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휘청, 발목 잡은 ‘재벌 3세’ 리스크

입력 2018.04.22 (21:03) 수정 2018.04.2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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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뒤늦은 감이 있는 조양호 회장의 사과와 딸들의 사퇴, 어떤 배경에서 나온 것인지 경제부 모은희 기자와 함께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모 기자! 한진그룹 일가에 대한 비리 제보가 잇따라 터지면서 결국 여론에 떠밀리듯이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사과문도 대한항공 출입기자들에게만 이메일로 보냈다죠?

[기자]

그렇습니다.

처음에 둘째딸 조현민씨의 갑질 논란으로 시작된 게 불법 이사 등기, 또 탈세까지 비리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는데요.

여론이 이 정도면 진작에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하지 않나 싶은데, 지금까지 조양호 회장 일가는 계속 침묵을 지켜왔습니다.

오늘(22일)도 끝내 공식 기자회견은 하지 않고 이메일 형식의 사과문을 보냈는데요.

조 회장 본인과 아들은 보직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고요.

부회장 형식의 전문 경영인을 도입한다고 했죠.

정작 물의를 일으킨 딸들도 뒷전에서 입을 열지 않는 걸로 봤을 때 이걸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국민들이 받아들일지는 의문입니다.

[앵커]

조현민 전무가 35살의 나이에 7개의 임원직을 맡고 있고, 나머지 조 회장의 자녀들도 일찌감치 경영에 뛰어들지 않았습니까?

이른바 재벌 3세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어느 때보다 커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재벌 3세의 경우는 '나는 특별하다', '다른 사람들은 나를 위해 존재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기 쉽죠.

게다가 처음 입사부터 임원 승진까지 국내 30대 그룹의 3세 경영인들을 따져보면 평균 3.5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초고속 승진을 합니다.

이렇게 나고 자란 일부 3세 경영인들의 도덕적 비행은 단순히 개인 차원의 문제로 그치지 않기 때문에 우려가 되는 부분입니다.

결국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고 기업 경영의 위험 요소로 존재하게 되는 거죠,

실제로 이번에 조현민씨의 '물컵 논란'이 촉발되면서 대한항공 시가총액이 3천 억 원 가량 날아갔습니다.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의 2대 주주인 걸 감안하면 손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들 몫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지금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국민청원 내용들을 봐도 국민들의 불신이 얼마나 깊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데요,

이렇게 국민연금이 손해를 보게 놔둬도 되는 것이냐,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서 경영진 해임하고 회사명을 교체하라는 요구들입니다.

[앵커]

국민들의 비난 여론이 이렇게 들끓고 있고, 대한항공 직원들은 비리 제보를 수집하는 단체 SNS도 만들었다고 하는데, 한진 일가에 대한 비리 의혹 수사는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기자]

네, 가장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 건 조 회장 일가가 해외를 드나들면서 얼마나 많은 물품들을 신고 안 하고 들여왔느냐 라는 겁니다.

관세청에서 어제(21일) 이례적으로 대한항공 사무실과 조씨 일가 자택을 압수수색하지 않았습니까?

그룹 내에서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는 얘기도 전해지는데요.

관세청은 우선 이들이 해외에서 카드로 결제한 고가품 목록을 정리했습니다.

이 고가품이 만약에 집에 있었다면 밀반입한 게 되죠.

관세청 직원들이 집에 있던 고가품을 일일이 사진 찍고 서류와 컴퓨터는 압수해서 증거를 모으고 있는데, 이게 하루 이틀 걸리는 작업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걸 보면 상당히 대규모로 밀수가 이뤄진게 아니냐 이런 추측도 가능해 보입니다.

