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LG전자 ‘휴대품 부품단가 소급인하’에 과징금 33억

입력 2018.04.25 (13:36) 수정 2018.04.2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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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스마트폰 부품 단가인하를 합의 이전 생산분까지 소급 적용하는 방식으로 하도급대금 수십억 원을 깎았다가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법을 위반한 혐의로 LG전자에 과징금 33억2천400만 원을 부과했다. 동시에, 깎은 하도급대금 28억8천700만 원과 이자 약 11억 원을 24개 하도급업체에 돌려주도록 명령했다.

LG전자는 2014년 7월∼2017년 3월 24개 하도급업체와 총 천 318개 품목의 납품단가를 내리는 것으로 합의해놓고, 합의일 이전에 생산한 품목까지 인하 단가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하도급대금 총 28억8천700만원을 깎은 혐의를 받는다.

LG전자는 G3·G4·G5 등 스마트폰 외장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하도급업체에 분기별로 생산성 향상, 원자재가격 하락 등의 사유로 합의를 통해 납품단가를 인하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는 LG전자 MC사업부는 올해 1분기까지 1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어 원가 절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LG전자는 납품단가 인하 합의일이 아닌 해당 달의 1일부터 인하 단가를 적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를 들어 4월 30일에 납품단가 인하에 합의했다면, 4월 1∼29일 사이에 납품한 부품도 인하 단가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소급적용 기간은 1일에서 최대 29일에 달했으며, 한 부품에 최대 9차례에 걸쳐 단가를 인하하고 소급 적용한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LG전자의 부당행위로 하도급업체는 업체당 평균 1억2천만원, 최대 5억9천900만원의 손실을 떠안아야 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LG전자 측은 월말에 대금을 정산하는 거래 관행에 따라 소급 적용한 것이며 합의나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공정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단가 소급적용 위법 요건이 '일방적'이었지만, 2013년 5월 하도급법이 개정되면서 동의 여부를 떠나 소급 자체를 위법 행위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다만, 공정위는 중대성이나 고의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법인이나 책임자에 대한 검찰 고발 조치는 하지 않았다.

해당 기간 전체 하도급금액은 2조3천억 원 규모로, 소급적용으로 깎은 금액은 0.12%였다. LG전자가 단가를 반대로 인상했을 때도 소급적용을 통해 총 22억여 원에 달하는 대금을 업체에 추가 지급한 점을 고려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LG전자는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하는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기업이라 공정위 직권 조사를 면제받지만, 익명 제보에 따라 조사에 착수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인하된 단가를 소급 적용하는 행위는 하도급 업체의 합의 또는 동의 여부를 묻지 않고 원칙적으로 하도급법 위반임을 명확히 했다"며 "하도급업체는 이자까지 포함해 40억원에 달하는 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4대그룹의 하도급법 위반 적발은 2012년 7월 삼성전자 이후 처음"이라며 "다른 동반성장지수 우수 기업의 문제와 관련해 신고가 들어온다면 언제든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단가 인상은 빼고 인하 부분만 법 위반으로 해석한 부분 등에 행정소송을 통해 법률적 판단을 받겠다"며 "다만 공정위가 지급 명령한 금액은 즉시 하도급업체에 주는 등 상생협력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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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4-25 14:24:50
    경제
LG전자가 스마트폰 부품 단가인하를 합의 이전 생산분까지 소급 적용하는 방식으로 하도급대금 수십억 원을 깎았다가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법을 위반한 혐의로 LG전자에 과징금 33억2천400만 원을 부과했다. 동시에, 깎은 하도급대금 28억8천700만 원과 이자 약 11억 원을 24개 하도급업체에 돌려주도록 명령했다.

LG전자는 2014년 7월∼2017년 3월 24개 하도급업체와 총 천 318개 품목의 납품단가를 내리는 것으로 합의해놓고, 합의일 이전에 생산한 품목까지 인하 단가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하도급대금 총 28억8천700만원을 깎은 혐의를 받는다.

LG전자는 G3·G4·G5 등 스마트폰 외장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하도급업체에 분기별로 생산성 향상, 원자재가격 하락 등의 사유로 합의를 통해 납품단가를 인하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는 LG전자 MC사업부는 올해 1분기까지 1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어 원가 절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LG전자는 납품단가 인하 합의일이 아닌 해당 달의 1일부터 인하 단가를 적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를 들어 4월 30일에 납품단가 인하에 합의했다면, 4월 1∼29일 사이에 납품한 부품도 인하 단가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소급적용 기간은 1일에서 최대 29일에 달했으며, 한 부품에 최대 9차례에 걸쳐 단가를 인하하고 소급 적용한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LG전자의 부당행위로 하도급업체는 업체당 평균 1억2천만원, 최대 5억9천900만원의 손실을 떠안아야 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LG전자 측은 월말에 대금을 정산하는 거래 관행에 따라 소급 적용한 것이며 합의나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공정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단가 소급적용 위법 요건이 '일방적'이었지만, 2013년 5월 하도급법이 개정되면서 동의 여부를 떠나 소급 자체를 위법 행위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다만, 공정위는 중대성이나 고의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법인이나 책임자에 대한 검찰 고발 조치는 하지 않았다.

해당 기간 전체 하도급금액은 2조3천억 원 규모로, 소급적용으로 깎은 금액은 0.12%였다. LG전자가 단가를 반대로 인상했을 때도 소급적용을 통해 총 22억여 원에 달하는 대금을 업체에 추가 지급한 점을 고려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LG전자는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하는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기업이라 공정위 직권 조사를 면제받지만, 익명 제보에 따라 조사에 착수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인하된 단가를 소급 적용하는 행위는 하도급 업체의 합의 또는 동의 여부를 묻지 않고 원칙적으로 하도급법 위반임을 명확히 했다"며 "하도급업체는 이자까지 포함해 40억원에 달하는 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4대그룹의 하도급법 위반 적발은 2012년 7월 삼성전자 이후 처음"이라며 "다른 동반성장지수 우수 기업의 문제와 관련해 신고가 들어온다면 언제든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단가 인상은 빼고 인하 부분만 법 위반으로 해석한 부분 등에 행정소송을 통해 법률적 판단을 받겠다"며 "다만 공정위가 지급 명령한 금액은 즉시 하도급업체에 주는 등 상생협력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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