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불쌍”→“반성한다”…하루 새 뒤집힌 한국당 논평

입력 2018.03.29 (16:56) 수정 2018.03.2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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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이라는 죄목으로 자리에서 끌려 내려온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

검찰이 어제(28일) ‘세월호 7시간 조작 의혹’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자 홍지만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내놓은 공식논평의 한 대목이다.

홍 대변인은 세월호 7시간 의혹 규명을 요구한 촛불집회를 ‘광란의 시간’으로 규정하고 “권력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그런 광풍을 저지하지 못해 수모를 당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세월호 7시간의 행적을 두고 각종 의혹을 제기했던 사람들을 향해 “거짓말을 일삼았던 세력에게 참회와 자숙을 요구한다. 현재의 야당뿐 아니라 시민단체, 소위 좌파 언론을 포함해 7시간 부역자는 모조리 석고대죄해야 한다. 세월호 7시간을 원망하며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도 했다.

[연관 기사] 세월호 7시간’ 거짓말세력 단죄해야…박 前 대통령 불쌍”


하지만 이 논평은 하루 만에 철회됐고, 자유한국당 홈페이지에서도 삭제됐다.

홍 대변인의 논평은 장제원 수석대변인 명의의 새 논평으로 대체됐다. 제왕적 권력 앞에 스스로 무기력했던 모습을 반성한다는 내용이다.


통상 당 대변인의 논평은 개인의 사견이 아니라 당의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하룻밤 새 이처럼 다른 내용으로 바뀌는 경우는 드물다.

논평의 방향을 바꾼 건 김성태 원내대표다. 홍 대변인의 논평 이후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김 원내대표가 새로운 논평을 내도록 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오늘(2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이 불행한 사고가 났을 때 집무실에 있지 않고 침실에 있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들은 납득하고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라며 "잘못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홍 대변인의 논평과 관련해 "한국당의 입장이 최종적으로 조율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공식 논평이라고 확정 짓기는 어렵다"면서 "어제 나간 대변인 논평의 상당한 내용을 수정해 다시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한국당은 실제로 논평 내용을 바꿔서 게시했다.

이는 한국당이 최근 장 대변인의 '미친개 논평'으로 홍역을 치른 데 이어 홍 대변인의 '세월호 논평'으로 여론의 역풍을 맞게 될 조짐이 보이자 신속히 사태수습에 나선 것이다. 특히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어제 홍 대변인의 논평을 뒤늦게 확인한 후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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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 불쌍”→“반성한다”…하루 새 뒤집힌 한국당 논평
    • 입력 2018-03-29 16:56:29
    • 수정2018-03-29 17:01:05
    취재K
“국정농단이라는 죄목으로 자리에서 끌려 내려온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

검찰이 어제(28일) ‘세월호 7시간 조작 의혹’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자 홍지만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내놓은 공식논평의 한 대목이다.

홍 대변인은 세월호 7시간 의혹 규명을 요구한 촛불집회를 ‘광란의 시간’으로 규정하고 “권력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그런 광풍을 저지하지 못해 수모를 당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세월호 7시간의 행적을 두고 각종 의혹을 제기했던 사람들을 향해 “거짓말을 일삼았던 세력에게 참회와 자숙을 요구한다. 현재의 야당뿐 아니라 시민단체, 소위 좌파 언론을 포함해 7시간 부역자는 모조리 석고대죄해야 한다. 세월호 7시간을 원망하며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도 했다.

[연관 기사] 세월호 7시간’ 거짓말세력 단죄해야…박 前 대통령 불쌍”


하지만 이 논평은 하루 만에 철회됐고, 자유한국당 홈페이지에서도 삭제됐다.

홍 대변인의 논평은 장제원 수석대변인 명의의 새 논평으로 대체됐다. 제왕적 권력 앞에 스스로 무기력했던 모습을 반성한다는 내용이다.


통상 당 대변인의 논평은 개인의 사견이 아니라 당의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하룻밤 새 이처럼 다른 내용으로 바뀌는 경우는 드물다.

논평의 방향을 바꾼 건 김성태 원내대표다. 홍 대변인의 논평 이후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김 원내대표가 새로운 논평을 내도록 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오늘(2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이 불행한 사고가 났을 때 집무실에 있지 않고 침실에 있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들은 납득하고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라며 "잘못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홍 대변인의 논평과 관련해 "한국당의 입장이 최종적으로 조율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공식 논평이라고 확정 짓기는 어렵다"면서 "어제 나간 대변인 논평의 상당한 내용을 수정해 다시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한국당은 실제로 논평 내용을 바꿔서 게시했다.

이는 한국당이 최근 장 대변인의 '미친개 논평'으로 홍역을 치른 데 이어 홍 대변인의 '세월호 논평'으로 여론의 역풍을 맞게 될 조짐이 보이자 신속히 사태수습에 나선 것이다. 특히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어제 홍 대변인의 논평을 뒤늦게 확인한 후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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