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에 차별적 임금체계…무늬만 정규직?

입력 2018.05.11 (21:27) 수정 2018.05.1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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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인천공항공사를 찾아가 직원들을 만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없애겠다고 했던 일, 기억하시나요?

내일(12일)이면 꼭 1년이 되는데요.

목표로 했던 20만 5천명 중에 절반 정도의 정규직 전환이 확정됐지만 임금 차별은 여전해 무늬만 정규직이라는 소리가 나옵니다.

이승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보안검색 업무를 하는 이서연 씨.

언제 정규직이 될지, 어떤 처우를 받을지 걱정입니다.

[이서연/인천공항 보안 검색 요원 : "1년이 넘었는데 아무것도 없고, 아예 그걸 안 들었을 때보다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인천공항공사는 보안검색 등 30%는 직접 고용, 나머지 70%는 자회사 소속으로 정규직 전환을 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임금이 논란입니다.

정부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기존 용역업체 이윤과 일반관리비 등 최고 15% 정도가 임금에 반영될 것으로 봤지만 설립하는 자회사도 관리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임금 인상이 이에 못 미치는 겁니다.

한국조폐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한국공항공사도 자회사 설립 방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박대성/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장 : "회사를 만드는 비용 때문에 우리의 처우개선이 덜 된다는 부분은 좀 맞지 않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직무급 임금체계도 논란입니다.

재직 기간이 늘면 자연히 임금이 올라가는 기존 정규직의 호봉제와 달리, 업무 숙련도 등에 따라 임금이 정해지는 것으로 15년을 근무해도 최대 인상률이 20%입니다.

70%까지 오르는 호봉제보다 적습니다.

[김성희/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 :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실현하는 게 아니라 현행의 차별을 합리화하는 도구로 전환되는 거죠. 더 나쁘게 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고용 안정이라는 성과는 있지만 소득 격차를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는 겁니다.

숫자로 포장된 성과 아래 무늬만 정규직을 만들지 않도록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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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회사에 차별적 임금체계…무늬만 정규직?
    • 입력 2018-05-11 21:29:47
    • 수정2018-05-11 22: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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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인천공항공사를 찾아가 직원들을 만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없애겠다고 했던 일, 기억하시나요?

내일(12일)이면 꼭 1년이 되는데요.

목표로 했던 20만 5천명 중에 절반 정도의 정규직 전환이 확정됐지만 임금 차별은 여전해 무늬만 정규직이라는 소리가 나옵니다.

이승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보안검색 업무를 하는 이서연 씨.

언제 정규직이 될지, 어떤 처우를 받을지 걱정입니다.

[이서연/인천공항 보안 검색 요원 : "1년이 넘었는데 아무것도 없고, 아예 그걸 안 들었을 때보다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인천공항공사는 보안검색 등 30%는 직접 고용, 나머지 70%는 자회사 소속으로 정규직 전환을 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임금이 논란입니다.

정부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기존 용역업체 이윤과 일반관리비 등 최고 15% 정도가 임금에 반영될 것으로 봤지만 설립하는 자회사도 관리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임금 인상이 이에 못 미치는 겁니다.

한국조폐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한국공항공사도 자회사 설립 방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박대성/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장 : "회사를 만드는 비용 때문에 우리의 처우개선이 덜 된다는 부분은 좀 맞지 않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직무급 임금체계도 논란입니다.

재직 기간이 늘면 자연히 임금이 올라가는 기존 정규직의 호봉제와 달리, 업무 숙련도 등에 따라 임금이 정해지는 것으로 15년을 근무해도 최대 인상률이 20%입니다.

70%까지 오르는 호봉제보다 적습니다.

[김성희/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 :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실현하는 게 아니라 현행의 차별을 합리화하는 도구로 전환되는 거죠. 더 나쁘게 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고용 안정이라는 성과는 있지만 소득 격차를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는 겁니다.

숫자로 포장된 성과 아래 무늬만 정규직을 만들지 않도록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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