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신축 야구장, ‘돔구장’이 최선일까?

입력 2018.05.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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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2026년까지 사직야구장의 대체야구장으로 개폐형 돔 야구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3만 석 정도의 규모로 일단 3천5백억 원 정도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큰 비용이 들어가지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 계획이 없어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 공약'아니냐는 비판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NC 다이노스의 홈인 창원시에서는 현재 창원 마산야구장 신축이 한창이다. 2019년 개막전을 목표로 40% 이상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7월 주요 골조 공사를 마치고 12월 마감 공사를 끝낸 뒤 내년 2월 준공될 예정이다.

창원 마산구장의 설계를 맡은 곳은 '파퓰러스(POPULOUS)'라는 다국적 기업이다. 국내에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컨벤션센터 설계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전체 메이저리그 야구장 30개 중 67%인 20개를 이 회사에서 설계를 맡았다.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의 새로운 홈구장(다음 시즌 입성 예정)도 파퓰러스가 설계할 정도로 종목을 가리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주 경기장을 설계한 정도로 알려졌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마련한 '한-호주 언론교류 프로그램'에 참가해 지난달 20일 파률러스 호주 본사 관계자를 취재했다. 세계적인 야구장 설계 기업이 밝힌 '돔구장'의 현재 추세와 견해를 가감 없이 싣는다.

질문1>현재 MLB 구장 중 돔구장 현황이 어떻게 되나요?

답1>현재 메이저리그 구장 30개 중 7개 구장의 지붕이 경기장 전체를 덮을 수 있으며 그중 템파베이 레이즈
구단이 사용 중인 구장(트로피카나필드) 단 하나만이 한국의 고척 스카이돔과같이 지붕을 열 수 없는 '고정형' 돔구장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외 6개 구장은 개폐식 지붕을 가지고 있으며, 1989년 메이저리그 최초의 개폐식 구장인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로저스 센터를 시작으로, 1998년 애리조나의 체이스 필드, 1999년 시애틀의 세이피코 필드, 2000년 휴스턴의 미닛메이드 파크, 2001년 밀워키의 밀러 파크, 그리고 2012년 가장 미래 지향적인 마이애미의 말린스 구장을 최근으로 현재 6개의 지붕 개폐식 구장들이 있습니다.

질문2>돔구장 건설의 장단점을 비용, 야구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답2>야구는 천연 잔디 위에서 펼쳐지는 전통적인 여름 스포츠입니다. 야구팬들은 이처럼 직접 구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현장의 경험을 위해 구장을 찾습니다. 외야수가 태양 빛에 눈이 가려 뜬공을 놓치는 상황도 모두 야구라는 경기의 한 부분입니다.

야구장의 지붕을 개폐식으로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선수들이 플레이할 수 없고 팬들이 경기를 관람할 수 없는 극한의 기후와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경기를 치를 수 있는 환경을 임시로 조성하기 위함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구장 운영 측면에서 야구 이외의 다양한 이벤트를 유치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기 위함이며 이는 구장에 또 다른 수익의 기회를 창출합니다.

토론토의 메이저리그 최초의 개폐식 지붕 구장은 극한의 추운 기후 속에서 팬들과 선수를 보호하고 경기를 지속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마이애미의 말린스 구장은 해변을 따라 넘어오는 더위와 습기로부터 팬들과 선수를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또한, 야구 경기가 열리지 않는 날에는 몬스터 트럭 쇼, 비욘세의 콘서트처럼 대형 이벤트 또는 결혼식, 국제 축구 경기부터 미식축구까지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도록 유동적으로 설계 되었습니다. 유동성은 건설 비용이 많이 드는 개폐식 지붕 구장 설계의 'Key'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질문3>마지막으로 한국의 야구 환경에서 일반구장과 돔구장 중 어떤 것이 효율성과 현실성이 있을지 말씀해 주십시오.

답3>야구는 전통적인 야외스포츠입니다. 지리 기후적 조건을 넘어 선수와 팬들이 경기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진정한 경험을 고려한 구장 설계가 핵심입니다.

