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삼성측 해명은 거짓”

입력 2018.05.04 (16:03) 수정 2018.05.08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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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 정말 ‘오락가락’했을까

금감원,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 정말 ‘오락가락’했을까

금감원이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 문제를 지적하자 이를 두고 금감원이 말을 바꾼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반박회견에서 금감원이 과거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삼성 측의 주장대로, 금융감독원이 2년 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정권이 바뀌고 말을 바꾼 것일까?

◆ 삼성 측 "금감원 이미 문제없다 판단”

지난 2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감원의 감리 결과에 대한 반박이었다. 부당한 회계처리가 아니라고 강조하며, 무엇보다 금감원이 앞서 세 번에 걸쳐 “문제없다.”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심병화 상무는 “2016년 5~6월, 이미 1차 자체 조사가 있었다”고 했다. 당시 2015년 재무제표가 공시되자 일부 언론에서 지적이 있었고, 이에 금감원이 자체적으로 조사했다는 것이다.

이어 “2016년 8월, 상장신청에 들어가면서 금융감독원 의뢰에 따라서 감리가 시행된 바 있다”고 말한다.

당시 한국거래소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을 신청하자, 금융감독원에서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감리를 받도록 요청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2016년 말, 참여연대가 바이오젠 풀옵션 회계처리를 지적한 것에 대해 “금감원에서 문제없음으로 회신했다”고 했다.

◆ 금감원 "우리가 한 회계 감리는 이번 처음이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금감원의 입장은 한마디로 오해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금감원의 회계 감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장한 ‘1차 조사’는 ‘조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시 언론에서 문의가 있어서 회사 측에 내용을 문의한 것일 뿐, 조사의 성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상장을 앞두고 실시한 회계 감리는 어떻게 된 것일까. 이것 역시 금감원이 실시한 것이 아니다.

회계 감리를 위탁하는 주체는 증권선물위원회다. 이곳에서 상장사에 대한 감리는 금감원에, 비상장사는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위탁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비상장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감리는 금감원이 아닌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위탁됐고, 이를 위탁한 주체는 금감원이 아니라 증권선물위원회다.

◆ 금감원 "문제없다" 회신했다?
마지막으로 참여연대의 지적에 금감원이 “문제없다”고 회신한 것은 어떻게 된 일일까.

참여연대 측에 당시 받은 금감원의 회신자료를 요청했다. 지난해 2월 발송된 해당 문서에는 "2015년 감사보고서에 대한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감리 결과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는 등 회계기준 위반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돼 있다.


즉 금감원의 입장이 아닌,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감리 결과에 따르면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금감원은 "해당 회신은 감리가 아닌 공시된 자료와 회사가 임의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라며 "중요한 누락 또는 변경 사상이 발견된 경우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인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참여연대 질의가 왔고, 기존 자료에 이렇게 나와 있다고 전해준 것"이라며 "금감원 감리 결과를 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결국,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에 대해 의견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입장을 인용해 온 금감원이 감리 요구가 계속되자 직접 나서 조사한 것이다.

금감원이 회계처리 위반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면서 공은 이제 금융위원회로 넘어가게 됐다.

첫 관문인 감리위원회가 이달 10일과 31일로 예정돼 있다. 감리위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제재 결과는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앞으로 행정소송도 검토하겠다고 나선 만큼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연관기사]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재용 승계 작업에 어떤 역할을 했길래? (2018.5.3)
“삼성바이오로직스 단숨에 흑자”…분식회계 논란 왜? (20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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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감원 “삼성측 해명은 거짓”
    • 입력 2018-05-04 16:03:17
    • 수정2018-05-08 18:49:36
    경제
금감원이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 문제를 지적하자 이를 두고 금감원이 말을 바꾼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반박회견에서 금감원이 과거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삼성 측의 주장대로, 금융감독원이 2년 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정권이 바뀌고 말을 바꾼 것일까?

◆ 삼성 측 "금감원 이미 문제없다 판단”

지난 2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감원의 감리 결과에 대한 반박이었다. 부당한 회계처리가 아니라고 강조하며, 무엇보다 금감원이 앞서 세 번에 걸쳐 “문제없다.”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심병화 상무는 “2016년 5~6월, 이미 1차 자체 조사가 있었다”고 했다. 당시 2015년 재무제표가 공시되자 일부 언론에서 지적이 있었고, 이에 금감원이 자체적으로 조사했다는 것이다.

이어 “2016년 8월, 상장신청에 들어가면서 금융감독원 의뢰에 따라서 감리가 시행된 바 있다”고 말한다.

당시 한국거래소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을 신청하자, 금융감독원에서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감리를 받도록 요청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2016년 말, 참여연대가 바이오젠 풀옵션 회계처리를 지적한 것에 대해 “금감원에서 문제없음으로 회신했다”고 했다.

◆ 금감원 "우리가 한 회계 감리는 이번 처음이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금감원의 입장은 한마디로 오해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금감원의 회계 감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장한 ‘1차 조사’는 ‘조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시 언론에서 문의가 있어서 회사 측에 내용을 문의한 것일 뿐, 조사의 성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상장을 앞두고 실시한 회계 감리는 어떻게 된 것일까. 이것 역시 금감원이 실시한 것이 아니다.

회계 감리를 위탁하는 주체는 증권선물위원회다. 이곳에서 상장사에 대한 감리는 금감원에, 비상장사는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위탁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비상장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감리는 금감원이 아닌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위탁됐고, 이를 위탁한 주체는 금감원이 아니라 증권선물위원회다.

◆ 금감원 "문제없다" 회신했다?
마지막으로 참여연대의 지적에 금감원이 “문제없다”고 회신한 것은 어떻게 된 일일까.

참여연대 측에 당시 받은 금감원의 회신자료를 요청했다. 지난해 2월 발송된 해당 문서에는 "2015년 감사보고서에 대한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감리 결과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는 등 회계기준 위반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돼 있다.


즉 금감원의 입장이 아닌,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감리 결과에 따르면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금감원은 "해당 회신은 감리가 아닌 공시된 자료와 회사가 임의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라며 "중요한 누락 또는 변경 사상이 발견된 경우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인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참여연대 질의가 왔고, 기존 자료에 이렇게 나와 있다고 전해준 것"이라며 "금감원 감리 결과를 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결국,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에 대해 의견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입장을 인용해 온 금감원이 감리 요구가 계속되자 직접 나서 조사한 것이다.

금감원이 회계처리 위반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면서 공은 이제 금융위원회로 넘어가게 됐다.

첫 관문인 감리위원회가 이달 10일과 31일로 예정돼 있다. 감리위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제재 결과는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앞으로 행정소송도 검토하겠다고 나선 만큼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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