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병풍! 헤딩기계로 변신! 김신욱에게 무슨 일이?

입력 2018.04.22 (09:01) 수정 2018.04.2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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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봐서 미~~안해요(?)

솔직히 말하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 이렇게까지 잘 할지 몰랐다. 그를 몰라봤다. 지난해 8월 31일 신태용 감독이 새로 지휘하게 된 국가대표팀에서 김신욱은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공격수다. 대표팀은 현재 14경기를 치러 20골을 넣었는데 김신욱이 출전한 경기는 9경기. 여기서 무려 7득점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3골이다.

한국 역사상 최초 '머리로만' 4경기 연속 골

물론 감독이 추구하는 스타일이 예전과 다르고 팀 구성원과 전술 차이 등이 있다. 그렇다고 해도 과거와는 확 달라진 모습이다. 김신욱은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 일본전을 시작으로 1월 27일 몰도바전, 30일 자메이카전에 이어 2월 3일 라트비아전까지 4경기 연속 헤딩으로 득점했다. 4경기 연속 헤딩골은 역대 한국대표팀 A매치 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병풍 신세' 이게 아닌데???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 김신욱은 이렇지 않았다. 장신의 장점은 분명했다. 그러나 문전에서 그의 움직임은 지나치게 정적이었다. 높이의 우위를 살리기엔 힘이 부족했다. 좋은 크로스가 올라오길 기다렸고 그 자리에서 점프하는 데 집중했다. 상대 선수들은 김신욱을 예상보다 쉽게(?) 봉쇄했다. 일부 언론들은 그저 키만 큰 '장신 선수'에 불과했다면서 '공격수'라고 할 수 없다는 혹평을 했고 누리꾼들 사이에선 골대 앞에 서 있기만 하는 '병풍 아니냐'는 심한 표현도 나돌았다.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

갑자기 김신욱이 이렇게 확 바뀐 이유는 뭘까. K리그에서는 속된 표현으로 먹혔지만(?) 국가대표팀에선, A매치에선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던 그가 이렇게 헤딩 기계라도 된 듯 머리를 갖다 대기만 해도 골로 완성해내는 이유가...궁금했다.

코치진의 집중 조언 혹독한 훈련

대표팀 코치진들은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귀띔했다. 김신욱은 신태용 호에 부름을 받고 그때부터 줄곧 문전에서의 움직임에 대해 집중 과외를 받았단다. 그것도 혹독하게. 이럴 땐 팩트 체크,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김신욱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야겠다. 전북 완주군 봉동읍으로 내려갔다.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기자와 인터뷰 중인 김신욱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기자와 인터뷰 중인 김신욱

[기자] "최근에 득점력이 좋아진 것이 대표팀 코치진에게 어떤 움직임에 대해서 지적을 받고 고치니까 좋아졌다고 들었어요."

[김신욱] "대표팀에서 이제, 간격이 좁고 유럽 선수들 같은 경우는 신체조건이 커서 제가 기존에 해왔던 것에 비해서 좀 더 상대 수비를 따돌리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그런 훈련을 하고 나니까 상대 수비수들이 떨어져 나가고 또 골도 나고 해서 도움을 받은 것 같아요. "

[기자] "그럼 그것을 좀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나요?"

[김신욱] "제가 훈련으로 좀 보여드릴게요."



헤딩 기계로의 변신 치명적 매력

직접 보니 그 움직임이 치명적이다. 4년 전, 브라질에서 그 자리에서 그저 점프만 했던 그가 아니다. 좋은 크로스가 올라오기를 문전에서 마냥 기다리지 않는다. 크로스의 품질은 관계없다. 그가 찾아간다. 수비가 앞에 있든 옆에 있든 뒤에 있든 위치도 중요하지 않다. 민첩하게 움직여 상대 선수를 속여 공간으로 달려들어 간다. 뛰어들어가면서 동시에 헤딩. 확실히 위협적이다. 강력하다. 파워가 더해진 김신욱의 슈팅은 그대로 골망을 흔든다. 지난 1월 27일 몰도바 평가전에서 기록한 골이 이 집중 훈련의 효과를 가장 잘 드러내 준다.



러시아월드컵 나의 운명

김신욱은 4년 전 브라질에서 자신이 느꼈던 아쉬움을 기억한다. 그래서 러시아월드컵을 줄곧 기다려왔다.

"월드컵이란 건 경험이 제일 중요해요. 경험은 그 상대와 분위기에 대해서 그 상황에서 어떻게 골을 넣고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처음이었기 때문에 그게 참 쉽지가 않았어요."

그런 그에게 뻔한 질문을 던졌다. 당신에게 월드컵이란 어떤 것이냐고. 기다렸다는 듯 답한다.

"제가 4년 동안 해왔던 축구를 다시 모든 것을 보여주는 대회인 것 같아요. 제가 4년간 어떻게 노력했고 발전했는지가 월드컵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2014년 월드컵 이후 제 축구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월드컵에서 증명할 수 있는 거로 생각해요."

