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어린이 안됩니다”…확산되는 ‘노키즈존’

입력 2018.05.04 (08:30) 수정 2018.05.04 (09:0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내일은 어린이날인데요.

어린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어디서 외식 한번 할까 계획세우고들 계실겁니다.

그런데, 이 마크 보이시죠.

바로 '노키즈존' 어린이 출입은 안된다는 표십니다.

정말 들어가고 싶은데, 카페나 식당 문 앞에서 이 마크를 보신다면 어떡하시겠습니까?

저도 저희 제작진들에게 물어봤는데, 어린이가 없거나 젊은층일수록 '노키즈존'에 대한 찬성이 많았고,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은 반대나 아니면 취지는 인정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노키즈존' 함께 보시면서 한번 고민해보시죠.

[리포트]

유모차 끌랴, 어린이 달래랴.

어린 자녀들과 외출 한 번 하기 참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또 다른 고민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정은정/인천시 남동구 : "어디를 가려면 미리 검색을 하고 아니면 전화를 해서 물어보고 가요. 아이들이 입장 가능한 건지 확인하고 가요."]

바로 어린이 출입이 금지되는 곳, 이른바 '노키즈존' 식당과 카페 등이 눈에 띄게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과연 그 실태는 어떨까.

세 살 자녀를 둔 주부와 함께 한 카페를 들어가 봤습니다.

출입구에서 눈에 띄는 문구. 바로 '노키즈존'입니다.

["(테이크아웃 하세요?) 아니요. 먹고 가려고. (저희는 노키즈존 이라서 테이크아웃만 가능해요.)"]

어린이를 동반할 경우 함께 먹고 가는 것은 안 된다는 겁니다.

이번에는 인근의 다른 식당을 가봤습니다.

["아이랑 동반해서 들어올 수 없어요? (네, 저희가 노키즈 존이라 초등학생 이하는 출입 안 되고 있어요.)"]

역시 입장을 거절 당했습니다.

가게의 방침을 이해는 하지만, 잘 좀 관리해줄 것을 당부하기보다는 무조건 입장이 제한되는 '노키즈존'에 씁쓸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배혜민/서울시 중구 : "일부 몰지각하신 분들이 하신 행동 때문에 편견이 생긴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기 전부터 문제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추정을 하고 그렇게 하는 건 엄마로서는 아직 불편한 거 같아요."]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에게 이같은 '노키즈존'은 이제 최대 걱정거리로 부상했습니다.

분위기 좋은 식당이나 카페,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가려고 해도 전국적으로 '노키즈존'을 표방한 가게들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노키즈존'을 운영하는 업소들의 입장은 어떨까.

['노키즈존' 음식점 관계자/음성변조 : "남을 배려하고 남에게 피해를 안 줘야 하는데 여기는 공공장소잖아요. 공공장소에서의 기본적인 교육을 아이 엄마들이 전혀 안 시키기 때문에 가정 교육이 안 되어 있는 아이들은 안 받는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노키즈존' 운영이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 불가피한데도 어쩔 수 없다는 건데요.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일부 부모들의 도넘은 행동이나 안전상의 문제를 들기도 합니다.

[이해림/커피전문점 사장 : "카페 테이블이나 이런 데다 기저귀 같은 걸 놓으시면 아이들 키우는 분이야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비위 상해서 못 견뎌 하시는 분들 되게 많으시거든요."]

[음식점 사장/음성변조 : "부딪힐까 봐 '얘야 뛰어다니지 마라. 다른 사람들 식사하잖아요.' 이러면 '사장님 아이들이 그럴 수 있지 아이 기를 죽이고 그래요' 라고..."]

그러다보니 어린이를 둔 엄마들도 모두가 '노키즈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박향순/경기도 시흥시 : "뜨거운 국물 왔다 갔다 할 때도 아이들 뛰어다니고 하는 거에 대해서 무책임하게 아이를 방임하고 하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취지는 인정하지만 지나치다." "최소한의 에티켓이다" 논란 속에 오히려 어린이를 환영한다는 곳들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예스키즈','웰컴키즈'를 표방한 겁니다.

경기도의 한 음식점.

