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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끝없는 폭로…수사 칼날 ‘코앞’
입력 2018.04.27 (17:03) 수정 2018.04.27 (22:33) 멀티미디어 뉴스
‘대한항공’ 끝없는 폭로…수사 칼날 ‘코앞’
 ◆ "비리, 어디까지 해봤니?" 파도 파도 또 나오는 불법 의혹들

역사적인 봄날이다. 2018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를 향한 크나큰 진전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여망이 높다. 문득,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가 남북 정상회담이 하루 빨리 열리길 가장 간절히 원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지난 12일 '물벼락 갑질' 논란이 벌어진 이후 보름째, 각종 폭로와 비난에 연일 휩싸여 있기 때문이다. 기자들에게 사과 이메일 한 통만 보냈을 뿐, 줄곧 침묵을 지키며 여론이 수그러들기를 기다려 온 총수 일가는 국민들의 이목이 일제히 정상회담으로 쏠린 데 대해 잠시 안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법무부, 경찰, 검찰까지 일제히 나서면서 총수 일가의 소환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엄정한 수사와 그에 따른 처벌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금까지 알려진 한진그룹 일가의 비리 의혹은 다음과 같다.

1. '갑질'로 인한 폭행 혐의
조현민 씨가 광고회사 직원에게 매실음료를 끼얹고 컵을 던졌다/밀쳤다는 의혹.
이명희 씨가 호텔 조경 담당 직원을 밀치고 폭언을 한 의혹.

2. 불법 등기이사 혐의
미국 국적인 조현민 씨가 국적기인 진에어 등기이사로 6년간 재직하다가
항공법 개정 하루 전날 사임, 이후 진에어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기업을 '사실상 지배'한 의혹.

3. 관세 포탈 등 혐의
항공기를 통해 해외 고가품과 농식품 등을 세관 신고 않고 밀반입해왔다는 의혹.
외국인 여권 도용해 600달러 넘는 면세품 구매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의혹.

4. 부당 내부거래 혐의
기내 면세품 납품 수수료를 조씨 삼남매가 대표로 있는 회사에서 수익으로 챙겼다는 의혹.
한진그룹 내 부동산 관리사인 정석기업 건물에 인하대병원 사무실과
대한항공 직원 교육장 등 입주시켜 임대료를 받아왔다는 의혹.

5. 근로기준법 등 위반 혐의
승무인력 감축 및 휴가 미이행, 오너 일가의 직원에 대한 상습 폭언과 강압 의혹.

6.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
재외동포나 결혼이민자 등이 아닌 불법 체류자 신분의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고용해 온 의혹.

◆ "누가 누구를 수사하나"...대한항공 직원들의 냉소

많은 의혹이 한꺼번에 터지기까지 직원들은 왜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마음 속으로 삭혔을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한항공 직원들은 비리 제보를 수집하기 위한 단체 SNS방을 만들어 총수 일가의 완전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촛불집회도 계획 중이다. '1천 명의 박창진 사무장'이 생겨난 거라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막상 언론의 취재나 인터뷰에 응하는 것은 극도로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해고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노동조합이 충분한 방패막이가 되어주지 못할 거라는 불신에서다.

이런 가운데 불똥이 승무원들에게 튀었다. 농축산검역본부와 인천세관이 해외를 오가는 승무원들의 소지품에 대해 전수검사에 들어갔다. 총수 일가가 사용할 해외고가품과 채소, 과일들이 승무원들을 통해 밀반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색을 강화한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귀항한 한 승무원은 착용하고 있던 스마트시계의 구입 출처를 밝히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한다. 승무원들은 익명게시판 등을 통해 "세관이 몇년 전 구입한 물품까지 따져 묻고 영수증을 요구한다"며, "잘못한 윗선은 놔두고 왜 우리만 닦달하나" 반발하고 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국토부와 관세청이 자사와 오랜 유착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입을 모은다. 직원들은 해당 공무원들의 비행기 좌석을 업그레이드 하거나 원하는 좌석으로 배정, 비즈니스 라운지를 공짜로 이용하도록 하는 등의 편의제공은 흔히 해 온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누구를 수사하나', '감싸주다 흐지부지 끝날 것'이라는 불신이 팽배하다. 국토부와 관세청은 이같은 유착 의혹에 대해 각각 내부 감찰에 들어갔다.

