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에게 5월은 잔인한 달…“생기부 관리에 모평 준비까지”

입력 2018.05.10 (10:02) 수정 2018.05.1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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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에게 5월은 잔인한 달…“생기부 관리에 모평 준비까지”

학생에게 5월은 잔인한 달…“생기부 관리에 모평 준비까지”

5월, 여론'전'(戰)이 치러지고 있는 '전장'이 있다. 매일 기사가 쏟아지고, 천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그곳은 '대입 개편안 공론장'이다.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 마련을 위해 국민교육회의가 "여론을 듣겠다"고 천명하면서, '수능이냐 학생부냐'를 두고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진검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대체로 학부모와 교사가 대립하는 양상이다.

Q. 그럼... 학생들은... 뭘... 하나요?
A. ...학원에 갑니다. ^^

5월, 1년 내내 바쁜 고등학생들에게 특히 잔인한 달이다. 학년 생활기록부의 윤곽이 나오면서 어떤 부분을 선택해 집중할지 전략을 짜야 한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한편, 수능 6월 모의평가도 챙겨야 하는 건 물론이다. 황금연휴, 쉴 틈은 없다.


◇ 이번 연휴에 뭐했어? "생기부 컨설팅받았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유명 컨설팅 업체의 지난 황금연휴(5월 5일~7일) 기간 프로그램을 재구성해봤다. 학생부 생활기록부, 이른바 '생기부' 분석부터 '자소서'(자기소개서) 첨삭까지 배울 수 있다.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도 수강할 수 있다.

'종합 컨설팅' 가격은 대체로 3시간에 30~40만 원. 각종 대외 활동과 수상 경력을 기재하는 '비교과' 영역을 가르쳐준다. 전화 상담을 받아보니, 독서 수업에선 독후감 작성 방법뿐 아니라 책 요약까지 해준다고 한다. "대학교에서 뭘 원하는 지가 중요하다"는 게 상담 실장의 말이다.

◇ D-30 '6월 모평'…끝없는 릴레이

다음 달 7일엔 「2018년 6월 전국연합합력평가」가 치러진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이른바 '6월 모의평가'로 2019학년도 수능을 내다볼 중요한 단서가 된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과 졸업생들이 함께 치러, 실력을 평가하고 대입 전략을 짤 기준이 된다.

학원가에선 특강 프로그램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 달 앞두고 부족한 과목에 대한 '족집게 강의'가 인기다. 중간고사가 끝난 직후지만, 기말고사를 준비하면서 수능을 함께 공부하기도 한다. 수능 지문에 나올 EBS 강의도 넘길 수 없다.

◇ 수시든 정시든 학생 처지는 마찬가지…"부담이 오히려 늘었어요."

수시를 지원한다고 수능 특강을 듣지 않는 것이 아니고, 정시를 지원한다고 생기부 관리를 안 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에겐 비중을 어떻게 두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국가 교육의 백년대계를 세우겠다며 출범한 '국가교육회의'는, 학생들에겐 오히려 '악재'다. 2021년 대입을 치러야 하는 고1 학생들은 벌써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중3 학생들은 "어떤 고등학교에 가야 유리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이다.

수시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일찌감치 생활기록부 준비를 시작했다"며 "정시 비율이 늘어난다니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도 8월 국가교육회의의 최종 권고안이 나올 때까지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5월, 대한민국 학생은 힘들다. 수시든 정시든 마찬가지다. 국가교육회의가 모처럼 마련한 '대국민 공론장'이 '수시'와 '정시'의 대결로만 좁혀져선 안 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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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에게 5월은 잔인한 달…“생기부 관리에 모평 준비까지”
    • 입력 2018-05-10 10:02:50
    • 수정2018-05-10 10:12:49
    취재K
5월, 여론'전'(戰)이 치러지고 있는 '전장'이 있다. 매일 기사가 쏟아지고, 천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그곳은 '대입 개편안 공론장'이다.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 마련을 위해 국민교육회의가 "여론을 듣겠다"고 천명하면서, '수능이냐 학생부냐'를 두고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진검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대체로 학부모와 교사가 대립하는 양상이다. Q. 그럼... 학생들은... 뭘... 하나요? A. ...학원에 갑니다. ^^ 5월, 1년 내내 바쁜 고등학생들에게 특히 잔인한 달이다. 학년 생활기록부의 윤곽이 나오면서 어떤 부분을 선택해 집중할지 전략을 짜야 한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한편, 수능 6월 모의평가도 챙겨야 하는 건 물론이다. 황금연휴, 쉴 틈은 없다. ◇ 이번 연휴에 뭐했어? "생기부 컨설팅받았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유명 컨설팅 업체의 지난 황금연휴(5월 5일~7일) 기간 프로그램을 재구성해봤다. 학생부 생활기록부, 이른바 '생기부' 분석부터 '자소서'(자기소개서) 첨삭까지 배울 수 있다.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도 수강할 수 있다. '종합 컨설팅' 가격은 대체로 3시간에 30~40만 원. 각종 대외 활동과 수상 경력을 기재하는 '비교과' 영역을 가르쳐준다. 전화 상담을 받아보니, 독서 수업에선 독후감 작성 방법뿐 아니라 책 요약까지 해준다고 한다. "대학교에서 뭘 원하는 지가 중요하다"는 게 상담 실장의 말이다. ◇ D-30 '6월 모평'…끝없는 릴레이 다음 달 7일엔 「2018년 6월 전국연합합력평가」가 치러진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이른바 '6월 모의평가'로 2019학년도 수능을 내다볼 중요한 단서가 된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과 졸업생들이 함께 치러, 실력을 평가하고 대입 전략을 짤 기준이 된다. 학원가에선 특강 프로그램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 달 앞두고 부족한 과목에 대한 '족집게 강의'가 인기다. 중간고사가 끝난 직후지만, 기말고사를 준비하면서 수능을 함께 공부하기도 한다. 수능 지문에 나올 EBS 강의도 넘길 수 없다. ◇ 수시든 정시든 학생 처지는 마찬가지…"부담이 오히려 늘었어요." 수시를 지원한다고 수능 특강을 듣지 않는 것이 아니고, 정시를 지원한다고 생기부 관리를 안 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에겐 비중을 어떻게 두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국가 교육의 백년대계를 세우겠다며 출범한 '국가교육회의'는, 학생들에겐 오히려 '악재'다. 2021년 대입을 치러야 하는 고1 학생들은 벌써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중3 학생들은 "어떤 고등학교에 가야 유리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이다. 수시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일찌감치 생활기록부 준비를 시작했다"며 "정시 비율이 늘어난다니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도 8월 국가교육회의의 최종 권고안이 나올 때까지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5월, 대한민국 학생은 힘들다. 수시든 정시든 마찬가지다. 국가교육회의가 모처럼 마련한 '대국민 공론장'이 '수시'와 '정시'의 대결로만 좁혀져선 안 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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