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저 물건이 좋겠다”…군밤장사 화덕 훔친 디자이너

입력 2018.04.06 (13:43) 수정 2018.04.0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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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 디자인 관련 일을 하는 A(33) 씨는 지난 2월 초 부산 사하구의 한 복합쇼핑물 측으로부터 디자인 전시를 의뢰 받았다.

이후 부산에 내려온 A 씨는 복합 쇼핑물 복도 공간에 어떤 작품을 전시할지 고민하다가 복고풍으로 전시하기로 하고, 옛날 물건을 찾기 위해 부산 지역을 돌아다녔다.

그러던 중 A 씨와 직원 B 씨는 2월 22일 오전 5시 35분쯤 차를 타고 가다 부산 중구 부평동의 한 노상에서 5만 원 상당의 군밤 화덕 1개를 발견했다. 차에서 내린 이들은 군밤 화덕이 오래되고 낡아 전시하기 좋을 것으로 생각하고 화덕을 차에서 싣고 자리를 떴다. 그런데 A 씨 등이 가져간 군밤 화덕은 C(62·여) 씨가 수년째 매일 이곳에서 군밤을 팔며 생계를 이어가는 중요한 물건이었다.

다음날 군밤을 팔기 위해 나온 C 씨는 화덕이 없어진 것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주변 CCTV 영상을 통해 A 씨 등이 화덕을 차에 싣는 장면을 확인하고 지난달 27일 이들을 붙잡았다.

사진제공= 부산 중부경찰서사진제공= 부산 중부경찰서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화덕이 낡아서 주인이 없는 줄 알고 가져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씨 등이 훔친 화덕을 압수해 C 씨에게 돌려줬다. 실제로 이들이 훔친 화덕은 복합쇼핑몰 복도에 전시돼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화덕을 돌려받은 C 씨는 젊은 사람들이 가져갔지만, 다시 찾았으니까 괜찮다고 했고 A 씨 등도 C 씨의 군밤을 사는 등 화기애애하게 잘 마무리됐다”며 “하지만 A 씨 등의 행동은 엄연히 범죄이기 때문에 형사 처벌했다”고 말했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오늘(6일) A 씨 등 2명에 대해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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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후] “저 물건이 좋겠다”…군밤장사 화덕 훔친 디자이너
    • 입력 2018-04-06 13:43:28
    • 수정2018-04-06 16:49:01
    취재후·사건후
수도권에서 디자인 관련 일을 하는 A(33) 씨는 지난 2월 초 부산 사하구의 한 복합쇼핑물 측으로부터 디자인 전시를 의뢰 받았다.

이후 부산에 내려온 A 씨는 복합 쇼핑물 복도 공간에 어떤 작품을 전시할지 고민하다가 복고풍으로 전시하기로 하고, 옛날 물건을 찾기 위해 부산 지역을 돌아다녔다.

그러던 중 A 씨와 직원 B 씨는 2월 22일 오전 5시 35분쯤 차를 타고 가다 부산 중구 부평동의 한 노상에서 5만 원 상당의 군밤 화덕 1개를 발견했다. 차에서 내린 이들은 군밤 화덕이 오래되고 낡아 전시하기 좋을 것으로 생각하고 화덕을 차에서 싣고 자리를 떴다. 그런데 A 씨 등이 가져간 군밤 화덕은 C(62·여) 씨가 수년째 매일 이곳에서 군밤을 팔며 생계를 이어가는 중요한 물건이었다.

다음날 군밤을 팔기 위해 나온 C 씨는 화덕이 없어진 것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주변 CCTV 영상을 통해 A 씨 등이 화덕을 차에 싣는 장면을 확인하고 지난달 27일 이들을 붙잡았다.

사진제공= 부산 중부경찰서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화덕이 낡아서 주인이 없는 줄 알고 가져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씨 등이 훔친 화덕을 압수해 C 씨에게 돌려줬다. 실제로 이들이 훔친 화덕은 복합쇼핑몰 복도에 전시돼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화덕을 돌려받은 C 씨는 젊은 사람들이 가져갔지만, 다시 찾았으니까 괜찮다고 했고 A 씨 등도 C 씨의 군밤을 사는 등 화기애애하게 잘 마무리됐다”며 “하지만 A 씨 등의 행동은 엄연히 범죄이기 때문에 형사 처벌했다”고 말했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오늘(6일) A 씨 등 2명에 대해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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