국토부 공무원 편의제공을 요청하는 이메일 (출처 : 비리 제보 SNS방)국토부 공무원 편의제공을 요청하는 이메일 (출처 : 비리 제보 SNS방)

◆ 추락한 신뢰...진정한 반성 토대로 기업문화 혁신 있어야

신뢰도가 땅으로 추락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일탈로 인한 피해가 직원이나 주주들에게 가지 않도록 이번 사태를 극복해 나가려면 '윤리 경영'을 전면에 앞세운 기업문화 혁신이 필수다.

지금껏 보여 준 '갑질' 논란 외에도, 수치상으로 드러난 윤리경영 성적표는 낙제점이다. 지난 3년간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수령한 보수액이 직원 평균 급여액의 40배가 넘는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017년 조 회장의 보수액은 28억 7221만 원. 직원들이 평균 7138만 원을 수령한 데 비해 40.2배 넘는 급여를 챙겨갔다. (같은 해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의 급여가 직원 평균의 12.1배인 것과 대조적이다.)

회사가 지출한 기부금 액수도 미미하다. 대한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기부금은 2015년 221억 원에서 2016년 135억 원으로 38.9% 감소했다. 지난 해에는 1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8.1% 더 줄어들었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액수를 따져봐도 2015년 0.025%에서 2016년 0.012%, 2017년 0.013%로 비중이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만큼,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이 사회공헌 의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함은 당연하다. '땅콩 회항'으로 잠시 이미지를 구겼다지만 이번 위기는 더욱 치명적이다. 그간의 잘못에 대해 국민 앞에 나와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족벌 경영을 청산할 구체적인 경영 개혁안을 발표하고, 이를 성실히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감독할 만한 체제도 갖춰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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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8.04.27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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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리, 어디까지 해봤니?" 파도 파도 또 나오는 불법 의혹들

역사적인 봄날이다. 2018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를 향한 크나큰 진전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여망이 높다. 문득,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가 남북 정상회담이 하루 빨리 열리길 가장 간절히 원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지난 12일 '물벼락 갑질' 논란이 벌어진 이후 보름째, 각종 폭로와 비난에 연일 휩싸여 있기 때문이다. 기자들에게 사과 이메일 한 통만 보냈을 뿐, 줄곧 침묵을 지키며 여론이 수그러들기를 기다려 온 총수 일가는 국민들의 이목이 일제히 정상회담으로 쏠린 데 대해 잠시 안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법무부, 경찰, 검찰까지 일제히 나서면서 총수 일가의 소환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엄정한 수사와 그에 따른 처벌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금까지 알려진 한진그룹 일가의 비리 의혹은 다음과 같다.

1. '갑질'로 인한 폭행 혐의
조현민 씨가 광고회사 직원에게 매실음료를 끼얹고 컵을 던졌다/밀쳤다는 의혹.
이명희 씨가 호텔 조경 담당 직원을 밀치고 폭언을 한 의혹.

2. 불법 등기이사 혐의
미국 국적인 조현민 씨가 국적기인 진에어 등기이사로 6년간 재직하다가
항공법 개정 하루 전날 사임, 이후 진에어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기업을 '사실상 지배'한 의혹.

3. 관세 포탈 등 혐의
항공기를 통해 해외 고가품과 농식품 등을 세관 신고 않고 밀반입해왔다는 의혹.
외국인 여권 도용해 600달러 넘는 면세품 구매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의혹.

