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에서 드러난 김정은 위원장 글씨는 ‘태양 서체’?

입력 2018.04.27 (14:25) 수정 2018.04.2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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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 장소인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긴 방명록 서체가 화제입니다.

평화의 집에 들어선 김 위원장은 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건넨 펜을 받아 방명록을 작성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방명록의 형식 등에 개의치 않고 빠르게 방명록을 써내려갔습니다.

김 위원장은 방명록에 "새로운 력사(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역사)의 출발점에서"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남긴 글과 서명, 그리고 날짜까지 포함해 한글과 숫자 등 모두 33자로 쓰인 방명록에는 김 위원장 서체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전체적인 글을 약간 우측으로 올라가게 기울여 썼습니다. 그리고 글씨 자체도 각도 상으로 우상향으로 쓰는 특징을 보였습니다. 김 위원장 서체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인 2017년 7월 27일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명령한 친필 서명.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인 2017년 7월 27일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명령한 친필 서명.

지난 2016년 1월 수소탄 실험 사실 공개 때나 지난해 7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시험 발사 당시 북한 매체를 통해 김 위원장의 필체가 공개됐는데, 당시에도 김 위원장 필체는 이번 방명록과 유사한 특징을 보였습니다.

이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체는 아버지 김정일의 서체인 일명 '백두산 서체'를 모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14년 북한 월간지 '조선예술'은 '만경대 가문의 혁명사상과 명필체'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아버지와 거의 비슷한 서체를 갖게 된 과정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당시 '조선예술'은 기사에서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글을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장군님(김정일)의 필체인 백두산 서체를 따라 배우기 위하여 많은 품을 들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도 김일성 주석의 서체인 '태양 서체'를 모방하고자 애썼다고 알려졌습니다. 결국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서체가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에 이어 김정은 위원장까지 3대째 이어져 오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김일성 주석과의 관련성을 부각해 정통성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지난 2월 청와대 방명록에 필체를 남겼습니다. 김 제1부부장의 글씨 역시 오른쪽으로 올라가도록 쓴 점이 태양서체와 비슷하지만 김 위원장의 필체보다 반듯하고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쓴 점이 다릅니다.

2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청와대 방명록에 남긴 필체(맨 아래). 줄을 맞추면서도 모음 'ㅡ'가 45도 방향으로 올라가는 독특한 모양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필체 특징을 닮았다.2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청와대 방명록에 남긴 필체(맨 아래). 줄을 맞추면서도 모음 'ㅡ'가 45도 방향으로 올라가는 독특한 모양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필체 특징을 닮았다.

김정은 위원장 서체만의 특징도 있습니다. 바로 숫자 표기입니다.

김 위원장은 방명록에서 서명 아래 회담 날짜를 함께 표기했습니다. 회담 일인 '2018.4.27'이라라는 날짜를 썼는데, 이 중 숫자 '7'을 표기하는 방식이 특이합니다. 먼저 'ㄱ'자로 '7'을 쓴 뒤 세로획을 가로지르는 가로획을 하나 추가하는 방법으로 썼습니다. 이는 주로 유럽이나 영미권에서 숫자 '1'과 '7'을 표기할 때 서로 구분하기 위해 쓰는 방식입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어린 시절 스위스 등 유럽에서 유학하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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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명록에서 드러난 김정은 위원장 글씨는 ‘태양 서체’?
    • 입력 2018-04-27 14:25:37
    • 수정2018-04-27 15:07:17
    취재K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 장소인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긴 방명록 서체가 화제입니다.

평화의 집에 들어선 김 위원장은 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건넨 펜을 받아 방명록을 작성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방명록의 형식 등에 개의치 않고 빠르게 방명록을 써내려갔습니다.

김 위원장은 방명록에 "새로운 력사(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역사)의 출발점에서"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남긴 글과 서명, 그리고 날짜까지 포함해 한글과 숫자 등 모두 33자로 쓰인 방명록에는 김 위원장 서체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전체적인 글을 약간 우측으로 올라가게 기울여 썼습니다. 그리고 글씨 자체도 각도 상으로 우상향으로 쓰는 특징을 보였습니다. 김 위원장 서체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인 2017년 7월 27일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명령한 친필 서명.
지난 2016년 1월 수소탄 실험 사실 공개 때나 지난해 7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시험 발사 당시 북한 매체를 통해 김 위원장의 필체가 공개됐는데, 당시에도 김 위원장 필체는 이번 방명록과 유사한 특징을 보였습니다.

이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체는 아버지 김정일의 서체인 일명 '백두산 서체'를 모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14년 북한 월간지 '조선예술'은 '만경대 가문의 혁명사상과 명필체'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아버지와 거의 비슷한 서체를 갖게 된 과정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당시 '조선예술'은 기사에서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글을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장군님(김정일)의 필체인 백두산 서체를 따라 배우기 위하여 많은 품을 들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도 김일성 주석의 서체인 '태양 서체'를 모방하고자 애썼다고 알려졌습니다. 결국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서체가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에 이어 김정은 위원장까지 3대째 이어져 오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김일성 주석과의 관련성을 부각해 정통성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지난 2월 청와대 방명록에 필체를 남겼습니다. 김 제1부부장의 글씨 역시 오른쪽으로 올라가도록 쓴 점이 태양서체와 비슷하지만 김 위원장의 필체보다 반듯하고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쓴 점이 다릅니다.

2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청와대 방명록에 남긴 필체(맨 아래). 줄을 맞추면서도 모음 'ㅡ'가 45도 방향으로 올라가는 독특한 모양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필체 특징을 닮았다.
김정은 위원장 서체만의 특징도 있습니다. 바로 숫자 표기입니다.

김 위원장은 방명록에서 서명 아래 회담 날짜를 함께 표기했습니다. 회담 일인 '2018.4.27'이라라는 날짜를 썼는데, 이 중 숫자 '7'을 표기하는 방식이 특이합니다. 먼저 'ㄱ'자로 '7'을 쓴 뒤 세로획을 가로지르는 가로획을 하나 추가하는 방법으로 썼습니다. 이는 주로 유럽이나 영미권에서 숫자 '1'과 '7'을 표기할 때 서로 구분하기 위해 쓰는 방식입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어린 시절 스위스 등 유럽에서 유학하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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