더는 김신욱은 골대 앞 병풍이 아니다. 그는 이제 한국 축구대표팀이 자랑할 치명적인 공격 옵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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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 병풍! 헤딩기계로 변신! 김신욱에게 무슨 일이?
    • 입력 2018-04-22 09:01:37
    • 수정2018-04-22 09:08:15
    취재K
몰라봐서 미~~안해요(?)

솔직히 말하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 이렇게까지 잘 할지 몰랐다. 그를 몰라봤다. 지난해 8월 31일 신태용 감독이 새로 지휘하게 된 국가대표팀에서 김신욱은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공격수다. 대표팀은 현재 14경기를 치러 20골을 넣었는데 김신욱이 출전한 경기는 9경기. 여기서 무려 7득점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3골이다.

한국 역사상 최초 '머리로만' 4경기 연속 골

물론 감독이 추구하는 스타일이 예전과 다르고 팀 구성원과 전술 차이 등이 있다. 그렇다고 해도 과거와는 확 달라진 모습이다. 김신욱은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 일본전을 시작으로 1월 27일 몰도바전, 30일 자메이카전에 이어 2월 3일 라트비아전까지 4경기 연속 헤딩으로 득점했다. 4경기 연속 헤딩골은 역대 한국대표팀 A매치 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병풍 신세' 이게 아닌데???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 김신욱은 이렇지 않았다. 장신의 장점은 분명했다. 그러나 문전에서 그의 움직임은 지나치게 정적이었다. 높이의 우위를 살리기엔 힘이 부족했다. 좋은 크로스가 올라오길 기다렸고 그 자리에서 점프하는 데 집중했다. 상대 선수들은 김신욱을 예상보다 쉽게(?) 봉쇄했다. 일부 언론들은 그저 키만 큰 '장신 선수'에 불과했다면서 '공격수'라고 할 수 없다는 혹평을 했고 누리꾼들 사이에선 골대 앞에 서 있기만 하는 '병풍 아니냐'는 심한 표현도 나돌았다.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

갑자기 김신욱이 이렇게 확 바뀐 이유는 뭘까. K리그에서는 속된 표현으로 먹혔지만(?) 국가대표팀에선, A매치에선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던 그가 이렇게 헤딩 기계라도 된 듯 머리를 갖다 대기만 해도 골로 완성해내는 이유가...궁금했다.

코치진의 집중 조언 혹독한 훈련

대표팀 코치진들은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귀띔했다. 김신욱은 신태용 호에 부름을 받고 그때부터 줄곧 문전에서의 움직임에 대해 집중 과외를 받았단다. 그것도 혹독하게. 이럴 땐 팩트 체크,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김신욱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야겠다. 전북 완주군 봉동읍으로 내려갔다.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기자와 인터뷰 중인 김신욱
[기자] "최근에 득점력이 좋아진 것이 대표팀 코치진에게 어떤 움직임에 대해서 지적을 받고 고치니까 좋아졌다고 들었어요."

[김신욱] "대표팀에서 이제, 간격이 좁고 유럽 선수들 같은 경우는 신체조건이 커서 제가 기존에 해왔던 것에 비해서 좀 더 상대 수비를 따돌리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그런 훈련을 하고 나니까 상대 수비수들이 떨어져 나가고 또 골도 나고 해서 도움을 받은 것 같아요. "

[기자] "그럼 그것을 좀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나요?"

[김신욱] "제가 훈련으로 좀 보여드릴게요."



헤딩 기계로의 변신 치명적 매력

직접 보니 그 움직임이 치명적이다. 4년 전, 브라질에서 그 자리에서 그저 점프만 했던 그가 아니다. 좋은 크로스가 올라오기를 문전에서 마냥 기다리지 않는다. 크로스의 품질은 관계없다. 그가 찾아간다. 수비가 앞에 있든 옆에 있든 뒤에 있든 위치도 중요하지 않다. 민첩하게 움직여 상대 선수를 속여 공간으로 달려들어 간다. 뛰어들어가면서 동시에 헤딩. 확실히 위협적이다. 강력하다. 파워가 더해진 김신욱의 슈팅은 그대로 골망을 흔든다. 지난 1월 27일 몰도바 평가전에서 기록한 골이 이 집중 훈련의 효과를 가장 잘 드러내 준다.



러시아월드컵 나의 운명

김신욱은 4년 전 브라질에서 자신이 느꼈던 아쉬움을 기억한다. 그래서 러시아월드컵을 줄곧 기다려왔다.

"월드컵이란 건 경험이 제일 중요해요. 경험은 그 상대와 분위기에 대해서 그 상황에서 어떻게 골을 넣고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처음이었기 때문에 그게 참 쉽지가 않았어요."

그런 그에게 뻔한 질문을 던졌다. 당신에게 월드컵이란 어떤 것이냐고. 기다렸다는 듯 답한다.

"제가 4년 동안 해왔던 축구를 다시 모든 것을 보여주는 대회인 것 같아요. 제가 4년간 어떻게 노력했고 발전했는지가 월드컵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2014년 월드컵 이후 제 축구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월드컵에서 증명할 수 있는 거로 생각해요."

더는 김신욱은 골대 앞 병풍이 아니다. 그는 이제 한국 축구대표팀이 자랑할 치명적인 공격 옵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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