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역사 강사’ 최태성이 분노한 공무원 시험문제는?

입력 2018.04.10 (16:36) 수정 2018.04.10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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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역사 강사 최태성이 7급 공무원 시험에 출제된 한국사 문제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강하게 비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최태성 강사는 10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해당 문제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지적하며 "답은 있으니까 문제 성립은 되겠지만 이런 문제가 공무원 시험에 나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해당 문제는 서울시 지방공무원 7급 한국사 필기시험의 7번 문항으로 고려 시대 서적 4점을 제작 연대순으로 배열하는 문제다. 이중 '고금록'(1284년)과 '제왕운기'(1287년)의 제작 시기가 3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 편찬한 왕도 충렬왕으로 같으며, 역사적인 사건과도 연결되지 않아 수험생들 사이에서 최악의 문제로 꼽혔다.

2018년 지방공무원 7급 한국사 시험2018년 지방공무원 7급 한국사 시험

최태성 강사는 이 문제가 변별력이 없어 공정성 부분에서 문제가 있으며 더 나아가 역사 교육의 본질적인 측면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변별력 제로인 문제"라며 "이 문제는 아마 답지가 굉장히 고르게 분포돼 있을 거예요. 1번에도 25%, 2번에도 25%, 3번에도 25%, 4번에도 25%. 이거는 뭐냐 하면 찍었다는 거예요. 공부를 1년간 열심히 한 친구와 공부를 1개월 열심히 한 친구가 찍어서 결과를 본다는 건 공정성에 문제가 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최 강사는 또한 "이렇게 문제가 나와버리면 한국사 교육에도 굉장히 왜곡이 생기는 거예요"라며 "역사라고 하는 것은 사실을 암기된 시험 문제를 풀기 위한 과목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이거든요. 궁극적으로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하는 그런 과목이 역사인데 그 본질과는 전혀 동떨어진 사실들을 암기하는 과목으로 상처만 주는 지긋지긋한 과목으로 낙인찍혀 버린다는 것이죠. 그런 것들을 조장하고 있다는 거죠"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출제 위원들에게 "요즘 기회의 공정, 과정의 공정, 결과의 공정 이런 얘기 많이 하고 있잖아요"라며 "그거 믿고 노량진에서 컵밥 먹으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수십 만의 수험생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더는 청춘들한테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있는 좀 더 고민되고 배려 있는 그런 문제를 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전한길 강사가 시험 문제 풀이 도중 출제자를 겨냥해 쓴소리를 내뱉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전한길 강사가 시험 문제 풀이 도중 출제자를 겨냥해 쓴소리를 내뱉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이 문제의 공정성 문제는 9일 유명 역사 강사 전한길이 해당 문제 출제자를 강하게 비판하는 영상이 인터넷에서 널리 퍼지면서 시작됐다.

전 강사는 "이 해설 강의를 출제하신 교수님이 볼 리는 없겠지만 문제를 이따위로 출제하시면 안 되죠. 이건 반성해야죠. 이렇게 내면 어떡합니까"라고 소리치며 "왜냐하면 이건 가르치는 강사도 대학교수도 맞출 수 없는 문제죠. 시험이라는 건 공부 열심히 하고 똑똑한 애를 시험에 합격시켜야 하는데, 이 문제는 공부를 열심히 해도 맞출 수 없는 문제 아닙니까"라고 일갈했다.

사진 : 최태성 강사 SNS사진 : 최태성 강사 SNS

이 영상을 본 최태성 강사는 9일 자신의 SNS에 "이번 공무원 한국사 문제 해설 강사가 욕을 했다기에 문제를 봤습니다"라며 "본질은 욕설이 아니라 문제입니다. 연도 문제. 그것도 차이는 꼴랑 3년. 한국사 교육을 왜곡하는 저질 문제입니다. 강사의 욕설은 문제를 접한 수험생과 역사 전공자의 마음을 대변한 겁니다. 출제자분들. 부끄러운 줄 아세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최태성은 EBS 한국사 대표 강사로 여러 방송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으며, 에스티앤컴퍼니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전한길은 과거 메가스터디와 EBS 등에서 강의한 유명 강사이다.

