·제안이 올라와 있다.
사건 발생 8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천안함 사고의 발생 원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표하고 있던 가운데 이번 '추적 60분'의 보도는 천안함 사고 원인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22일 올라와 7만여 명의 동의를 받은 '천안함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재조사를 청원합니다'라는 글을 비롯해 지금까지 1,400건의 청원·제안이 등록됐고, 이 가운데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길 바랍니다' 등 30여 건은 '추적60분' 방송 이후에 올라왔다.

K스타 정혜정 kbs.sprin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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