안으로 들어가보니 어른들이 조용히 식사하는 분위기인데요.

찬찬히 살펴보면 이 가게 곳곳에는 독특한 공간이 있습니다.

[황은평/'예스키즈존' 음식점 관계자 : "'키즈존'이라고 해서 애들이 막 뛰어놀 수 있는 분위기가 되면 안되기 때문에 그래도 아이들이 와서 거기서 색칠 놀이도 하고 그 안에서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가게 한 켠 마련된 수유실부터 작은 놀이공간까지.

어린이 동반 고객들을 환영하는 것은 물론 일반 손님들께 배려를 부탁한다는 안내문까지 걸려있습니다.

[황은평/'예스키즈존' 음식점 관계자 : "연인들도 오고 나머지 가족 단위의 손님들도 오니까 같이 이해해 달라.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고까지 이야기를 하는데 그러기 때문에 이런 배려들이 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어린이를 무조건 배제하는 '노키즈존'이 늘어나는 것이 어린이 동반 손님으로 인한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아니라는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김효진/경기도 시흥시 : "엄마들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가 이럴 수도 있지 라는 생각을 좀 하면서 다른 분들을 덜 배려하는 게 있을 테고 아이들이 없으신 분들은 이 시간과 공간을 내가 돈을 내고 왔는데 아이들로 인해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시는 거 같고. 서로서로 조금씩 더 배려하면 노키즈존 문제가 생기지 않지 않을까..."]

결국 문제의 발단과 해결은 어린이가 있고, 없고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임영주/부모교육연구소장 : "카페에서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시끄럽다고 불평 하 는 사람들이 훗날 아이들이 청년이 됐을 때 노인 금지 구역에 대상이 될 수도 있는 문제거든요. 배려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하겠죠."]

차별 논란 속에 인권위의 시정 권고까지 나오면서 논란이 재점화된 '노키즈존'.

저출산 정책에 역행한다며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는 엄마들의 표심까지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점주와 손님, 어린 자녀를 둔 부모가 차별이 아닌 공존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어린이 안됩니다”…확산되는 ‘노키즈존’
    • 입력 2018-05-04 08:39:38
    • 수정2018-05-04 09:06:08
    아침뉴스타임
[앵커]

내일은 어린이날인데요.

어린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어디서 외식 한번 할까 계획세우고들 계실겁니다.

그런데, 이 마크 보이시죠.

바로 '노키즈존' 어린이 출입은 안된다는 표십니다.

정말 들어가고 싶은데, 카페나 식당 문 앞에서 이 마크를 보신다면 어떡하시겠습니까?

저도 저희 제작진들에게 물어봤는데, 어린이가 없거나 젊은층일수록 '노키즈존'에 대한 찬성이 많았고,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은 반대나 아니면 취지는 인정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노키즈존' 함께 보시면서 한번 고민해보시죠.

[리포트]

유모차 끌랴, 어린이 달래랴.

어린 자녀들과 외출 한 번 하기 참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또 다른 고민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정은정/인천시 남동구 : "어디를 가려면 미리 검색을 하고 아니면 전화를 해서 물어보고 가요. 아이들이 입장 가능한 건지 확인하고 가요."]

바로 어린이 출입이 금지되는 곳, 이른바 '노키즈존' 식당과 카페 등이 눈에 띄게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과연 그 실태는 어떨까.

세 살 자녀를 둔 주부와 함께 한 카페를 들어가 봤습니다.

출입구에서 눈에 띄는 문구. 바로 '노키즈존'입니다.

["(테이크아웃 하세요?) 아니요. 먹고 가려고. (저희는 노키즈존 이라서 테이크아웃만 가능해요.)"]

어린이를 동반할 경우 함께 먹고 가는 것은 안 된다는 겁니다.

이번에는 인근의 다른 식당을 가봤습니다.

["아이랑 동반해서 들어올 수 없어요? (네, 저희가 노키즈 존이라 초등학생 이하는 출입 안 되고 있어요.)"]

역시 입장을 거절 당했습니다.

