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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책방] 긴 그리움과 깊은 아픔…세월호 마지막 네 가족
입력 2018.05.14 (07:03) 여의도책방
[여의도 책방] 긴 그리움과 깊은 아픔…세월호 마지막 네 가족
노란 표지의 책이 배달되어 왔다. 오랜 기다림과 잊지 못할 기억, 그리고 미안함을 상징하는 노란 색. 『세월호 마지막 네 가족 : 1313일의 기다림』이다. 차마 가슴아파 읽지 못할 것만 같던 책을 애써 꺼내들었다.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하기에, 아직도 가족의 유해를 찾지 못한 이들이 있기에. 그들에게 '참사'는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았기에.

2014년 4월 16일.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 마음 속에 깊이 새겨긴 충격과 고통의 날. 참사 이후 구조소식을 애타게 기다렸고, 절망 속에 시신만이라도 찾기를 기다렸고, 그러다 제발 뼈 한 조각이라도 찾기를 손꼽아 기다렸던 가족들은 2017년 겨울 결국 유해 없이 합동 추모식을 치르고 빈 관의 장례식을 치렀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3년 7개월만의 일이었다.


이 책은 오마이뉴스 기자들이 마지막 미수습자 가족들의 힘겨운 시간을 동행한 기록이다. 오마이뉴스에 실렸던 '세월호, 마지막 네 가족' 50여 편의 기획기사 중 일부인 네 가족 각각의 사연과 입관식, 장례식, 사십구재 현장을 책으로 엮었다.

미수습자 다섯 명은 단원고의 양승진 선생님과 남현철 군, 박영인 군, 그리고 권재근 씨와 권혁규 군 부자다. 2017년 4월 세월호가 육상에 거치된 뒤 미수습자 가족들은 목포신항의 컨테이너 숙소에서 생활하며 유골이라도 유품이라도 찾을 수 있기를 기다렸고, 그해 11월 선체 수습이 일단락되자 절망과 혼란을 이겨내며 수색 종료를 결단한다.

"저희 미수습자 가족들은 국민 여러분이 같이 아파해주시던 마음을 잊지 않고 이웃의 아픔을 함께 하면서, 돌아오지 못한 가족을 가슴에 묻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남현철 학생, 박영인 학생, 양승진 선생님, 권재근 님, 권혁규 군. 이 다섯 사람을 영원히 잊지 말고 기억해주십시오." 2017년 11월 16일 미수습자 가족 기자회견문 中. 본문 39쪽

저자들은 추모식이 엄수된 11월 18일까지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가족들이 느낀 상실감과 죄책감, 그리움, 그리고 미처 표현하지 못한 사랑을 기자들의 필체로 기록한다. 주관을 섞기보다는 사실을 기록하는데 무게를 두는 기자들의 글은 가슴을 후벼파지 않아도 충분히 울림이 있다. 그날들을 기록한다. 쉽게 잊어버리곤 하는 우리를 위해, 그날들을, 기록한다.

그들이 거기에 있었다. 어쩌면 그들의 마음은 아직도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동안 미수습자 가족들은 많은 상처를 받아왔다. 사고 당시 충격과 3년 7개월의 기다림, 선체 인양 후에도 시신을 찾지 못한 가족…. 그것만으로도 큰 고통인데 "이제 그만 좀 하라"는 일부 매몰찬 시각에 미수습자 가족들은 위축되었다.」"내가 마지막까지 남을 줄이야" 본문 29쪽

양승진 교사의 딸 지혜 씨가 ‘시신 없는’ 입관식을 하며 아버지에게 부치는 편지를 관에 넣고 있다. 본문 124쪽양승진 교사의 딸 지혜 씨가 ‘시신 없는’ 입관식을 하며 아버지에게 부치는 편지를 관에 넣고 있다. 본문 124쪽

저자들은 수습하지 못한 시신 대신 병풍도 앞바다의 해저 흙과 단원고 운동장 흙, 사랑하는 이들의 편지와 깨끗한 교복을 넣어 치른 서울과 안산의 장례식을 기록한다. 가족들이 쓴 일기와 편지를 기록하고, 2018년 1월 치른 사십구재와 현충원 안장까지 기록한다. 그들은 어떻게 가족을 떠나보내고 혹은 떠나보내지 못하고, 얼마나 그리워하며 또한 그리움을 이겨내며 살고 있는가.


2018년 5월 10일. 드디어 세월호가 '출항 때처럼' 똑바로 세워졌다. 이제는 미수습자들을 찾을 수 있을까? 미수습자 가족들을 '영원한 미수습자' 가족으로 남겨두지 않기 위해 우리에게는 아직도 할 일이 남았다.

