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도 가기 힘든 판문점…방문 방법은?

입력 2018.04.22 (09:01) 수정 2018.04.22 (13:3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가고파도 가기 힘든 판문점…방문 방법은?

가고파도 가기 힘든 판문점…방문 방법은?

판문점(板門店). 2018년 4월 27일, 역사적인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장소다.

서울에서 서북쪽으로 62km, 북한 평양에서 남쪽으로 215km 떨어진 이곳은 군사분계선상 동서로 800m 정도 걸쳐 있는 공동경비구역(JSA·Joint Security Area)이다.

냉전과 분단의 상징인 동시에, 평화를 꿈꾸게 하는 공간이다. 남북 대치 현실 속에 누구나 갈 수 없기에 더 가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시골 마을에서 세계적 관심지로

판문점은 6·25 전쟁 전에는 초가집 몇 채만 있는 경기도 파주시 진서면의 시골 마을에 불과했다. '널문리'로도 불렸다.

1951년 10월 25일 이곳에서 휴전회담이 열리면서 이 외딴곳이 세계적 관심으로 떠올랐다. 이곳의 작은 상점 앞에 회담장이 마련됐는데, 중국군이 이 널문리 가게를 한자로 표기하면서 판문점이 됐다는 설이 전해진다.

휴전회담을 마친 뒤에는 정전협정 조인을 위해 인근에 목조건물을 지었고, 이후 1km 남쪽의 현재 위치로 옮겼다.

그리고 1953년 10월, 군사정전위원회 유엔사령부 측과 공산 측(북한·중국)이 군사정전위원회 회의를 원만히 운영하기 위해 동서 800m, 남북 400m 장방형의 JSA가 설치됐다.

자유 왕래·접촉도…北 ‘도끼 만행’으로 금지

JSA 설치 이후 남북의 군인들은 판문점 안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었다. 당시 한국군 경비병 복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군 병사들과 대화를 한 것은 물론 감시 카메라가 닿지 않는 곳에서 담배와 술을 주고받는 등의 접촉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1976년 8월 18일 북한군의 도끼만행 사건으로 상황이 변했다. 북측 감시 시야 확보를 위해 JSA 내 미루나무를 가지치기하던 미군 장교 두 명을 북한군이 도끼로 살해한 사건이다.

판문점 조감 CG판문점 조감 CG

이 사건을 계기로 양측 간 충돌 방지를 위해 군사분계선(MDL·military demarcation line)을 표시했다. 경비병을 포함한 모든 인력이 MDL을 넘지 못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북한군에게 말을 거는 것도 금지됐다.

판문점의 대표적 건물은?

평화의 집·자유의 집평화의 집·자유의 집

남측의 대표적 건물은 자유의 집과 평화의 집이다. 평화의 집은 이번 2018 정상회담의 장소로, 1989년 준공된 지상 3층 건물이다.

자유의 집은 1998년 7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우리 쪽 지역에 건립됐다. 남북연락사무소·남북적십자연락사무소가 설치돼 남북 간 연락 업무를 수행한다.

통일각·판문각통일각·판문각

북측 지역에는 판문각과 통일각이 있다. 이 가운데 자유의 집과 마주 보고 있는 판문각은 판문점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1969년 건립됐다.

2012년 판문점을 현지 시찰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측 지역을 바라본 전망대도 판문각에 있다.

가고 싶어도 가기 힘든 곳…어떻게 가나?

판문점 견학에 대한 승인 권한은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가 갖고 있다. 따라서 모든 절차는 유엔사 규정에 따라 진행된다.

일단, 혼자서 가거나 몇 명씩 소규모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체(30명 이상 45명 이하)를 구성해서 방문을 원하는 날 2개월 전까지 신청해야 한다. 일반인은 국정원 전화상담실(국번 없이 111)에,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은 통일부에 접수한다.


견학은 화·수·목·금요일 오전 9시 45분, 오후 1시 15분, 오후 3시 15분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토요일에는 오후 3시 15분 한 차례 견학이 있다. 견학은 90분가량 걸린다. 일요일과 월요일에는 견학 일정이 없다.

견학 코스는 판문점 JSA 경비대대 → 판문점 지역 현황 브리핑(밸린저 홀) →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T2) → 제3초소 → 도끼 만행사건 현장 → 돌아오지 않는 다리 → 기념품 가게 → JSA 경비대대 순으로 진행된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배경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판문점은 2000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배경이기도 하다.

JSA 북측 초소에서 병사가 살해당한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남북 병사들이 오랫동안 우정을 쌓아온 사실이 드러나는 내용의 작품으로, 58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흥행을 기록했다.