그러한 야구만의 진정한 경험과 분위기를 만드는 최선의 방법은, 가능하다면 NC의 새 구장처럼 지붕이 없는 완전 개방형 구장, 또는 필요하면 지붕을 닫고 평상시에는 지붕을 개방할 수 있는 지붕 개폐형 구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NC 구장의 특별한 점은 비막이나 햇볕 막이를 위한 켄틸레버 방식의(cantilevered) 돌출형 지붕이 없는 것
뿐 아니라 일반인이 입구에서부터 접근하는 동선상에 경기장 내외를 나누는 외벽 없이 수평으로는 360도 개방된, 수직으로는 하늘로 열린, 야구만이 가지는 진정한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컨셉의 설계입니다.

반면에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개폐식 구장은 그 나름대로 가질 수 있는 유동성으로, 오락 이벤트와 지역 사회 이벤트 등을 통해 한 해 동안 날씨와 상관없이 365일 가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야구 경기장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의 모든 경기장이 각각의 장단점이 있으며, 각기 다른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지붕 개폐식 형태의 구장은 불가피하게 추가로 많은 비용이 들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어떠한 형태의 경기장을 만들지는 비용과 효율성 그리고 운영적인 측면 모두의 균형 있는 계획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트렌드 뿐 아니라 미래의 잠재적 변화를 고려한 심도 깊은 고민을 통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야구'라는 스포츠를 위해서는 자연식 일반구장이 가장 좋지만, 기후 등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 돔구장을 건축한다면 지붕을 여닫을 수 있는 '개폐형'이 최선이라는 얘기이다. 하지만 돔구장 건설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데다, 야구 외에 기타 시설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남아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돔을 고집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가 남아 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새로운 '변수'가 하나 등장했다. 심각해진 미세먼지로 인해 야구 경기가 취소되는 일이 처음으로 일어나면서 돔구장이 필요하다는 새로운 근거가 추가된 것이다. 선거철만 되면 공약으로 남발할 것이 아니라 미래 새로운 야구장에 대한 전문가, 구단, 자치단체의 '진지한' 연구와 논의를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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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 신축 야구장, ‘돔구장’이 최선일까?
    • 입력 2018-05-08 11:00:59
    취재K
부산시가 2026년까지 사직야구장의 대체야구장으로 개폐형 돔 야구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3만 석 정도의 규모로 일단 3천5백억 원 정도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큰 비용이 들어가지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 계획이 없어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 공약'아니냐는 비판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NC 다이노스의 홈인 창원시에서는 현재 창원 마산야구장 신축이 한창이다. 2019년 개막전을 목표로 40% 이상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7월 주요 골조 공사를 마치고 12월 마감 공사를 끝낸 뒤 내년 2월 준공될 예정이다.

창원 마산구장의 설계를 맡은 곳은 '파퓰러스(POPULOUS)'라는 다국적 기업이다. 국내에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컨벤션센터 설계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전체 메이저리그 야구장 30개 중 67%인 20개를 이 회사에서 설계를 맡았다.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의 새로운 홈구장(다음 시즌 입성 예정)도 파퓰러스가 설계할 정도로 종목을 가리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주 경기장을 설계한 정도로 알려졌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마련한 '한-호주 언론교류 프로그램'에 참가해 지난달 20일 파률러스 호주 본사 관계자를 취재했다. 세계적인 야구장 설계 기업이 밝힌 '돔구장'의 현재 추세와 견해를 가감 없이 싣는다.

질문1>현재 MLB 구장 중 돔구장 현황이 어떻게 되나요?

답1>현재 메이저리그 구장 30개 중 7개 구장의 지붕이 경기장 전체를 덮을 수 있으며 그중 템파베이 레이즈
구단이 사용 중인 구장(트로피카나필드) 단 하나만이 한국의 고척 스카이돔과같이 지붕을 열 수 없는 '고정형' 돔구장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외 6개 구장은 개폐식 지붕을 가지고 있으며, 1989년 메이저리그 최초의 개폐식 구장인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로저스 센터를 시작으로, 1998년 애리조나의 체이스 필드, 1999년 시애틀의 세이피코 필드, 2000년 휴스턴의 미닛메이드 파크, 2001년 밀워키의 밀러 파크, 그리고 2012년 가장 미래 지향적인 마이애미의 말린스 구장을 최근으로 현재 6개의 지붕 개폐식 구장들이 있습니다.