「영원한 미수습자 가족. 이 타이틀이 주는 고통의 무게를 어느 누가 알 수 있겠습니까. 그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기도할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분이든 두 분이든 그런 결과가 나온다면… 그러면 나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 그 준비를 이제부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답답함과 불안함으로 가슴 한편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수습자 앞에서 산 자의 책임은 무한한 것이라는 다짐과 함께.」(사)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유경근 씨의 발문을 대신하며 中

『세월호 마지막 네 가족 : 1313일의 기다림』이경태, 남소연, 소중한, 신나리, 유성애, 이희훈 지음, 출판사 북콤마,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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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1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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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책방] 긴 그리움과 깊은 아픔…세월호 마지막 네 가족
노란 표지의 책이 배달되어 왔다. 오랜 기다림과 잊지 못할 기억, 그리고 미안함을 상징하는 노란 색. 『세월호 마지막 네 가족 : 1313일의 기다림』이다. 차마 가슴아파 읽지 못할 것만 같던 책을 애써 꺼내들었다.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하기에, 아직도 가족의 유해를 찾지 못한 이들이 있기에. 그들에게 '참사'는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았기에.

2014년 4월 16일.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 마음 속에 깊이 새겨긴 충격과 고통의 날. 참사 이후 구조소식을 애타게 기다렸고, 절망 속에 시신만이라도 찾기를 기다렸고, 그러다 제발 뼈 한 조각이라도 찾기를 손꼽아 기다렸던 가족들은 2017년 겨울 결국 유해 없이 합동 추모식을 치르고 빈 관의 장례식을 치렀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3년 7개월만의 일이었다.


이 책은 오마이뉴스 기자들이 마지막 미수습자 가족들의 힘겨운 시간을 동행한 기록이다. 오마이뉴스에 실렸던 '세월호, 마지막 네 가족' 50여 편의 기획기사 중 일부인 네 가족 각각의 사연과 입관식, 장례식, 사십구재 현장을 책으로 엮었다.

미수습자 다섯 명은 단원고의 양승진 선생님과 남현철 군, 박영인 군, 그리고 권재근 씨와 권혁규 군 부자다. 2017년 4월 세월호가 육상에 거치된 뒤 미수습자 가족들은 목포신항의 컨테이너 숙소에서 생활하며 유골이라도 유품이라도 찾을 수 있기를 기다렸고, 그해 11월 선체 수습이 일단락되자 절망과 혼란을 이겨내며 수색 종료를 결단한다.

"저희 미수습자 가족들은 국민 여러분이 같이 아파해주시던 마음을 잊지 않고 이웃의 아픔을 함께 하면서, 돌아오지 못한 가족을 가슴에 묻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남현철 학생, 박영인 학생, 양승진 선생님, 권재근 님, 권혁규 군. 이 다섯 사람을 영원히 잊지 말고 기억해주십시오." 2017년 11월 16일 미수습자 가족 기자회견문 中. 본문 39쪽

저자들은 추모식이 엄수된 11월 18일까지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가족들이 느낀 상실감과 죄책감, 그리움, 그리고 미처 표현하지 못한 사랑을 기자들의 필체로 기록한다. 주관을 섞기보다는 사실을 기록하는데 무게를 두는 기자들의 글은 가슴을 후벼파지 않아도 충분히 울림이 있다. 그날들을 기록한다. 쉽게 잊어버리곤 하는 우리를 위해, 그날들을, 기록한다.

그들이 거기에 있었다. 어쩌면 그들의 마음은 아직도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동안 미수습자 가족들은 많은 상처를 받아왔다. 사고 당시 충격과 3년 7개월의 기다림, 선체 인양 후에도 시신을 찾지 못한 가족…. 그것만으로도 큰 고통인데 "이제 그만 좀 하라"는 일부 매몰찬 시각에 미수습자 가족들은 위축되었다.」"내가 마지막까지 남을 줄이야" 본문 29쪽

양승진 교사의 딸 지혜 씨가 ‘시신 없는’ 입관식을 하며 아버지에게 부치는 편지를 관에 넣고 있다. 본문 124쪽양승진 교사의 딸 지혜 씨가 ‘시신 없는’ 입관식을 하며 아버지에게 부치는 편지를 관에 넣고 있다. 본문 124쪽

저자들은 수습하지 못한 시신 대신 병풍도 앞바다의 해저 흙과 단원고 운동장 흙, 사랑하는 이들의 편지와 깨끗한 교복을 넣어 치른 서울과 안산의 장례식을 기록한다. 가족들이 쓴 일기와 편지를 기록하고, 2018년 1월 치른 사십구재와 현충원 안장까지 기록한다. 그들은 어떻게 가족을 떠나보내고 혹은 떠나보내지 못하고, 얼마나 그리워하며 또한 그리움을 이겨내며 살고 있는가.


2018년 5월 10일. 드디어 세월호가 '출항 때처럼' 똑바로 세워졌다. 이제는 미수습자들을 찾을 수 있을까? 미수습자 가족들을 '영원한 미수습자' 가족으로 남겨두지 않기 위해 우리에게는 아직도 할 일이 남았다.

「영원한 미수습자 가족. 이 타이틀이 주는 고통의 무게를 어느 누가 알 수 있겠습니까. 그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기도할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분이든 두 분이든 그런 결과가 나온다면… 그러면 나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 그 준비를 이제부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답답함과 불안함으로 가슴 한편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수습자 앞에서 산 자의 책임은 무한한 것이라는 다짐과 함께.」(사)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유경근 씨의 발문을 대신하며 中

『세월호 마지막 네 가족 : 1313일의 기다림』이경태, 남소연, 소중한, 신나리, 유성애, 이희훈 지음, 출판사 북콤마,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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