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현장, 또 불법 도박 의심 적발 ‘이럴거면 차라리?’

입력 2018.04.2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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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이건 무슨 4년마다 정기적으로 치르는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다. 잊을만하면 또 터져 나오는 스포츠 현장의 불법 도박 적발 사례. 강원 FC 소속 A 선수가 불법 스포츠 도박 베팅 혐의로 검찰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 A 선수는 올해 프로 무대에 데뷔한 새내기다. 청소년대표로 활약했고 K리그에서도 입단 첫해지만 벌써 5경기에 출전해 1골을 터트렸다.

유니폼 팔려다가 딱! 걸린 어두운 과거

검찰은 A 선수가 대학 3학년 시절인 2017년에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접속해 해외리그 경기에 대해 베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A 선수의 어두운 과거(?)는 황당하게도 중고거래 때문에 드러나게 됐다. A 선수는 중고거래 사이트에 유니폼을 올렸고 구매자로부터 먼저 대금을 받고도 유니폼을 보내지 않아 구매자가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조사하면서 A 선수의 통장 거래 내용을 살펴봤는데 수상한 거래 흔적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강원 구단은 지난 주말 전남과의 리그 경기를 앞두고 이 사실을 알게 됐고 A 선수를 경기와 훈련에서 제외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도 사실을 알렸다. 연맹은 강원 구단에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경위서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과거의 일도 용서는 없다!

물론 A 선수의 불법 행위는 프로 입단 전에 일어난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그냥 넘길 수 없는 무거운 잘못이다. 연맹은 규정에 따라 A 선수에 대한 징계가 가능하다며 단호한 태도를 밝혔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져야 한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 아니다. 과거 사례들을 살펴봤을 때 불법 도박 세계는 중독성이 강해서 아예 시작하지 않았으면 모를까, 한 번 하게 되면 반복적으로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연맹은 검찰 조사 상황을 지켜보면서 A 선수가 어느 정도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배팅했는지를 살펴본 뒤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모든 종목의 돌림노래?

K리그는 2011년 일부 선수들이 돈을 받고 경기 승부를 조작한 사건이 드러나 엄청난 홍역을 치렀다. 이때 불법 도박 사이트 문제도 드러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가담자에 대한 강한 징계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축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5년에는 프로농구 간판스타가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조사를 받는 등 승부 조작과 불법 베팅에 농구와 유도, 레슬링까지 전, 현직 선수 26명이 검거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프로연맹 차원의 예방 교육, 관리 감독

프로축구연맹은 2011년 대사건 이후로 승부 조작과 불법 베팅에 대한 예방 교육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관리 감독을 하고 있다.

1년에 4회, 연맹 차원에서 의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K리그는 물론 요청하는 경우 유소년 클럽팀에도 교육을 진행한다.

1년에 4회 구단 임원과 관계자들이 해당 구단 선수들을 직접 면담해 승부 조작과 불법 베팅 사실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게 의무화했다.

연맹은 또 매월 1회 K리그 등록 선수 전원에게 승부 조작과 불법 도박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문자로 발송한다. 몇 달에 한 번씩 교육이나 면담을 하는 것도 좋지만 한 달에 한 번씩, 선수들 마음이 느슨해질 즈음 유혹에 빠질 때 경고 메시지를 보내 경각심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다.


 프로축구연맹이 선수들에게 월 1회씩 보내는 경고 문자 프로축구연맹이 선수들에게 월 1회씩 보내는 경고 문자

그러나 문제는 대부분의 선수가 프로 입단 전, 학생 시절에 이런 일들을 저지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연맹 차원의 이런 예방 교육과 관리 감독을 넘어 유소년 클럽부터 대학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나아가 스포츠현장 전방위적인 교육과 관리 시스템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럴 거면 차라리 현재 우리나라에서 불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스포츠 도박 사이트는 합법화된 스포츠 베팅, 스포츠토토의 6~7배 큰 규모라고 알려졌다. 현실적으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막기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럴 거면 차라리 불법 시장을 합법 시장으로 끌어내 양성화해서 철저히 관리 감독하고 세금을 30% 정도로 많이 거둬 그 산업에 돌려 투자금으로 이용하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해외 EPL 같은 경우 이런 방법으로 여러 베팅 사이트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영상 콘텐츠 구매와 자사 홍보를 위해 직접 후원자 업체로 참가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고 스포츠 산업 규모 확대에 이바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잊을 만하면 나오는 스포츠 현장의 불법 도박.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허가제를 통한 불법 도박 사이트 양성화 방안을 검토해봐야 할 시기임을 알려주는 신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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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현장, 또 불법 도박 의심 적발 ‘이럴거면 차라리?’
    • 입력 2018-04-25 18:15:19
    취재K
이쯤 되면 이건 무슨 4년마다 정기적으로 치르는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다. 잊을만하면 또 터져 나오는 스포츠 현장의 불법 도박 적발 사례. 강원 FC 소속 A 선수가 불법 스포츠 도박 베팅 혐의로 검찰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 A 선수는 올해 프로 무대에 데뷔한 새내기다. 청소년대표로 활약했고 K리그에서도 입단 첫해지만 벌써 5경기에 출전해 1골을 터트렸다.

