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외부 충격설’ 진실 밝혀질까…공식 조사

입력 2018.04.13 (21:26) 수정 2018.04.1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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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세월호는 왜 침몰했을까.

참사 4년이 지났는데도 아무도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답은 세월호에 있었습니다.

1년 넘게 참몰 원인 조사를 벌였던 선체조사위원회가 오늘(13일) 드디어 2가지 유력한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기계 고장 등 선체 자체에 이상이 있었다, 반대로 뭔가 선체 외부의 힘 때문에 배가 쓰러졌다, 이는 잠수함 때문이다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두 가설 모두 각각의 파장이 만만치 않은 만큼 오늘(13일) 선조위 회의에서도 격론이 이어졌습니다.

수면 위로 올라온 유력한 침몰 원인, 어떤 내용들인지 이세중, 김민지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선박의 흔들림을 잡아주는 핀 안정기.

세월호 핀 안정기의 절단면을 조사해보니 정상 범위를 벗어나 크게 틀어져 있었습니다.

특히 내부는 한쪽 방향으로 긁힌 자국이 선명합니다.

세월호에 실려 있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차들이 한꺼번에 일제히 쏠리며 배가 크게 기웁니다.

이렇게 급격한 쏠림은 일반적인 방향전환보다 50배에 이르는 충격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핀 안정기의 뒤틀림과 긁힘, 차량들의 급격한 쏠림, 모두 외부 충격이 아니면 나타날 수 없다는 겁니다.

선조위가 이 때문에 이른바 '외부 충격설'을 주요 원인 안건으로 채택했습니다.

[권영빈/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상임위원 : "분석하다 보니까 외력설에 대해서도 좀 더 조사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졌다는겁니다."]

선조위 내부에서는 이 외부 충격의 원인을 잠수함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심인환/세월호선체조사위원장 보좌관 : "적어도 세월호 속력보다 더 빨리 움직이는 물체라면 가능하다고 봅니다. (잠수함일 가능성이 높습니까?) 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핀 안정기 손상이 인양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과, 선체 다른 부분의 충돌 흔적은 보이지 않는 점 등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장범선/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위원 : "충돌이라고 하면 그게 충격이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힘을 미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변형이 생겨야되거든요. 그러지 않은 것들이 좀 의문스러운데..."]

참사 직후 4년 동안 꾸준히 제기돼 온 이른바 외부 충격설, 선조위가 처음으로 논의를 공식화하면서 큰 파문이 예상됩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리포트]

곳곳에 녹이 슨 철제 장비에 구멍을 내자 검은 기름이 쏟아져 내립니다.

세월호 선체에서 떼낸 솔레노이드 밸브라는 장치를 분해해 조사하는 장면입니다.

조타실의 조타기를 돌리면 이 신호를 받아 선미의 방향타가 움직이는데, 실제 방향타를 작동시키는 핵심 부품입니다.

선체조사위가 이 밸브를 분해해 조사해보니, 내부의 이물질 때문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항해 중에 이렇게 되면 조타기의 방향 전환 신호를 방향타가 인식하지 못해, 한쪽 방향으로만 끝까지 꺾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현상 때문에 복원력이 약했던 세월호가 중심을 못 잡았고, 결국 침몰로 이어졌다는 추정이 선조위 내부에서 나온 겁니다.

[박고용/세월호 선체조위원회 조사 1과 팀장 : "사고 직전에 이미 고착이 됐기 때문에 그 상태를 유지했다고 저희들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고착됐다면 우현 움직있을 수 있는 각도가 최대 37도까지 나올 수 있고."]

특히 조타기 고장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선체 인양과 조사의 필요성을 언급한 법원의 판단도 입증됐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선조위가 이 부분도 공식 논의를 시작했지만 논란도 이어졌습니다.

실제 세월호의 방향타 위치 때문입니다.

[권영빈/선조위 상임위원 : "(우현으로) 35도 갔다가 반대 펌프 켰다고 좌현 8도까지 온다는 걸 설명할 수 없잖아요."]

