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농업과 IT기술의 만남 ‘스마트팜’…식량난 해결할까?

입력 2018.04.11 (18:05) 수정 2018.04.1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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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경제를 한눈에 보여드리겠습니다.

<글로벌 경제> 옥유정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옥 기자! 오늘은 어떤 이야긴가요?

[기자]

예전보다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고되고 힘든 일이라는 고정관념이 여전하죠.

오늘 전해드릴 얘기는 이 농업에도 4차 산업혁명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사물인터넷,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기술이 농업 현장에도 접목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농업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이 융합하면서 농사짓는 풍경이 점점 달라지고 있는건데요.

누가, 어디에서, 어떤 농사를 어떻게 짓는지 농사에 대한 고정관념을 확 깨 줄 미래 농업 세계 '스마트팜'으로 지금부터 안내합니다.

세계 2위의 식량 수출국 네덜란드.

농업에 다양한 과학 기술을 접목해서 세계 스마트 농업을 주도하고 있는데요.

한 파프리카 재배 농가입니다.

이곳은 농장이라기보다는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공장같은 모습인데요,

첨단 유리온실 곳곳에 각종 감지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감지기가 온실 내부의 온도와 습도, 작물의 영양 상태 등을 파악하면, 제어기가 분석한 결과에 따라 작물이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서 생산성을 높이는 겁니다.

온실 운영에 필요한 열, 이산화탄소, 전기 등은 천연가스를 원료로 자체 생산합니다.

지금 보시는 곳은 미국의 대표적인 스마트팜입니다.

폐공장 건물을 농장으로 재활용했는데요,

채소의 뿌리가 공중에 떠 있죠.

그런데도 잘 자라는데요.

비결은 채소를 천으로 고정하고 뿌리 부분에 영양액을 분사해 기르는 분무경 재배 방식인데요.

식물이 자라는 데 필수조건인 흙, 햇빛도 필요 없습니다.

컴퓨터 시스템이 재배에 필요한 환경을 모두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데이비드 로젠버그/'에어로팜' 대표 : "흔히들 식물은 햇빛을 쬐야 한다고 말합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서 햇빛 대신 LED 불빛을 사용합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 바로 농사를 짓기 위해 직원들이 꼭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데요.

식물 상태를 파악하는 감지기가 달려있어 스마트폰만 있으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데이비드 로젠버그/'에어로팜' 대표 : "우리가 갖고 있는 신선한 물의 70%가 농업에 사용되고, 그 물의 대부분이 농업으로 오염됩니다. 지난 40년 동안 우리 땅의 3분의 1이 손상되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농업기술이 필요할 때입니다."]

2천 평 규모의 이 농장에서 1년에 생산되는 채소 천 톤이나 된다고 합니다.

[앵커]

사람 힘은 물론이고, 에너지, 양분 등을 기존보다 훨씬 덜 투입해도 생산성과 품질이 높아진 거군요?

[기자]

그럼 갈수록 심각해지는 식량난의 해법이 될 수 있을까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이면 전 세계 인구가 92억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반면, 식량 생산량은 지금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기아가 점점 늘어날 거라고 분석했는데요.

좁은 곳은 물론 열악한 자연 환경에서도 생산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스마트팜이 바로 세계적인 식량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앵커]

시장 전망이 아주 밝다는 얘기군요?

[기자]

전통 방식의 농업이 농촌지역에서만 이뤄졌던 저부가가치 산업이었다면, 스마트팜은 도시에서도 가능한 신산업이라서 시장도 커지고 있는데요.

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2016년 51억 달러에서 2022년에는 112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마트팜은 특히, 알래스카 같이 농사짓기 어려운 지역에서 그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는데요.

알래스카에서는 미국 본토에서 채소를 배송해 쓰고 있었거든요.

운송비가 비싸니 값도 비싸겠죠, 게다가 소비자에게 닿기까지 2-3주나 걸려서 품질도 좋지 않았습니다.

['댄 퍼피크/'아크틴 그린스' 창립자 : "군대에 있을 때였는데 작은 상추가 18불이나 하더군요. 주먹만한 크기였고, 심지어 색깔도 바래서 갈색이더군요."]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팜으로 알래스카에서 채소를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지역 식료품점과 슈퍼마켓에서 더 신선한 제품을 저렴하게 구할 수 있게 됐죠.

[알래스카 주민 : "채소가 알래스카 땅에서 재배된다는 자체가 너무나도 좋은 일이에요."]

스마트팜을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채소를 구입하는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제품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겁니다.

양상추, 순무, 겨자 등 다양한 채소를 기르는 영국의 한 스마트팜.

이곳에서는 빛의 양을 조절해서 겨자의 매운맛을 조절하는데요,

광합성량에 따라 채소의 풍미가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했습니다.

산소량, 영양분 등 모든 환경을 정교하게 통제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60~90일 정도가 걸리는 배추도 35일이면 다 자라는데요.

그래도 영양분은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농촌의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농업 로봇 기술도 나날이 발전 중인데요.

트랙터 앞부분에 AI 로봇을 장착한 이 기계는 밭고랑을 달리면서 분당 5천 장의 사진을 촬영하고, 기르는 작물과 다르게 생긴 잡초들은 뽑아내기도 합니다.

[앵커]

옛날에 우리가 생각하던 허리 숙여 일하는 농업이 아니군요.

시간 공간적 구속은 물론이고 제한된 인력에서 벗어나서 최첨단 산업이 되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농업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나타나는 고용 감소 문제, 혹은 영세농과 대형농가에서 나타나는 기술 자본 격차 문제도 외면해선 안되겠습니다.

[앵커]

기술뿐만 아니라 기존 농가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우리 몫인 것 같습니다.

