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본 2000·2007 남북정상회담

입력 2018.04.27 (08:04) 수정 2018.04.2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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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분단 이후 남북관계에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첫 만남은 남과 북이 냉전 대결에서 공존을 모색하는 관계로 돌아서는 이정표가 됐고, 두 번째 만남을 통해서는 남북이 군사문제와 평화체제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2000년과 2007년 열렸던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되돌아봤다.

분단 이후 처음 만난 남북 정상

우리 측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당일치기’로 진행되는 이번 정상회담과 달리 앞선 두 정상회담은 모두 2박 3일 일정으로 우리 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며 진행됐다.

2000년 6월 13일 오전 10시27분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북한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맞이했다. 예고되지 않았던 깜짝 영접이었다.


분단 이후 처음 만난 남북 정상은 손을 맞잡고 반갑게 인사하며 역사에 남을 사진을 만들었다.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를 향하는 50분 동안 김 전 대통령 차량에 김 위원장이 함께 타 독대하는 등 초반부터 파격적인 예우가 이어졌다.

두 정상은 14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3시간 14분에 걸친 회담 끝에 6·15 공동선언문 작성에 합의했다.

5개 항으로 구성된 선언문의 첫 번째 항에는 '남북이 통일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간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그해 광복절 즈음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한다는 내용이 담겼고, 실제로 그해 8월 15일부터 사흘간 15년 만에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다.

경제협력을 통해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킨다는 내용이 선언문에 들어갔고, 별항에는 김 국방위원장이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한다는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다.

회담 이후 열린 만찬에서 김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비롯한 양측 참석자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함께 불렀다. 만찬 도중 공동선언 최종안을 보고받고 합의한 두 정상은 연단으로 나와 맞잡은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다.

방북 마지막 날인 15일 김 전 대통령이 서울로 돌아올 때도 김 위원장은 순안공항까지 배웅을 나왔고,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악수와 함께 세 차례 포옹했다.

김 전 대통령은 15일 서울에 돌아온 뒤 방북 성과 대국민 보고를 하며 “우리에게도 이제 새날이 밝아온 것 같다. 55년 분단과 적대에 종지부를 찍고 화해·협력·통일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돌아왔다.”고 밝혔다.

다음은 청와대가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홈페이지에 올린 2000년 남북정상회담 소개 영상이다.





걸어서 군사분계선 넘어간 노무현

두 번째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항공편이 아닌 육로를 택했다.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통과했고, 이후 차량을 통해 평양에 갔다. 노 전 대통령이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는 모습은 CNN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이 금단의 선을 넘어간다”며 “이 걸음이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방북 소감을 밝혔다.

이후 차량을 타고 평양에 도착해 인민문화궁전 앞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영접을 받고 오픈카에 탑승해 퍼레이드를 했다. 이어 4·25 문화회관으로 이동했는데, 이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깜짝 등장해 노 전 대통령을 영접했다.

두 번 째 정상회담은 방북 이틀째인 3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오전과 오후로 나눠 총 3시간 51분 동안 진행됐고, 회담 후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을 위한 선언, 이른바 '10·4 정상선언'이 채택됐다.

두 정상은 선언을 통해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과 한반도 평화 보장을 위한 협력을 명문화했다. 그동안 전면적으로 다루지 못했던 군사문제, 평화체제 문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6·15공동선언에 담기지 않았던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내용이 포함됐고,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서해에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을 설정하고, 경제특구 건설을 통해 서해를 평화협력지대로 만들겠다는 방안이었다.

김 위원장은 1차 정상회담 때와 달리 회담 이후 남측의 답례 만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일정 마지막 날인 4일 환송 오찬에서 김 위원장은 “내가 마치 당뇨병에 심장병까지 있는 것처럼 (서방과 남측 언론이) 보도하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건강 얘기를 꺼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건배를 한 뒤 와인을 '원샷'했고, 10·4 정상선언 서명식을 마친 뒤 두 정상은 1차 회담 때처럼 맞잡은 손을 들어 올렸다.

