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나갈 수 있나요”…미세먼지 속 노동자들의 한숨

입력 2018.05.01 (21:29) 수정 2018.05.0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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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동절 휴일인 오늘(1일)도 하루 종일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렸습니다.

이런 날씨에도 야외 노동자들은 변변한 안전장구조차 지급받지 못해서 각종 질병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그 실태를 곽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년 넘게 환경미화원으로 일해 온 서필원, 황기선 씨.

지난해 잇따라 폐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서필원/환경미화원/폐암 판정 : "참담했죠. 놀랐습니다. 재검까지 받고..."]

분리 수거가 이뤄지지 않던 시절 석면이나 연탄재까지 수거했고, 하루 8시간 이상 일하며 자동차 배기가스와 미세먼지 등을 마신 게 폐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산재를 신청했습니다.

[황기선/환경미화원/폐암 판정 : "차 매연 다 마셨죠. 코를 풀면 시커먼 것이 나오고..."]

택배나 건설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도 비슷한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마스크를 쓰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하지만 마스크를 쓰면 금세 숨이 차고 답답해지는데다 기능성 마스크의 경우 장 당 가격이 2천 원 정도여서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환경미화원 : "갑갑하고 하니까 아무래도 벗어 버리고 그래요."]

미세먼지가 세제곱미터당 10마이크로그램 증가하면 폐암 발생률이 9%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호흡기 질환 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피부나 안구질환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 때문에 야외 노동자들에게 안전장구 착용을 의무화하고 유급휴가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임상혁/노동환경건강연구소 선임연구원 : "다른 사람은 피할 수 있잖아요. 놀러가지 말아야지 라든지, 나가지 말아야지 이런데... 이 분들은 자기가 그게 업무이기 때문에..."]

생업을 포기하기 힘든 노동자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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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 나갈 수 있나요”…미세먼지 속 노동자들의 한숨
    • 입력 2018-05-01 21:33:09
    • 수정2018-05-02 09: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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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동절 휴일인 오늘(1일)도 하루 종일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렸습니다.

이런 날씨에도 야외 노동자들은 변변한 안전장구조차 지급받지 못해서 각종 질병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그 실태를 곽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년 넘게 환경미화원으로 일해 온 서필원, 황기선 씨.

지난해 잇따라 폐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서필원/환경미화원/폐암 판정 : "참담했죠. 놀랐습니다. 재검까지 받고..."]

분리 수거가 이뤄지지 않던 시절 석면이나 연탄재까지 수거했고, 하루 8시간 이상 일하며 자동차 배기가스와 미세먼지 등을 마신 게 폐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산재를 신청했습니다.

[황기선/환경미화원/폐암 판정 : "차 매연 다 마셨죠. 코를 풀면 시커먼 것이 나오고..."]

택배나 건설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도 비슷한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마스크를 쓰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하지만 마스크를 쓰면 금세 숨이 차고 답답해지는데다 기능성 마스크의 경우 장 당 가격이 2천 원 정도여서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환경미화원 : "갑갑하고 하니까 아무래도 벗어 버리고 그래요."]

미세먼지가 세제곱미터당 10마이크로그램 증가하면 폐암 발생률이 9%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호흡기 질환 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피부나 안구질환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 때문에 야외 노동자들에게 안전장구 착용을 의무화하고 유급휴가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임상혁/노동환경건강연구소 선임연구원 : "다른 사람은 피할 수 있잖아요. 놀러가지 말아야지 라든지, 나가지 말아야지 이런데... 이 분들은 자기가 그게 업무이기 때문에..."]

생업을 포기하기 힘든 노동자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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