옥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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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농업과 IT기술의 만남 ‘스마트팜’…식량난 해결할까?
    • 입력 2018-04-11 18:08:15
    • 수정2018-04-11 18: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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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경제를 한눈에 보여드리겠습니다.

<글로벌 경제> 옥유정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옥 기자! 오늘은 어떤 이야긴가요?

[기자]

예전보다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고되고 힘든 일이라는 고정관념이 여전하죠.

오늘 전해드릴 얘기는 이 농업에도 4차 산업혁명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사물인터넷,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기술이 농업 현장에도 접목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농업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이 융합하면서 농사짓는 풍경이 점점 달라지고 있는건데요.

누가, 어디에서, 어떤 농사를 어떻게 짓는지 농사에 대한 고정관념을 확 깨 줄 미래 농업 세계 '스마트팜'으로 지금부터 안내합니다.

세계 2위의 식량 수출국 네덜란드.

농업에 다양한 과학 기술을 접목해서 세계 스마트 농업을 주도하고 있는데요.

한 파프리카 재배 농가입니다.

이곳은 농장이라기보다는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공장같은 모습인데요,

첨단 유리온실 곳곳에 각종 감지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감지기가 온실 내부의 온도와 습도, 작물의 영양 상태 등을 파악하면, 제어기가 분석한 결과에 따라 작물이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서 생산성을 높이는 겁니다.

온실 운영에 필요한 열, 이산화탄소, 전기 등은 천연가스를 원료로 자체 생산합니다.

지금 보시는 곳은 미국의 대표적인 스마트팜입니다.

폐공장 건물을 농장으로 재활용했는데요,

채소의 뿌리가 공중에 떠 있죠.

그런데도 잘 자라는데요.

비결은 채소를 천으로 고정하고 뿌리 부분에 영양액을 분사해 기르는 분무경 재배 방식인데요.

식물이 자라는 데 필수조건인 흙, 햇빛도 필요 없습니다.

컴퓨터 시스템이 재배에 필요한 환경을 모두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데이비드 로젠버그/'에어로팜' 대표 : "흔히들 식물은 햇빛을 쬐야 한다고 말합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서 햇빛 대신 LED 불빛을 사용합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 바로 농사를 짓기 위해 직원들이 꼭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데요.

식물 상태를 파악하는 감지기가 달려있어 스마트폰만 있으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데이비드 로젠버그/'에어로팜' 대표 : "우리가 갖고 있는 신선한 물의 70%가 농업에 사용되고, 그 물의 대부분이 농업으로 오염됩니다. 지난 40년 동안 우리 땅의 3분의 1이 손상되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농업기술이 필요할 때입니다."]

2천 평 규모의 이 농장에서 1년에 생산되는 채소 천 톤이나 된다고 합니다.

[앵커]

사람 힘은 물론이고, 에너지, 양분 등을 기존보다 훨씬 덜 투입해도 생산성과 품질이 높아진 거군요?

[기자]

그럼 갈수록 심각해지는 식량난의 해법이 될 수 있을까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이면 전 세계 인구가 92억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반면, 식량 생산량은 지금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기아가 점점 늘어날 거라고 분석했는데요.

좁은 곳은 물론 열악한 자연 환경에서도 생산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스마트팜이 바로 세계적인 식량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앵커]

시장 전망이 아주 밝다는 얘기군요?

[기자]

전통 방식의 농업이 농촌지역에서만 이뤄졌던 저부가가치 산업이었다면, 스마트팜은 도시에서도 가능한 신산업이라서 시장도 커지고 있는데요.

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2016년 51억 달러에서 2022년에는 112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마트팜은 특히, 알래스카 같이 농사짓기 어려운 지역에서 그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는데요.

알래스카에서는 미국 본토에서 채소를 배송해 쓰고 있었거든요.

운송비가 비싸니 값도 비싸겠죠, 게다가 소비자에게 닿기까지 2-3주나 걸려서 품질도 좋지 않았습니다.

['댄 퍼피크/'아크틴 그린스' 창립자 : "군대에 있을 때였는데 작은 상추가 18불이나 하더군요. 주먹만한 크기였고, 심지어 색깔도 바래서 갈색이더군요."]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팜으로 알래스카에서 채소를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지역 식료품점과 슈퍼마켓에서 더 신선한 제품을 저렴하게 구할 수 있게 됐죠.

[알래스카 주민 : "채소가 알래스카 땅에서 재배된다는 자체가 너무나도 좋은 일이에요."]

스마트팜을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채소를 구입하는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제품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겁니다.

양상추, 순무, 겨자 등 다양한 채소를 기르는 영국의 한 스마트팜.

이곳에서는 빛의 양을 조절해서 겨자의 매운맛을 조절하는데요,

광합성량에 따라 채소의 풍미가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했습니다.

산소량, 영양분 등 모든 환경을 정교하게 통제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60~90일 정도가 걸리는 배추도 35일이면 다 자라는데요.

그래도 영양분은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농촌의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농업 로봇 기술도 나날이 발전 중인데요.

트랙터 앞부분에 AI 로봇을 장착한 이 기계는 밭고랑을 달리면서 분당 5천 장의 사진을 촬영하고, 기르는 작물과 다르게 생긴 잡초들은 뽑아내기도 합니다.

[앵커]

옛날에 우리가 생각하던 허리 숙여 일하는 농업이 아니군요.

시간 공간적 구속은 물론이고 제한된 인력에서 벗어나서 최첨단 산업이 되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농업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나타나는 고용 감소 문제, 혹은 영세농과 대형농가에서 나타나는 기술 자본 격차 문제도 외면해선 안되겠습니다.

[앵커]

기술뿐만 아니라 기존 농가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우리 몫인 것 같습니다.

옥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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