4. 부당 내부거래 혐의
기내 면세품 납품 수수료를 조씨 삼남매가 대표로 있는 회사에서 수익으로 챙겼다는 의혹.
한진그룹 내 부동산 관리사인 정석기업 건물에 인하대병원 사무실과
대한항공 직원 교육장 등 입주시켜 임대료를 받아왔다는 의혹.

5. 근로기준법 등 위반 혐의
승무인력 감축 및 휴가 미이행, 오너 일가의 직원에 대한 상습 폭언과 강압 의혹.

6.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
재외동포나 결혼이민자 등이 아닌 불법 체류자 신분의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고용해 온 의혹.

◆ "누가 누구를 수사하나"...대한항공 직원들의 냉소

많은 의혹이 한꺼번에 터지기까지 직원들은 왜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마음 속으로 삭혔을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한항공 직원들은 비리 제보를 수집하기 위한 단체 SNS방을 만들어 총수 일가의 완전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촛불집회도 계획 중이다. '1천 명의 박창진 사무장'이 생겨난 거라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막상 언론의 취재나 인터뷰에 응하는 것은 극도로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해고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노동조합이 충분한 방패막이가 되어주지 못할 거라는 불신에서다.

이런 가운데 불똥이 승무원들에게 튀었다. 농축산검역본부와 인천세관이 해외를 오가는 승무원들의 소지품에 대해 전수검사에 들어갔다. 총수 일가가 사용할 해외고가품과 채소, 과일들이 승무원들을 통해 밀반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색을 강화한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귀항한 한 승무원은 착용하고 있던 스마트시계의 구입 출처를 밝히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한다. 승무원들은 익명게시판 등을 통해 "세관이 몇년 전 구입한 물품까지 따져 묻고 영수증을 요구한다"며, "잘못한 윗선은 놔두고 왜 우리만 닦달하나" 반발하고 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국토부와 관세청이 자사와 오랜 유착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입을 모은다. 직원들은 해당 공무원들의 비행기 좌석을 업그레이드 하거나 원하는 좌석으로 배정, 비즈니스 라운지를 공짜로 이용하도록 하는 등의 편의제공은 흔히 해 온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누구를 수사하나', '감싸주다 흐지부지 끝날 것'이라는 불신이 팽배하다. 국토부와 관세청은 이같은 유착 의혹에 대해 각각 내부 감찰에 들어갔다.

국토부 공무원 편의제공을 요청하는 이메일 (출처 : 비리 제보 SNS방)국토부 공무원 편의제공을 요청하는 이메일 (출처 : 비리 제보 SNS방)

◆ 추락한 신뢰...진정한 반성 토대로 기업문화 혁신 있어야

신뢰도가 땅으로 추락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일탈로 인한 피해가 직원이나 주주들에게 가지 않도록 이번 사태를 극복해 나가려면 '윤리 경영'을 전면에 앞세운 기업문화 혁신이 필수다.

지금껏 보여 준 '갑질' 논란 외에도, 수치상으로 드러난 윤리경영 성적표는 낙제점이다. 지난 3년간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수령한 보수액이 직원 평균 급여액의 40배가 넘는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017년 조 회장의 보수액은 28억 7221만 원. 직원들이 평균 7138만 원을 수령한 데 비해 40.2배 넘는 급여를 챙겨갔다. (같은 해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의 급여가 직원 평균의 12.1배인 것과 대조적이다.)

회사가 지출한 기부금 액수도 미미하다. 대한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기부금은 2015년 221억 원에서 2016년 135억 원으로 38.9% 감소했다. 지난 해에는 1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8.1% 더 줄어들었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액수를 따져봐도 2015년 0.025%에서 2016년 0.012%, 2017년 0.013%로 비중이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만큼,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이 사회공헌 의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함은 당연하다. '땅콩 회항'으로 잠시 이미지를 구겼다지만 이번 위기는 더욱 치명적이다. 그간의 잘못에 대해 국민 앞에 나와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족벌 경영을 청산할 구체적인 경영 개혁안을 발표하고, 이를 성실히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감독할 만한 체제도 갖춰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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