영화 개봉 2년 전 JSA 경비초소에서 발생한 김훈 중위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고파도 가기 힘든 판문점…방문 방법은?
    • 입력 2018-04-22 09:01:37
    • 수정2018-04-22 13:32:12
    취재K
판문점(板門店). 2018년 4월 27일, 역사적인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장소다.

서울에서 서북쪽으로 62km, 북한 평양에서 남쪽으로 215km 떨어진 이곳은 군사분계선상 동서로 800m 정도 걸쳐 있는 공동경비구역(JSA·Joint Security Area)이다.

냉전과 분단의 상징인 동시에, 평화를 꿈꾸게 하는 공간이다. 남북 대치 현실 속에 누구나 갈 수 없기에 더 가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시골 마을에서 세계적 관심지로

판문점은 6·25 전쟁 전에는 초가집 몇 채만 있는 경기도 파주시 진서면의 시골 마을에 불과했다. '널문리'로도 불렸다.

1951년 10월 25일 이곳에서 휴전회담이 열리면서 이 외딴곳이 세계적 관심으로 떠올랐다. 이곳의 작은 상점 앞에 회담장이 마련됐는데, 중국군이 이 널문리 가게를 한자로 표기하면서 판문점이 됐다는 설이 전해진다.

휴전회담을 마친 뒤에는 정전협정 조인을 위해 인근에 목조건물을 지었고, 이후 1km 남쪽의 현재 위치로 옮겼다.

그리고 1953년 10월, 군사정전위원회 유엔사령부 측과 공산 측(북한·중국)이 군사정전위원회 회의를 원만히 운영하기 위해 동서 800m, 남북 400m 장방형의 JSA가 설치됐다.

자유 왕래·접촉도…北 ‘도끼 만행’으로 금지

JSA 설치 이후 남북의 군인들은 판문점 안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었다. 당시 한국군 경비병 복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군 병사들과 대화를 한 것은 물론 감시 카메라가 닿지 않는 곳에서 담배와 술을 주고받는 등의 접촉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1976년 8월 18일 북한군의 도끼만행 사건으로 상황이 변했다. 북측 감시 시야 확보를 위해 JSA 내 미루나무를 가지치기하던 미군 장교 두 명을 북한군이 도끼로 살해한 사건이다.

판문점 조감 CG
이 사건을 계기로 양측 간 충돌 방지를 위해 군사분계선(MDL·military demarcation line)을 표시했다. 경비병을 포함한 모든 인력이 MDL을 넘지 못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북한군에게 말을 거는 것도 금지됐다.

판문점의 대표적 건물은?

평화의 집·자유의 집
남측의 대표적 건물은 자유의 집과 평화의 집이다. 평화의 집은 이번 2018 정상회담의 장소로, 1989년 준공된 지상 3층 건물이다.

자유의 집은 1998년 7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우리 쪽 지역에 건립됐다. 남북연락사무소·남북적십자연락사무소가 설치돼 남북 간 연락 업무를 수행한다.

통일각·판문각
북측 지역에는 판문각과 통일각이 있다. 이 가운데 자유의 집과 마주 보고 있는 판문각은 판문점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1969년 건립됐다.

2012년 판문점을 현지 시찰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측 지역을 바라본 전망대도 판문각에 있다.

가고 싶어도 가기 힘든 곳…어떻게 가나?

판문점 견학에 대한 승인 권한은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가 갖고 있다. 따라서 모든 절차는 유엔사 규정에 따라 진행된다.

일단, 혼자서 가거나 몇 명씩 소규모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체(30명 이상 45명 이하)를 구성해서 방문을 원하는 날 2개월 전까지 신청해야 한다. 일반인은 국정원 전화상담실(국번 없이 111)에,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은 통일부에 접수한다.


견학은 화·수·목·금요일 오전 9시 45분, 오후 1시 15분, 오후 3시 15분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토요일에는 오후 3시 15분 한 차례 견학이 있다. 견학은 90분가량 걸린다. 일요일과 월요일에는 견학 일정이 없다.

견학 코스는 판문점 JSA 경비대대 → 판문점 지역 현황 브리핑(밸린저 홀) →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T2) → 제3초소 → 도끼 만행사건 현장 → 돌아오지 않는 다리 → 기념품 가게 → JSA 경비대대 순으로 진행된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배경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판문점은 2000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배경이기도 하다.

JSA 북측 초소에서 병사가 살해당한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남북 병사들이 오랫동안 우정을 쌓아온 사실이 드러나는 내용의 작품으로, 58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흥행을 기록했다.

영화 개봉 2년 전 JSA 경비초소에서 발생한 김훈 중위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