선조위는 선체의 기계 결함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따져보기 위해 솔레노이드 밸브에 대한 추가 조사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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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침몰 ‘외부 충격설’ 진실 밝혀질까…공식 조사
    • 입력 2018-04-13 21:27:35
    • 수정2018-04-14 09:4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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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세월호는 왜 침몰했을까. 참사 4년이 지났는데도 아무도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답은 세월호에 있었습니다. 1년 넘게 참몰 원인 조사를 벌였던 선체조사위원회가 오늘(13일) 드디어 2가지 유력한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기계 고장 등 선체 자체에 이상이 있었다, 반대로 뭔가 선체 외부의 힘 때문에 배가 쓰러졌다, 이는 잠수함 때문이다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두 가설 모두 각각의 파장이 만만치 않은 만큼 오늘(13일) 선조위 회의에서도 격론이 이어졌습니다. 수면 위로 올라온 유력한 침몰 원인, 어떤 내용들인지 이세중, 김민지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선박의 흔들림을 잡아주는 핀 안정기. 세월호 핀 안정기의 절단면을 조사해보니 정상 범위를 벗어나 크게 틀어져 있었습니다. 특히 내부는 한쪽 방향으로 긁힌 자국이 선명합니다. 세월호에 실려 있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차들이 한꺼번에 일제히 쏠리며 배가 크게 기웁니다. 이렇게 급격한 쏠림은 일반적인 방향전환보다 50배에 이르는 충격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핀 안정기의 뒤틀림과 긁힘, 차량들의 급격한 쏠림, 모두 외부 충격이 아니면 나타날 수 없다는 겁니다. 선조위가 이 때문에 이른바 '외부 충격설'을 주요 원인 안건으로 채택했습니다. [권영빈/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상임위원 : "분석하다 보니까 외력설에 대해서도 좀 더 조사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졌다는겁니다."] 선조위 내부에서는 이 외부 충격의 원인을 잠수함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심인환/세월호선체조사위원장 보좌관 : "적어도 세월호 속력보다 더 빨리 움직이는 물체라면 가능하다고 봅니다. (잠수함일 가능성이 높습니까?) 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핀 안정기 손상이 인양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과, 선체 다른 부분의 충돌 흔적은 보이지 않는 점 등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장범선/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위원 : "충돌이라고 하면 그게 충격이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힘을 미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변형이 생겨야되거든요. 그러지 않은 것들이 좀 의문스러운데..."] 참사 직후 4년 동안 꾸준히 제기돼 온 이른바 외부 충격설, 선조위가 처음으로 논의를 공식화하면서 큰 파문이 예상됩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리포트] 곳곳에 녹이 슨 철제 장비에 구멍을 내자 검은 기름이 쏟아져 내립니다. 세월호 선체에서 떼낸 솔레노이드 밸브라는 장치를 분해해 조사하는 장면입니다. 조타실의 조타기를 돌리면 이 신호를 받아 선미의 방향타가 움직이는데, 실제 방향타를 작동시키는 핵심 부품입니다. 선체조사위가 이 밸브를 분해해 조사해보니, 내부의 이물질 때문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항해 중에 이렇게 되면 조타기의 방향 전환 신호를 방향타가 인식하지 못해, 한쪽 방향으로만 끝까지 꺾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현상 때문에 복원력이 약했던 세월호가 중심을 못 잡았고, 결국 침몰로 이어졌다는 추정이 선조위 내부에서 나온 겁니다. [박고용/세월호 선체조위원회 조사 1과 팀장 : "사고 직전에 이미 고착이 됐기 때문에 그 상태를 유지했다고 저희들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고착됐다면 우현 움직있을 수 있는 각도가 최대 37도까지 나올 수 있고."] 특히 조타기 고장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선체 인양과 조사의 필요성을 언급한 법원의 판단도 입증됐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선조위가 이 부분도 공식 논의를 시작했지만 논란도 이어졌습니다. 실제 세월호의 방향타 위치 때문입니다. [권영빈/선조위 상임위원 : "(우현으로) 35도 갔다가 반대 펌프 켰다고 좌현 8도까지 온다는 걸 설명할 수 없잖아요."] 선조위는 선체의 기계 결함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따져보기 위해 솔레노이드 밸브에 대한 추가 조사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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