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또 화학무기 참사…국제사회 5년 농락의 슬픈 역사

입력 2018.04.09 (10:48) 수정 2018.04.0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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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내전이 이어진 시리아의 반군 거점 지역에 지난 7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군 소행으로 추정되는 화학무기 의심 공격이 또다시 발생한 가운데,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13년부터 시리아 내 끊이지 않는 주요 화학무기 공격 사례를 분석하며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사용의 종식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약 5년 전 자국에 보유하고 있는 화학무기 폐기에 합의하고도 독가스 공격에 따른 시리아 민간인들의 인명 피해는 꾸준히 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국제법상 전쟁범죄에 해당하는 독가스 사용이, 알아사드 정권의 반군 장악 지역 탈환을 위한 필수 요소라는 견해를 밝혔다고 NYT는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3년 이래 시리아 반군 지역에서는 화학무기 노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참혹한 인명 피해가 여러 차례 반복됐다. 이 때마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심을 받아왔지만,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는 이를 줄곧 부인해 왔다.

세계를 경악하게 한 최악의 화학무기 공격은 2013년 8월 벌어졌다. NYT가 목격자 말을 토대로 전한 당시 상황에 따르면 한밤중 폭발음이 들렸고 한 주민은 "물탱크가 폭발하는 듯한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양파 또는 염소가스(chlorine)와 같은 이상한 냄새가 퍼졌고 눈과 목이 몹시 따가운 증세를 접했다고 주민들은 증언했다.

반군은 당시 화학무기를 탑재한 로켓포탄들이 다마스쿠스 동부 외곽 지역인 동구타와 자말카 아인 타르마 마을 등을 타격했다고 말했다.

그때 촬영된 동영상을 보면 수백 구의 시신에서는 외관상 다친 곳이 보이지 않았고 다수의 피해자는 구토와 심한 침 흘리기, 질식, 발작 등을 보였다.

유엔 조사단은 화학무기 공격에 사린 가스가 사용됐다고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행정부는 이 공격의 배후로 시리아 정부를 지목했다. 그러나 오바마 전 대통령은 스스로 설정한 레드라인을 알아사드 정권이 넘어섰는데도 공습과 같은 중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후 미국과 러시아는 그해 9월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2014년 중순까지 폐기 또는 파괴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그다음 해인 2014년 4월에도 시리아에서 독가스 공격이 또다시 발생했다. 시리아 이들리브 주와 인접한 하마주 크파르 지타 마을에 화학무기가 담긴 폭탄이 상공에서 투하됐다는 반군의 주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당시 반군에 따르면 정부군 헬기가 그 마을에 '유독물질을 퍼뜨리는 장치'를 공중에서 투하했고 이후 짙은 연기와 함께 염소가스 냄새가 퍼졌다.

국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2014년 9월 성명을 통해 시리아에서 "염소가스가 무기로써 조직적이고 반복적으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 폐기에 합의한 지 2년이 지난 뒤인 2015년 5월에도 반군이 장악한 사르민 마을에 헬기가 통폭탄을 투하한 뒤에 주민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같은 해 8월 시리아 북부 최대도시 알레포에서 머스터드 가스를 이용한 화학무기 공격이 벌어졌는데 이때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추정됐다.

알레포에서는 2016년 9월에도 염소가스가 담긴 통 폭탄 투하 공격으로 최소 2명이 숨졌다.

지난해 4월 4일에는 시리아 반군이 장악한 칸 셰이쿤 지역에서 사린 가스를 이용한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지역 주민 80명 이상이 숨졌고 유엔은 그 배후로 또다시 시리아 정부군을 지목했다.

시리아는 이후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았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화학무기 사용을 이유로 시리아 공군 기지 폭격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공격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알아사드 정권을 계속 비호했다.

그러다 올해 4월 7일 시리아 동구타 두마에서 화학무기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또다시 수십명이 사망했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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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4-09 10:50:00
    국제
7년째 내전이 이어진 시리아의 반군 거점 지역에 지난 7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군 소행으로 추정되는 화학무기 의심 공격이 또다시 발생한 가운데,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13년부터 시리아 내 끊이지 않는 주요 화학무기 공격 사례를 분석하며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사용의 종식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약 5년 전 자국에 보유하고 있는 화학무기 폐기에 합의하고도 독가스 공격에 따른 시리아 민간인들의 인명 피해는 꾸준히 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국제법상 전쟁범죄에 해당하는 독가스 사용이, 알아사드 정권의 반군 장악 지역 탈환을 위한 필수 요소라는 견해를 밝혔다고 NYT는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3년 이래 시리아 반군 지역에서는 화학무기 노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참혹한 인명 피해가 여러 차례 반복됐다. 이 때마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심을 받아왔지만,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는 이를 줄곧 부인해 왔다.

세계를 경악하게 한 최악의 화학무기 공격은 2013년 8월 벌어졌다. NYT가 목격자 말을 토대로 전한 당시 상황에 따르면 한밤중 폭발음이 들렸고 한 주민은 "물탱크가 폭발하는 듯한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양파 또는 염소가스(chlorine)와 같은 이상한 냄새가 퍼졌고 눈과 목이 몹시 따가운 증세를 접했다고 주민들은 증언했다.

반군은 당시 화학무기를 탑재한 로켓포탄들이 다마스쿠스 동부 외곽 지역인 동구타와 자말카 아인 타르마 마을 등을 타격했다고 말했다.

그때 촬영된 동영상을 보면 수백 구의 시신에서는 외관상 다친 곳이 보이지 않았고 다수의 피해자는 구토와 심한 침 흘리기, 질식, 발작 등을 보였다.

유엔 조사단은 화학무기 공격에 사린 가스가 사용됐다고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행정부는 이 공격의 배후로 시리아 정부를 지목했다. 그러나 오바마 전 대통령은 스스로 설정한 레드라인을 알아사드 정권이 넘어섰는데도 공습과 같은 중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후 미국과 러시아는 그해 9월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2014년 중순까지 폐기 또는 파괴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그다음 해인 2014년 4월에도 시리아에서 독가스 공격이 또다시 발생했다. 시리아 이들리브 주와 인접한 하마주 크파르 지타 마을에 화학무기가 담긴 폭탄이 상공에서 투하됐다는 반군의 주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당시 반군에 따르면 정부군 헬기가 그 마을에 '유독물질을 퍼뜨리는 장치'를 공중에서 투하했고 이후 짙은 연기와 함께 염소가스 냄새가 퍼졌다.

국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2014년 9월 성명을 통해 시리아에서 "염소가스가 무기로써 조직적이고 반복적으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 폐기에 합의한 지 2년이 지난 뒤인 2015년 5월에도 반군이 장악한 사르민 마을에 헬기가 통폭탄을 투하한 뒤에 주민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같은 해 8월 시리아 북부 최대도시 알레포에서 머스터드 가스를 이용한 화학무기 공격이 벌어졌는데 이때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추정됐다.

알레포에서는 2016년 9월에도 염소가스가 담긴 통 폭탄 투하 공격으로 최소 2명이 숨졌다.

지난해 4월 4일에는 시리아 반군이 장악한 칸 셰이쿤 지역에서 사린 가스를 이용한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지역 주민 80명 이상이 숨졌고 유엔은 그 배후로 또다시 시리아 정부군을 지목했다.

시리아는 이후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았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화학무기 사용을 이유로 시리아 공군 기지 폭격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공격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알아사드 정권을 계속 비호했다.

그러다 올해 4월 7일 시리아 동구타 두마에서 화학무기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또다시 수십명이 사망했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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