질문2>돔구장 건설의 장단점을 비용, 야구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답2>야구는 천연 잔디 위에서 펼쳐지는 전통적인 여름 스포츠입니다. 야구팬들은 이처럼 직접 구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현장의 경험을 위해 구장을 찾습니다. 외야수가 태양 빛에 눈이 가려 뜬공을 놓치는 상황도 모두 야구라는 경기의 한 부분입니다.

야구장의 지붕을 개폐식으로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선수들이 플레이할 수 없고 팬들이 경기를 관람할 수 없는 극한의 기후와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경기를 치를 수 있는 환경을 임시로 조성하기 위함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구장 운영 측면에서 야구 이외의 다양한 이벤트를 유치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기 위함이며 이는 구장에 또 다른 수익의 기회를 창출합니다.

토론토의 메이저리그 최초의 개폐식 지붕 구장은 극한의 추운 기후 속에서 팬들과 선수를 보호하고 경기를 지속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마이애미의 말린스 구장은 해변을 따라 넘어오는 더위와 습기로부터 팬들과 선수를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또한, 야구 경기가 열리지 않는 날에는 몬스터 트럭 쇼, 비욘세의 콘서트처럼 대형 이벤트 또는 결혼식, 국제 축구 경기부터 미식축구까지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도록 유동적으로 설계 되었습니다. 유동성은 건설 비용이 많이 드는 개폐식 지붕 구장 설계의 'Key'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질문3>마지막으로 한국의 야구 환경에서 일반구장과 돔구장 중 어떤 것이 효율성과 현실성이 있을지 말씀해 주십시오.

답3>야구는 전통적인 야외스포츠입니다. 지리 기후적 조건을 넘어 선수와 팬들이 경기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진정한 경험을 고려한 구장 설계가 핵심입니다.

그러한 야구만의 진정한 경험과 분위기를 만드는 최선의 방법은, 가능하다면 NC의 새 구장처럼 지붕이 없는 완전 개방형 구장, 또는 필요하면 지붕을 닫고 평상시에는 지붕을 개방할 수 있는 지붕 개폐형 구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NC 구장의 특별한 점은 비막이나 햇볕 막이를 위한 켄틸레버 방식의(cantilevered) 돌출형 지붕이 없는 것
뿐 아니라 일반인이 입구에서부터 접근하는 동선상에 경기장 내외를 나누는 외벽 없이 수평으로는 360도 개방된, 수직으로는 하늘로 열린, 야구만이 가지는 진정한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컨셉의 설계입니다.

반면에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개폐식 구장은 그 나름대로 가질 수 있는 유동성으로, 오락 이벤트와 지역 사회 이벤트 등을 통해 한 해 동안 날씨와 상관없이 365일 가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야구 경기장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의 모든 경기장이 각각의 장단점이 있으며, 각기 다른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지붕 개폐식 형태의 구장은 불가피하게 추가로 많은 비용이 들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어떠한 형태의 경기장을 만들지는 비용과 효율성 그리고 운영적인 측면 모두의 균형 있는 계획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트렌드 뿐 아니라 미래의 잠재적 변화를 고려한 심도 깊은 고민을 통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야구'라는 스포츠를 위해서는 자연식 일반구장이 가장 좋지만, 기후 등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 돔구장을 건축한다면 지붕을 여닫을 수 있는 '개폐형'이 최선이라는 얘기이다. 하지만 돔구장 건설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데다, 야구 외에 기타 시설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남아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돔을 고집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가 남아 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새로운 '변수'가 하나 등장했다. 심각해진 미세먼지로 인해 야구 경기가 취소되는 일이 처음으로 일어나면서 돔구장이 필요하다는 새로운 근거가 추가된 것이다. 선거철만 되면 공약으로 남발할 것이 아니라 미래 새로운 야구장에 대한 전문가, 구단, 자치단체의 '진지한' 연구와 논의를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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