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옛 남친, 얼마나 무서웠으면’ …베란다로 탈출하다 숨져

입력 2018.03.29 (15:29) 수정 2018.03.3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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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후] ‘얼마나 무서웠으면’…베란다로 탈출하다 숨져

[사건후] ‘얼마나 무서웠으면’…베란다로 탈출하다 숨져

A(35·여) 씨는 남편과 이혼 후 새로운 만남을 통해 이혼의 아픈 상처를 잊으려 했지만, 그녀의 아픔은 더욱 커졌다. 이유는 새로 만난 남자친구인 B(35) 씨의 집착이 심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A 씨는 지난해 12월 25일 B 씨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B 씨와의 헤어짐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A 씨는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때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A 씨와의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B 씨는 A 씨에게 다시 만날 것을 요구하며 전화와 문자를 수없이 보냈다. 시도 때도 없이 이어지는 B 씨의 재결합 요구에 A 씨는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에 A 씨는 확실하게 B 씨와의 만남을 정리하기 위해 지난 1월 7일 B 씨를 만났다. 이후 B 씨는 A 씨를 꼬드겨 오후 4시쯤 전북 익산시 송학동의 한 모텔로 갔다. 하지만 5층 모텔 객실로 들어서자 B 씨는 돌변했다. 소주를 마시고 미리 준비한 흉기를 꺼내 보이며 A 씨에게 "헤어질 수 없으니 생각을 바꾸라"고 협박했다.

전 남자친구의 협박에 겁을 먹은 A 씨는 모텔을 탈출하기로 마음먹고 기회를 엿봤다. 저녁 10시쯤 B 씨가 화장실을 간 사이 A 씨는 B 씨를 피해 모텔 베란다 쪽으로 몸을 옮겨 탈출을 시도했지만 5층에서 추락해 숨졌다. 화장실에서 나온 B 씨는 A 씨가 매달려 있는 것을 봤지만 119 신고 등 구조를 하지 않고 그대로 달아났다. 모텔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씨의 자살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에는 A 씨가 혼자 투숙해 떨어져 숨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며 “하지만 모텔 내부 CCTV 확인결과 A 씨가 B 씨와 함께 투숙하는 장면을 포착, B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긴급체포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B 씨는 “A 씨에게 다시 만나자고 협박은 했지만 죽이지는 않았다. A 씨가 스스로 뛰어내렸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부검결과 흉기로 인한 자상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베란다 곳곳에서 A 씨 지문이 발견됐다”며 “A 씨가 B 씨의 감금 협박에 겁을 먹고 현관문으로 나오다 B 씨와 마주칠 것을 우려해 베란다로 탈출을 시도하다 변을 당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북 익산 경찰서는 오늘(29일) 특수감금치사 혐의로 B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A 씨의 정확한 사인을 추가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내일(30일) 영장 실질심사가 열리는 데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추가 조사를 통해 A 씨가 스스로 뛰어내렸는지 아니면 B씨가 A 씨를 밀었는지 정확하게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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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후] ‘옛 남친, 얼마나 무서웠으면’ …베란다로 탈출하다 숨져
    • 입력 2018-03-29 15:29:37
    • 수정2018-03-30 20:27:10
    취재후·사건후
A(35·여) 씨는 남편과 이혼 후 새로운 만남을 통해 이혼의 아픈 상처를 잊으려 했지만, 그녀의 아픔은 더욱 커졌다. 이유는 새로 만난 남자친구인 B(35) 씨의 집착이 심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A 씨는 지난해 12월 25일 B 씨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B 씨와의 헤어짐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A 씨는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때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A 씨와의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B 씨는 A 씨에게 다시 만날 것을 요구하며 전화와 문자를 수없이 보냈다. 시도 때도 없이 이어지는 B 씨의 재결합 요구에 A 씨는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에 A 씨는 확실하게 B 씨와의 만남을 정리하기 위해 지난 1월 7일 B 씨를 만났다. 이후 B 씨는 A 씨를 꼬드겨 오후 4시쯤 전북 익산시 송학동의 한 모텔로 갔다. 하지만 5층 모텔 객실로 들어서자 B 씨는 돌변했다. 소주를 마시고 미리 준비한 흉기를 꺼내 보이며 A 씨에게 "헤어질 수 없으니 생각을 바꾸라"고 협박했다.

전 남자친구의 협박에 겁을 먹은 A 씨는 모텔을 탈출하기로 마음먹고 기회를 엿봤다. 저녁 10시쯤 B 씨가 화장실을 간 사이 A 씨는 B 씨를 피해 모텔 베란다 쪽으로 몸을 옮겨 탈출을 시도했지만 5층에서 추락해 숨졌다. 화장실에서 나온 B 씨는 A 씨가 매달려 있는 것을 봤지만 119 신고 등 구조를 하지 않고 그대로 달아났다. 모텔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씨의 자살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에는 A 씨가 혼자 투숙해 떨어져 숨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며 “하지만 모텔 내부 CCTV 확인결과 A 씨가 B 씨와 함께 투숙하는 장면을 포착, B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긴급체포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B 씨는 “A 씨에게 다시 만나자고 협박은 했지만 죽이지는 않았다. A 씨가 스스로 뛰어내렸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부검결과 흉기로 인한 자상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베란다 곳곳에서 A 씨 지문이 발견됐다”며 “A 씨가 B 씨의 감금 협박에 겁을 먹고 현관문으로 나오다 B 씨와 마주칠 것을 우려해 베란다로 탈출을 시도하다 변을 당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북 익산 경찰서는 오늘(29일) 특수감금치사 혐의로 B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A 씨의 정확한 사인을 추가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내일(30일) 영장 실질심사가 열리는 데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추가 조사를 통해 A 씨가 스스로 뛰어내렸는지 아니면 B씨가 A 씨를 밀었는지 정확하게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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