가게의 방침을 이해는 하지만, 잘 좀 관리해줄 것을 당부하기보다는 무조건 입장이 제한되는 '노키즈존'에 씁쓸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배혜민/서울시 중구 : "일부 몰지각하신 분들이 하신 행동 때문에 편견이 생긴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기 전부터 문제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추정을 하고 그렇게 하는 건 엄마로서는 아직 불편한 거 같아요."]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에게 이같은 '노키즈존'은 이제 최대 걱정거리로 부상했습니다.

분위기 좋은 식당이나 카페,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가려고 해도 전국적으로 '노키즈존'을 표방한 가게들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노키즈존'을 운영하는 업소들의 입장은 어떨까.

['노키즈존' 음식점 관계자/음성변조 : "남을 배려하고 남에게 피해를 안 줘야 하는데 여기는 공공장소잖아요. 공공장소에서의 기본적인 교육을 아이 엄마들이 전혀 안 시키기 때문에 가정 교육이 안 되어 있는 아이들은 안 받는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노키즈존' 운영이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 불가피한데도 어쩔 수 없다는 건데요.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일부 부모들의 도넘은 행동이나 안전상의 문제를 들기도 합니다.

[이해림/커피전문점 사장 : "카페 테이블이나 이런 데다 기저귀 같은 걸 놓으시면 아이들 키우는 분이야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비위 상해서 못 견뎌 하시는 분들 되게 많으시거든요."]

[음식점 사장/음성변조 : "부딪힐까 봐 '얘야 뛰어다니지 마라. 다른 사람들 식사하잖아요.' 이러면 '사장님 아이들이 그럴 수 있지 아이 기를 죽이고 그래요' 라고..."]

그러다보니 어린이를 둔 엄마들도 모두가 '노키즈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박향순/경기도 시흥시 : "뜨거운 국물 왔다 갔다 할 때도 아이들 뛰어다니고 하는 거에 대해서 무책임하게 아이를 방임하고 하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취지는 인정하지만 지나치다." "최소한의 에티켓이다" 논란 속에 오히려 어린이를 환영한다는 곳들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예스키즈','웰컴키즈'를 표방한 겁니다.

경기도의 한 음식점.

안으로 들어가보니 어른들이 조용히 식사하는 분위기인데요.

찬찬히 살펴보면 이 가게 곳곳에는 독특한 공간이 있습니다.

[황은평/'예스키즈존' 음식점 관계자 : "'키즈존'이라고 해서 애들이 막 뛰어놀 수 있는 분위기가 되면 안되기 때문에 그래도 아이들이 와서 거기서 색칠 놀이도 하고 그 안에서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가게 한 켠 마련된 수유실부터 작은 놀이공간까지.

어린이 동반 고객들을 환영하는 것은 물론 일반 손님들께 배려를 부탁한다는 안내문까지 걸려있습니다.

[황은평/'예스키즈존' 음식점 관계자 : "연인들도 오고 나머지 가족 단위의 손님들도 오니까 같이 이해해 달라.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고까지 이야기를 하는데 그러기 때문에 이런 배려들이 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어린이를 무조건 배제하는 '노키즈존'이 늘어나는 것이 어린이 동반 손님으로 인한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아니라는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김효진/경기도 시흥시 : "엄마들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가 이럴 수도 있지 라는 생각을 좀 하면서 다른 분들을 덜 배려하는 게 있을 테고 아이들이 없으신 분들은 이 시간과 공간을 내가 돈을 내고 왔는데 아이들로 인해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시는 거 같고. 서로서로 조금씩 더 배려하면 노키즈존 문제가 생기지 않지 않을까..."]

결국 문제의 발단과 해결은 어린이가 있고, 없고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임영주/부모교육연구소장 : "카페에서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시끄럽다고 불평 하 는 사람들이 훗날 아이들이 청년이 됐을 때 노인 금지 구역에 대상이 될 수도 있는 문제거든요. 배려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하겠죠."]

차별 논란 속에 인권위의 시정 권고까지 나오면서 논란이 재점화된 '노키즈존'.

저출산 정책에 역행한다며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는 엄마들의 표심까지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점주와 손님, 어린 자녀를 둔 부모가 차별이 아닌 공존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