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한마디에 또 뚫렸다…대낮 방배초등학교 인질극

입력 2018.04.02 (21:21) 수정 2018.04.03 (09:3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대낮에 20대 남성이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들어가 초등학생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이다 한 시간만에 경찰에 제압됐습니다.

졸업생이라는 말 한마디에, 아무 제약도 없이 학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김범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인질범 양모 씨가 학교로 들어선 건 오전 11시 반쯤.

학교 보안관에겐 졸업생이라며 '배꼽 인사'까지 한 뒤, 행정실로 향했습니다.

졸업증명서를 떼러왔다는 말에 학교보안관은 신분증을 확인하지도, 출입대장을 기록하지도 않은 채 학교 정문을 통과시켰습니다.

정문을 통과한 양씨가 행정실을 지나쳐 교무실까지 들어가는 동안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았습니다.

[신미애/서울 방배초등학교 교장 : "저희 보안관님이 졸업생으로 인지하셨다고 합니다. 다른건 다 적혀있는데 그사람에 대한거만 적혀있지가 않아요. 그것이 없어서 저희도 지금 난감한 상황입니다."]

이어 학급물품을 가지러 온 4학년 여학생을 붙잡고는 숨겨 온 흉기를 들이대며 "기자를 불러달라고"고 요구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물과 음식을 건네며 한 시간 가량 대치한 끝에 양 씨가 뇌전증 증세를 보이는 사이 제압했습니다.

붙잡혔던 여학생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고, 외상은 없어 안정을 취한 뒤 귀가했습니다.

양 씨는 군 복무시절 가혹 행위로 병을 얻었지만, 국가의 보상이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양OO/피의자(음성 변조) : "정신적 압박 크게 받아서 뇌전증 조현병 생기고, 보훈처에서 어떤 보상도 해주지 않고."]

경찰 조사결과 양 씨는 뇌전증 장애 4급으로, 이 초등학교 졸업생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양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한 뒤 인질강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졸업생’ 한마디에 또 뚫렸다…대낮 방배초등학교 인질극
    • 입력 2018-04-02 21:23:22
    • 수정2018-04-03 09:32:56
    뉴스 9
[앵커] 대낮에 20대 남성이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들어가 초등학생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이다 한 시간만에 경찰에 제압됐습니다. 졸업생이라는 말 한마디에, 아무 제약도 없이 학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김범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인질범 양모 씨가 학교로 들어선 건 오전 11시 반쯤. 학교 보안관에겐 졸업생이라며 '배꼽 인사'까지 한 뒤, 행정실로 향했습니다. 졸업증명서를 떼러왔다는 말에 학교보안관은 신분증을 확인하지도, 출입대장을 기록하지도 않은 채 학교 정문을 통과시켰습니다. 정문을 통과한 양씨가 행정실을 지나쳐 교무실까지 들어가는 동안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았습니다. [신미애/서울 방배초등학교 교장 : "저희 보안관님이 졸업생으로 인지하셨다고 합니다. 다른건 다 적혀있는데 그사람에 대한거만 적혀있지가 않아요. 그것이 없어서 저희도 지금 난감한 상황입니다."] 이어 학급물품을 가지러 온 4학년 여학생을 붙잡고는 숨겨 온 흉기를 들이대며 "기자를 불러달라고"고 요구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물과 음식을 건네며 한 시간 가량 대치한 끝에 양 씨가 뇌전증 증세를 보이는 사이 제압했습니다. 붙잡혔던 여학생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고, 외상은 없어 안정을 취한 뒤 귀가했습니다. 양 씨는 군 복무시절 가혹 행위로 병을 얻었지만, 국가의 보상이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양OO/피의자(음성 변조) : "정신적 압박 크게 받아서 뇌전증 조현병 생기고, 보훈처에서 어떤 보상도 해주지 않고."] 경찰 조사결과 양 씨는 뇌전증 장애 4급으로, 이 초등학교 졸업생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양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한 뒤 인질강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