K스타 강지수 kbs.kangj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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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 역사 강사’ 최태성이 분노한 공무원 시험문제는?
    • 입력 2018-04-10 16:36:04
    • 수정2018-04-10 22:32:05
    사회
유명 역사 강사 최태성이 7급 공무원 시험에 출제된 한국사 문제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강하게 비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최태성 강사는 10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해당 문제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지적하며 "답은 있으니까 문제 성립은 되겠지만 이런 문제가 공무원 시험에 나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해당 문제는 서울시 지방공무원 7급 한국사 필기시험의 7번 문항으로 고려 시대 서적 4점을 제작 연대순으로 배열하는 문제다. 이중 '고금록'(1284년)과 '제왕운기'(1287년)의 제작 시기가 3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 편찬한 왕도 충렬왕으로 같으며, 역사적인 사건과도 연결되지 않아 수험생들 사이에서 최악의 문제로 꼽혔다.

2018년 지방공무원 7급 한국사 시험
최태성 강사는 이 문제가 변별력이 없어 공정성 부분에서 문제가 있으며 더 나아가 역사 교육의 본질적인 측면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변별력 제로인 문제"라며 "이 문제는 아마 답지가 굉장히 고르게 분포돼 있을 거예요. 1번에도 25%, 2번에도 25%, 3번에도 25%, 4번에도 25%. 이거는 뭐냐 하면 찍었다는 거예요. 공부를 1년간 열심히 한 친구와 공부를 1개월 열심히 한 친구가 찍어서 결과를 본다는 건 공정성에 문제가 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최 강사는 또한 "이렇게 문제가 나와버리면 한국사 교육에도 굉장히 왜곡이 생기는 거예요"라며 "역사라고 하는 것은 사실을 암기된 시험 문제를 풀기 위한 과목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이거든요. 궁극적으로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하는 그런 과목이 역사인데 그 본질과는 전혀 동떨어진 사실들을 암기하는 과목으로 상처만 주는 지긋지긋한 과목으로 낙인찍혀 버린다는 것이죠. 그런 것들을 조장하고 있다는 거죠"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출제 위원들에게 "요즘 기회의 공정, 과정의 공정, 결과의 공정 이런 얘기 많이 하고 있잖아요"라며 "그거 믿고 노량진에서 컵밥 먹으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수십 만의 수험생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더는 청춘들한테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있는 좀 더 고민되고 배려 있는 그런 문제를 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전한길 강사가 시험 문제 풀이 도중 출제자를 겨냥해 쓴소리를 내뱉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이 문제의 공정성 문제는 9일 유명 역사 강사 전한길이 해당 문제 출제자를 강하게 비판하는 영상이 인터넷에서 널리 퍼지면서 시작됐다.

전 강사는 "이 해설 강의를 출제하신 교수님이 볼 리는 없겠지만 문제를 이따위로 출제하시면 안 되죠. 이건 반성해야죠. 이렇게 내면 어떡합니까"라고 소리치며 "왜냐하면 이건 가르치는 강사도 대학교수도 맞출 수 없는 문제죠. 시험이라는 건 공부 열심히 하고 똑똑한 애를 시험에 합격시켜야 하는데, 이 문제는 공부를 열심히 해도 맞출 수 없는 문제 아닙니까"라고 일갈했다.

사진 : 최태성 강사 SNS
이 영상을 본 최태성 강사는 9일 자신의 SNS에 "이번 공무원 한국사 문제 해설 강사가 욕을 했다기에 문제를 봤습니다"라며 "본질은 욕설이 아니라 문제입니다. 연도 문제. 그것도 차이는 꼴랑 3년. 한국사 교육을 왜곡하는 저질 문제입니다. 강사의 욕설은 문제를 접한 수험생과 역사 전공자의 마음을 대변한 겁니다. 출제자분들. 부끄러운 줄 아세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최태성은 EBS 한국사 대표 강사로 여러 방송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으며, 에스티앤컴퍼니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전한길은 과거 메가스터디와 EBS 등에서 강의한 유명 강사이다.

K스타 강지수 kbs.kangj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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