유니폼 팔려다가 딱! 걸린 어두운 과거

검찰은 A 선수가 대학 3학년 시절인 2017년에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접속해 해외리그 경기에 대해 베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A 선수의 어두운 과거(?)는 황당하게도 중고거래 때문에 드러나게 됐다. A 선수는 중고거래 사이트에 유니폼을 올렸고 구매자로부터 먼저 대금을 받고도 유니폼을 보내지 않아 구매자가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조사하면서 A 선수의 통장 거래 내용을 살펴봤는데 수상한 거래 흔적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강원 구단은 지난 주말 전남과의 리그 경기를 앞두고 이 사실을 알게 됐고 A 선수를 경기와 훈련에서 제외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도 사실을 알렸다. 연맹은 강원 구단에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경위서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과거의 일도 용서는 없다!

물론 A 선수의 불법 행위는 프로 입단 전에 일어난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그냥 넘길 수 없는 무거운 잘못이다. 연맹은 규정에 따라 A 선수에 대한 징계가 가능하다며 단호한 태도를 밝혔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져야 한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 아니다. 과거 사례들을 살펴봤을 때 불법 도박 세계는 중독성이 강해서 아예 시작하지 않았으면 모를까, 한 번 하게 되면 반복적으로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연맹은 검찰 조사 상황을 지켜보면서 A 선수가 어느 정도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배팅했는지를 살펴본 뒤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모든 종목의 돌림노래?

K리그는 2011년 일부 선수들이 돈을 받고 경기 승부를 조작한 사건이 드러나 엄청난 홍역을 치렀다. 이때 불법 도박 사이트 문제도 드러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가담자에 대한 강한 징계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축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5년에는 프로농구 간판스타가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조사를 받는 등 승부 조작과 불법 베팅에 농구와 유도, 레슬링까지 전, 현직 선수 26명이 검거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프로연맹 차원의 예방 교육, 관리 감독

프로축구연맹은 2011년 대사건 이후로 승부 조작과 불법 베팅에 대한 예방 교육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관리 감독을 하고 있다.

1년에 4회, 연맹 차원에서 의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K리그는 물론 요청하는 경우 유소년 클럽팀에도 교육을 진행한다.

1년에 4회 구단 임원과 관계자들이 해당 구단 선수들을 직접 면담해 승부 조작과 불법 베팅 사실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게 의무화했다.

연맹은 또 매월 1회 K리그 등록 선수 전원에게 승부 조작과 불법 도박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문자로 발송한다. 몇 달에 한 번씩 교육이나 면담을 하는 것도 좋지만 한 달에 한 번씩, 선수들 마음이 느슨해질 즈음 유혹에 빠질 때 경고 메시지를 보내 경각심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다.


 프로축구연맹이 선수들에게 월 1회씩 보내는 경고 문자
그러나 문제는 대부분의 선수가 프로 입단 전, 학생 시절에 이런 일들을 저지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연맹 차원의 이런 예방 교육과 관리 감독을 넘어 유소년 클럽부터 대학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나아가 스포츠현장 전방위적인 교육과 관리 시스템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럴 거면 차라리 현재 우리나라에서 불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스포츠 도박 사이트는 합법화된 스포츠 베팅, 스포츠토토의 6~7배 큰 규모라고 알려졌다. 현실적으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막기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럴 거면 차라리 불법 시장을 합법 시장으로 끌어내 양성화해서 철저히 관리 감독하고 세금을 30% 정도로 많이 거둬 그 산업에 돌려 투자금으로 이용하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해외 EPL 같은 경우 이런 방법으로 여러 베팅 사이트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영상 콘텐츠 구매와 자사 홍보를 위해 직접 후원자 업체로 참가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고 스포츠 산업 규모 확대에 이바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잊을 만하면 나오는 스포츠 현장의 불법 도박.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허가제를 통한 불법 도박 사이트 양성화 방안을 검토해봐야 할 시기임을 알려주는 신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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