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특파원리포트] 1주일에 418명 사망…왜 태국은 송끄란만 되면 이럴까?
입력 2018.04.20 (14:22) 수정 2018.04.20 (20:39) 특파원 리포트
[특파원리포트] 1주일에 418명 사망…왜 태국은 송끄란만 되면 이럴까?
태국의 송끄란 축제는 죄와 불운을 씻기 위해 불상에 물을 뿌리던 태국 전통의식이 물 축제로 발전한 것이다. 이제는 세계적인 축제가 되면서 송끄란 기간 중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태국을 방문해 한바탕 흥겨운 물싸움을 경험하곤 한다. 축제 기간에는 지나가는 모르는 사람들이나 자동차에도 물을 뿌리기 때문에 이 기간 거리로 나간다면 옷이 물에 젖을 각오를 하는 것이 좋다.

한국의 설날, 중국의 춘절과 같은 태국의 송끄란

송끄란은 우리의 설날과 같이 태국 달력으로 신년, 즉 정월 초하루다. 공식적으로는 매년 4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 연휴지만 올해는 주말이 겹치면서 앞뒤 날인 12일과 16일이 대체휴일로 추가돼 5일 연휴가 됐다. 태국 사람들에게 송끄란은 우리나라의 설날보다는 중국의 춘절에 더 가까울 정도로 큰 명절이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휴가를 붙여 1주일 길게는 2주일까지도 쉬면서 고향을 방문한다. 송끄란에 맞춰 일을 그만두고 푹 쉬다 송끄란이 지난 뒤 다시 돌아와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송끄란 기간 중 태국 언론의 최대 관심사는 '교통사고'

송끄란 기간에는 방콕을 비롯해 지역마다 특색있는 물 축제가 펼쳐진다. 태국 고대왕국의 수도인 아유타야(Ayuttaya)에서는 코끼리와 관광객 흥겨운 물싸움이 벌어지기도 하고 코 시창(Koh Sichang)에서는 부부나 연인 관계에 있는 남자가 여자를 안고 바닷물에 들어가 소원을 빌기도 한다.

아유타야서 열리는 코끼리와 관광객 간의 물싸움아유타야서 열리는 코끼리와 관광객 간의 물싸움

코시창에서 남자가 여자를 안고 바다에 들어가는 행사.출처 태국 타이랏 신문코시창에서 남자가 여자를 안고 바다에 들어가는 행사.출처 태국 타이랏 신문

송끄란 기간 때 외국인들과 외국 언론들은 물 축제 자체에 관심이 많지만 태국 언론들은 한 가지 더 관심을 가지고 보도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송끄란 기간 중 일어나는 교통사고다.

올해 송끄란 연휴 첫날 픽업트럭과 승용차가 충돌해 1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출처 태국 방콕포스트올해 송끄란 연휴 첫날 픽업트럭과 승용차가 충돌해 1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출처 태국 방콕포스트

송끄란 기간 중 태국에서는 교통사고가 급증하는 데 문제는 매년 태국 정부와 언론이 나서 안전한 송끄란을 보내자며 캠페인을 벌이지만 교통사고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태국 언론들은 송끄란 기간 7일 동안의 교통사고를 집계해 매일 중계방송하듯 과거 통계와 비교하며 보도한다태국 언론들은 송끄란 기간 7일 동안의 교통사고를 집계해 매일 중계방송하듯 과거 통계와 비교하며 보도한다

송끄란 기간은 태국에서 '위험한 7일'

태국 정부의 발표로는 올해 송끄란 연휴를 포함한 4월 11일부터 17일까지 이른바 '위험한 7일(Seven Dangerous Days)' 동안 전국에서 3,724건의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해 418명이 숨지고 3,897명이 다쳤다.


사고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3,690)보다 소폭 늘었고, 사망자 수는 지난해(390명)보다 7.2% 증가했다.

전자 발찌에 '15일 구금' 엄포에도 줄지 않는 음주운전

송끄란 기간 교통사고 사상자가 급증하는 주요 원인은 음주 운전이다. 올해 송끄란 축제 기간 중 사망 사고의 40.3%가 음주 운전 때문으로 나타났다. 태국 정부는 올해 송끄란 기간을 앞두고 음주 운전을 하다 적발될 경우 사고를 내지 않아도 15일 동안 구금시키겠다고 밝히는 등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수도 방콕에서만 37명의 악성 음주 운전자에게 전자 발찌를 채워 야간 외출을 통제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음주 교통사고는 줄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몇몇 태국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송끄란 축제 때에는 술을 마시고도 들뜬 마음에 자신은 운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태국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또 경찰에 적발되지 않거나 적발되더라도 적당히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음주 운전은 절대 안 된다는 인식 자체가 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송끄란 교통사고의 80%가 오토바이 관련 사고.출처 태국 방콕포스트송끄란 교통사고의 80%가 오토바이 관련 사고.출처 태국 방콕포스트

또 한가지 태국 송끄란 교통사고의 특징은 다른 동남아 국가들처럼 오토바이 사고가 잦다는 것이다. 올해 송끄란 기간 교통사고의 79.9%가 오토바이와 관련된 사고로 나타났다.
결국, 음주 운전과 오토바이, 또는 이 두 가지 결합이 해마다 송끄란만 되면 1주일에 400명 이상의 목숨을 빼앗아가는 주범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교통 범칙금 받아도 납부율은 20% 미만

태국 언론들은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며 처벌 수위를 훨씬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태국에서는 과속이나 법규 위반으로 범칙금을 받아도 이를 내는 사람은 20% 미만이라고 한다. 범칙금을 내지 않아도 이를 추적해서 받아내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인데, 이래저래 태국에서 교통사고를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 [특파원리포트] 1주일에 418명 사망…왜 태국은 송끄란만 되면 이럴까?
    • 입력 2018.04.20 (14:22)
    • 수정 2018.04.20 (20:39)
    특파원 리포트
[특파원리포트] 1주일에 418명 사망…왜 태국은 송끄란만 되면 이럴까?
태국의 송끄란 축제는 죄와 불운을 씻기 위해 불상에 물을 뿌리던 태국 전통의식이 물 축제로 발전한 것이다. 이제는 세계적인 축제가 되면서 송끄란 기간 중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태국을 방문해 한바탕 흥겨운 물싸움을 경험하곤 한다. 축제 기간에는 지나가는 모르는 사람들이나 자동차에도 물을 뿌리기 때문에 이 기간 거리로 나간다면 옷이 물에 젖을 각오를 하는 것이 좋다.