여기에다 국토부가 외국인인 조현민씨가 어떻게 6년 동안이나 진에어 등기이사로 아무런 제재 없이 등재돼 있었는지도 감사를 벌이고 있는데요,

이런 한진 일가의 각종 의혹이 한두 해가 아닌 오랜 기간 반복돼 왔다는 점에서 고강도 조사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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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그룹 휘청, 발목 잡은 ‘재벌 3세’ 리스크
    • 입력 2018-04-22 21:03:47
    • 수정2018-04-22 22: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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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뒤늦은 감이 있는 조양호 회장의 사과와 딸들의 사퇴, 어떤 배경에서 나온 것인지 경제부 모은희 기자와 함께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모 기자! 한진그룹 일가에 대한 비리 제보가 잇따라 터지면서 결국 여론에 떠밀리듯이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사과문도 대한항공 출입기자들에게만 이메일로 보냈다죠?

[기자]

그렇습니다.

처음에 둘째딸 조현민씨의 갑질 논란으로 시작된 게 불법 이사 등기, 또 탈세까지 비리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는데요.

여론이 이 정도면 진작에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하지 않나 싶은데, 지금까지 조양호 회장 일가는 계속 침묵을 지켜왔습니다.

오늘(22일)도 끝내 공식 기자회견은 하지 않고 이메일 형식의 사과문을 보냈는데요.

조 회장 본인과 아들은 보직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고요.

부회장 형식의 전문 경영인을 도입한다고 했죠.

정작 물의를 일으킨 딸들도 뒷전에서 입을 열지 않는 걸로 봤을 때 이걸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국민들이 받아들일지는 의문입니다.

[앵커]

조현민 전무가 35살의 나이에 7개의 임원직을 맡고 있고, 나머지 조 회장의 자녀들도 일찌감치 경영에 뛰어들지 않았습니까?

이른바 재벌 3세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어느 때보다 커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재벌 3세의 경우는 '나는 특별하다', '다른 사람들은 나를 위해 존재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기 쉽죠.

게다가 처음 입사부터 임원 승진까지 국내 30대 그룹의 3세 경영인들을 따져보면 평균 3.5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초고속 승진을 합니다.

이렇게 나고 자란 일부 3세 경영인들의 도덕적 비행은 단순히 개인 차원의 문제로 그치지 않기 때문에 우려가 되는 부분입니다.

결국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고 기업 경영의 위험 요소로 존재하게 되는 거죠,

실제로 이번에 조현민씨의 '물컵 논란'이 촉발되면서 대한항공 시가총액이 3천 억 원 가량 날아갔습니다.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의 2대 주주인 걸 감안하면 손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들 몫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지금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국민청원 내용들을 봐도 국민들의 불신이 얼마나 깊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데요,

이렇게 국민연금이 손해를 보게 놔둬도 되는 것이냐,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서 경영진 해임하고 회사명을 교체하라는 요구들입니다.

[앵커]

국민들의 비난 여론이 이렇게 들끓고 있고, 대한항공 직원들은 비리 제보를 수집하는 단체 SNS도 만들었다고 하는데, 한진 일가에 대한 비리 의혹 수사는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기자]

네, 가장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 건 조 회장 일가가 해외를 드나들면서 얼마나 많은 물품들을 신고 안 하고 들여왔느냐 라는 겁니다.

관세청에서 어제(21일) 이례적으로 대한항공 사무실과 조씨 일가 자택을 압수수색하지 않았습니까?

그룹 내에서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는 얘기도 전해지는데요.

관세청은 우선 이들이 해외에서 카드로 결제한 고가품 목록을 정리했습니다.

이 고가품이 만약에 집에 있었다면 밀반입한 게 되죠.

관세청 직원들이 집에 있던 고가품을 일일이 사진 찍고 서류와 컴퓨터는 압수해서 증거를 모으고 있는데, 이게 하루 이틀 걸리는 작업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걸 보면 상당히 대규모로 밀수가 이뤄진게 아니냐 이런 추측도 가능해 보입니다.

여기에다 국토부가 외국인인 조현민씨가 어떻게 6년 동안이나 진에어 등기이사로 아무런 제재 없이 등재돼 있었는지도 감사를 벌이고 있는데요,

이런 한진 일가의 각종 의혹이 한두 해가 아닌 오랜 기간 반복돼 왔다는 점에서 고강도 조사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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