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급한 불 껐지만…정상화까지 과제 산적

입력 2018.04.23 (21:28) 수정 2018.04.23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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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한국지엠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앞으로 남은 과제들이 무엇인지 경제부 박원기 가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주채권자인 산업은행과 지엠 본사로 공이 넘어왔는데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요 ?

[연관 기사] [뉴스9] 한국GM 임단협 잠정 합의…법정관리 피했다

[기자]

자금 지원을 둘러싼 협상이 남아 있으니 사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산은과 미국 지엠과의 협상, 상당히 복잡합니다.

쉽게 설명해드리자면, 먼저 미국 GM 본사가 한국GM에 빌려준 돈 3조 원이 있습니다.

이걸 우선 한국GM의 주식으로 바꾸겠다고하고 있습니다.

이자 비용 등을 좀 줄여보자는 거죠,

근데 이렇게 출자전환을 하게 되면 당연히 미국 지엠의 한국 지엠 지분율 올라갈 거고요, 당연히 산은 지분율 내려갑니다.

산은은 의사 결정에 참여를 할 수 없게 됩니다.

이 부분을 양측이 정리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요, 우리 정부는 현재 미국 지엠에 3조원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는데, 대주주로서 결자해지 하라는 뜻이겠죠.

이에 대해 미국 GM은 산은이 5천억 원을 새로 투자하겠다는 확약을 먼저 해야 자기들도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시 말해 서로 먼저 돈을 내놓으라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지엠 본사가 정부 지원만 받고 철수해 버리는 이른바 '먹튀' 우려는 없나요 ?

[기자]

네, GM본사는 최근 몇 년 수익성 낮은 시장에서는 가차 없이 철수했습니다.

2013년부터 유럽 철수, 인도와 인도네시아 공장 철수, 태국과 러시아의 계열사 매각을 단행했는데요.

특히 GM은 호주 정부에서 10년 넘게 15억 7천만 달러를 받았지만, 결국 수익구조가 망가지자 2013년 공장 폐쇄를 결정했습니다.

당시 호주 정부와 지원책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면서 GM 측이 현지 사업 존속을 강하게 시사했다는 점에서 지금의 우리 상황과 비슷하다 할 수도 있겠습니다.

[앵커]

말씀하신대로 지엠이 한국에서 사업을 계속할 진정성이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지엠측 협상 태도는 어떤가요 ?

[기자]

네, GM 본사는 자기들이 먼저 얘기했던 차입금 3조원의 출자전환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하는가 하면 신규 투자에 대해서도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 남아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메시지도 보내고 있는데요,

대량 실업 앞에서는 약해질 수 밖에 없는 정부에 강한 압박을 하고 있는 걸로도 보입니다.

당초 마감시한이었던 지난주 금요일 노사 협상 결렬 소식이 나오면서 워싱턴 가 있던 김동연 경제부총리 전화회의 소집하고 노사 합의를 촉구했죠.

일자리 15만 개을 잃을 수 있다고 솔직하게 얘기했습니다.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도 나섰구요. 급했던 겁니다. 이런 걸 미국 지엠이 모를리도 없구요.

[앵커]

우리 정부 입장이 참 난감하게 됐는데 어떻게 해야 될까요 ?

[기자]

정부가 한국지엠 지원의 3대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는 게 GM 본사의 책임있는 역할,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그리고 GM 본사가 내놓을 경영정상화 방안입니다.

대외적으로는 GM 본사가 한국GM을 계속 이 땅에서 운영할 의지가 확인돼야 자금 투입이든 제도적 지원이든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어떤식이든 자금 지원을 하게 되면 결국 또 국민세금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기때문에 자칫 잘못되면 다국적 기업의 '먹튀'를 방조하는 셈이되고 부실기업에 또 세금만 쏟아부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협상 상황은 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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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GM, 급한 불 껐지만…정상화까지 과제 산적
    • 입력 2018-04-23 21:30:01
    • 수정2018-04-23 21: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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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한국지엠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앞으로 남은 과제들이 무엇인지 경제부 박원기 가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주채권자인 산업은행과 지엠 본사로 공이 넘어왔는데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요 ?

[연관 기사] [뉴스9] 한국GM 임단협 잠정 합의…법정관리 피했다

[기자]

자금 지원을 둘러싼 협상이 남아 있으니 사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산은과 미국 지엠과의 협상, 상당히 복잡합니다.

쉽게 설명해드리자면, 먼저 미국 GM 본사가 한국GM에 빌려준 돈 3조 원이 있습니다.

이걸 우선 한국GM의 주식으로 바꾸겠다고하고 있습니다.

이자 비용 등을 좀 줄여보자는 거죠,

근데 이렇게 출자전환을 하게 되면 당연히 미국 지엠의 한국 지엠 지분율 올라갈 거고요, 당연히 산은 지분율 내려갑니다.

산은은 의사 결정에 참여를 할 수 없게 됩니다.

이 부분을 양측이 정리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요, 우리 정부는 현재 미국 지엠에 3조원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는데, 대주주로서 결자해지 하라는 뜻이겠죠.

이에 대해 미국 GM은 산은이 5천억 원을 새로 투자하겠다는 확약을 먼저 해야 자기들도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시 말해 서로 먼저 돈을 내놓으라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지엠 본사가 정부 지원만 받고 철수해 버리는 이른바 '먹튀' 우려는 없나요 ?

[기자]

네, GM본사는 최근 몇 년 수익성 낮은 시장에서는 가차 없이 철수했습니다.

2013년부터 유럽 철수, 인도와 인도네시아 공장 철수, 태국과 러시아의 계열사 매각을 단행했는데요.

특히 GM은 호주 정부에서 10년 넘게 15억 7천만 달러를 받았지만, 결국 수익구조가 망가지자 2013년 공장 폐쇄를 결정했습니다.

당시 호주 정부와 지원책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면서 GM 측이 현지 사업 존속을 강하게 시사했다는 점에서 지금의 우리 상황과 비슷하다 할 수도 있겠습니다.

[앵커]

말씀하신대로 지엠이 한국에서 사업을 계속할 진정성이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지엠측 협상 태도는 어떤가요 ?

[기자]

네, GM 본사는 자기들이 먼저 얘기했던 차입금 3조원의 출자전환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하는가 하면 신규 투자에 대해서도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 남아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메시지도 보내고 있는데요,

대량 실업 앞에서는 약해질 수 밖에 없는 정부에 강한 압박을 하고 있는 걸로도 보입니다.

당초 마감시한이었던 지난주 금요일 노사 협상 결렬 소식이 나오면서 워싱턴 가 있던 김동연 경제부총리 전화회의 소집하고 노사 합의를 촉구했죠.

일자리 15만 개을 잃을 수 있다고 솔직하게 얘기했습니다.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도 나섰구요. 급했던 겁니다. 이런 걸 미국 지엠이 모를리도 없구요.

[앵커]

우리 정부 입장이 참 난감하게 됐는데 어떻게 해야 될까요 ?

[기자]

정부가 한국지엠 지원의 3대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는 게 GM 본사의 책임있는 역할,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그리고 GM 본사가 내놓을 경영정상화 방안입니다.

대외적으로는 GM 본사가 한국GM을 계속 이 땅에서 운영할 의지가 확인돼야 자금 투입이든 제도적 지원이든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어떤식이든 자금 지원을 하게 되면 결국 또 국민세금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기때문에 자칫 잘못되면 다국적 기업의 '먹튀'를 방조하는 셈이되고 부실기업에 또 세금만 쏟아부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협상 상황은 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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