한국의 설날, 중국의 춘절과 같은 태국의 송끄란

송끄란은 우리의 설날과 같이 태국 달력으로 신년, 즉 정월 초하루다. 공식적으로는 매년 4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 연휴지만 올해는 주말이 겹치면서 앞뒤 날인 12일과 16일이 대체휴일로 추가돼 5일 연휴가 됐다. 태국 사람들에게 송끄란은 우리나라의 설날보다는 중국의 춘절에 더 가까울 정도로 큰 명절이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휴가를 붙여 1주일 길게는 2주일까지도 쉬면서 고향을 방문한다. 송끄란에 맞춰 일을 그만두고 푹 쉬다 송끄란이 지난 뒤 다시 돌아와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송끄란 기간 중 태국 언론의 최대 관심사는 '교통사고'

송끄란 기간에는 방콕을 비롯해 지역마다 특색있는 물 축제가 펼쳐진다. 태국 고대왕국의 수도인 아유타야(Ayuttaya)에서는 코끼리와 관광객 흥겨운 물싸움이 벌어지기도 하고 코 시창(Koh Sichang)에서는 부부나 연인 관계에 있는 남자가 여자를 안고 바닷물에 들어가 소원을 빌기도 한다.

아유타야서 열리는 코끼리와 관광객 간의 물싸움아유타야서 열리는 코끼리와 관광객 간의 물싸움

코시창에서 남자가 여자를 안고 바다에 들어가는 행사.출처 태국 타이랏 신문코시창에서 남자가 여자를 안고 바다에 들어가는 행사.출처 태국 타이랏 신문

송끄란 기간 때 외국인들과 외국 언론들은 물 축제 자체에 관심이 많지만 태국 언론들은 한 가지 더 관심을 가지고 보도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송끄란 기간 중 일어나는 교통사고다.

올해 송끄란 연휴 첫날 픽업트럭과 승용차가 충돌해 1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출처 태국 방콕포스트올해 송끄란 연휴 첫날 픽업트럭과 승용차가 충돌해 1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출처 태국 방콕포스트

송끄란 기간 중 태국에서는 교통사고가 급증하는 데 문제는 매년 태국 정부와 언론이 나서 안전한 송끄란을 보내자며 캠페인을 벌이지만 교통사고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태국 언론들은 송끄란 기간 7일 동안의 교통사고를 집계해 매일 중계방송하듯 과거 통계와 비교하며 보도한다태국 언론들은 송끄란 기간 7일 동안의 교통사고를 집계해 매일 중계방송하듯 과거 통계와 비교하며 보도한다

송끄란 기간은 태국에서 '위험한 7일'

태국 정부의 발표로는 올해 송끄란 연휴를 포함한 4월 11일부터 17일까지 이른바 '위험한 7일(Seven Dangerous Days)' 동안 전국에서 3,724건의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해 418명이 숨지고 3,897명이 다쳤다.


사고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3,690)보다 소폭 늘었고, 사망자 수는 지난해(390명)보다 7.2% 증가했다.

전자 발찌에 '15일 구금' 엄포에도 줄지 않는 음주운전

송끄란 기간 교통사고 사상자가 급증하는 주요 원인은 음주 운전이다. 올해 송끄란 축제 기간 중 사망 사고의 40.3%가 음주 운전 때문으로 나타났다. 태국 정부는 올해 송끄란 기간을 앞두고 음주 운전을 하다 적발될 경우 사고를 내지 않아도 15일 동안 구금시키겠다고 밝히는 등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수도 방콕에서만 37명의 악성 음주 운전자에게 전자 발찌를 채워 야간 외출을 통제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음주 교통사고는 줄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몇몇 태국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송끄란 축제 때에는 술을 마시고도 들뜬 마음에 자신은 운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태국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또 경찰에 적발되지 않거나 적발되더라도 적당히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음주 운전은 절대 안 된다는 인식 자체가 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송끄란 교통사고의 80%가 오토바이 관련 사고.출처 태국 방콕포스트송끄란 교통사고의 80%가 오토바이 관련 사고.출처 태국 방콕포스트

또 한가지 태국 송끄란 교통사고의 특징은 다른 동남아 국가들처럼 오토바이 사고가 잦다는 것이다. 올해 송끄란 기간 교통사고의 79.9%가 오토바이와 관련된 사고로 나타났다.
결국, 음주 운전과 오토바이, 또는 이 두 가지 결합이 해마다 송끄란만 되면 1주일에 400명 이상의 목숨을 빼앗아가는 주범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교통 범칙금 받아도 납부율은 20% 미만

태국 언론들은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며 처벌 수위를 훨씬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태국에서는 과속이나 법규 위반으로 범칙금을 받아도 이를 내는 사람은 20% 미만이라고 한다. 범칙금을 내지 않아도 이를 추적해서 받아내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인데, 이래저래 태국에서 교통사고를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