다음은 청와대가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홈페이지에 올린 2007년 남북정상회담 소개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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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되돌아본 2000·2007 남북정상회담
    • 입력 2018-04-27 08:04:25
    • 수정2018-04-27 08:26:55
    취재K
지난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분단 이후 남북관계에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첫 만남은 남과 북이 냉전 대결에서 공존을 모색하는 관계로 돌아서는 이정표가 됐고, 두 번째 만남을 통해서는 남북이 군사문제와 평화체제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2000년과 2007년 열렸던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되돌아봤다.

분단 이후 처음 만난 남북 정상

우리 측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당일치기’로 진행되는 이번 정상회담과 달리 앞선 두 정상회담은 모두 2박 3일 일정으로 우리 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며 진행됐다.

2000년 6월 13일 오전 10시27분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북한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맞이했다. 예고되지 않았던 깜짝 영접이었다.


분단 이후 처음 만난 남북 정상은 손을 맞잡고 반갑게 인사하며 역사에 남을 사진을 만들었다.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를 향하는 50분 동안 김 전 대통령 차량에 김 위원장이 함께 타 독대하는 등 초반부터 파격적인 예우가 이어졌다.

두 정상은 14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3시간 14분에 걸친 회담 끝에 6·15 공동선언문 작성에 합의했다.

5개 항으로 구성된 선언문의 첫 번째 항에는 '남북이 통일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간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그해 광복절 즈음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한다는 내용이 담겼고, 실제로 그해 8월 15일부터 사흘간 15년 만에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다.

경제협력을 통해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킨다는 내용이 선언문에 들어갔고, 별항에는 김 국방위원장이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한다는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다.

회담 이후 열린 만찬에서 김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비롯한 양측 참석자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함께 불렀다. 만찬 도중 공동선언 최종안을 보고받고 합의한 두 정상은 연단으로 나와 맞잡은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다.

방북 마지막 날인 15일 김 전 대통령이 서울로 돌아올 때도 김 위원장은 순안공항까지 배웅을 나왔고,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악수와 함께 세 차례 포옹했다.

김 전 대통령은 15일 서울에 돌아온 뒤 방북 성과 대국민 보고를 하며 “우리에게도 이제 새날이 밝아온 것 같다. 55년 분단과 적대에 종지부를 찍고 화해·협력·통일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돌아왔다.”고 밝혔다.

다음은 청와대가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홈페이지에 올린 2000년 남북정상회담 소개 영상이다.





걸어서 군사분계선 넘어간 노무현

두 번째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항공편이 아닌 육로를 택했다.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통과했고, 이후 차량을 통해 평양에 갔다. 노 전 대통령이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는 모습은 CNN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이 금단의 선을 넘어간다”며 “이 걸음이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방북 소감을 밝혔다.

이후 차량을 타고 평양에 도착해 인민문화궁전 앞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영접을 받고 오픈카에 탑승해 퍼레이드를 했다. 이어 4·25 문화회관으로 이동했는데, 이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깜짝 등장해 노 전 대통령을 영접했다.

두 번 째 정상회담은 방북 이틀째인 3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오전과 오후로 나눠 총 3시간 51분 동안 진행됐고, 회담 후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을 위한 선언, 이른바 '10·4 정상선언'이 채택됐다.

두 정상은 선언을 통해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과 한반도 평화 보장을 위한 협력을 명문화했다. 그동안 전면적으로 다루지 못했던 군사문제, 평화체제 문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6·15공동선언에 담기지 않았던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내용이 포함됐고,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서해에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을 설정하고, 경제특구 건설을 통해 서해를 평화협력지대로 만들겠다는 방안이었다.

김 위원장은 1차 정상회담 때와 달리 회담 이후 남측의 답례 만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일정 마지막 날인 4일 환송 오찬에서 김 위원장은 “내가 마치 당뇨병에 심장병까지 있는 것처럼 (서방과 남측 언론이) 보도하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건강 얘기를 꺼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건배를 한 뒤 와인을 '원샷'했고, 10·4 정상선언 서명식을 마친 뒤 두 정상은 1차 회담 때처럼 맞잡은 손을 들어 올렸다.

다음은 청와대가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홈페이지에 올린 2007년 남북정상회담 소개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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