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식당에 내연녀 자식까지”…‘신의 직장’ SR 채용비리 요지경

입력 2018.05.15 (21:27) 수정 2018.05.1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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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서고속철도에서 공공기관 지정을 앞두고 24명을 부정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부분 전현직 간부의 자녀들이었고, 단골식당이나 내연녀의 자녀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취업 준비하고 있는 청년 구직자들을 참 맥빠지게 하는 소식입니다.

김용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서고속철도 인사담당자의 승용차 트렁크를 열자 서류함이 무더기로 나옵니다.

[인사 담당자 : "(탈락으로 돼 있는데?) 탈락시키라고 지시한 분들..."]

이 회사 채용시험 서류들인데 특정 지원자들을 탈락시키라는 문서들입니다.

영업본부장 김 모 씨가 자신의 지인 자녀의 채용청탁을 받고 청탁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합격권 지원자들을 탈락시키라고 한 겁니다.

79점에서 81점, 69점에서 85점으로, 김 씨는 인사담당자들에게 청탁자 평가점수를 올리라고 지시했습니다.

대신 합격권에 있던 100명이 넘는 지원자들을 떨어뜨렸습니다.

이 회사 취업문을 열기 위해 지난 2016년의 경우 홍보직군 1명을 뽑는데 200여 명이 지원했습니다.

이 한 명 역시 부정채용, 임원 지인의 딸이었습니다.

임원은 기술본부장 박 모 씨, 합격한 1명은 단골식당 주인 딸이었습니다.

수법도 다양합니다.

'수', '위', '영'.

수송처장과 노조위원장, 영업본부장의 약자로, 간부들은 아예 합격자를 찍어놨습니다.

채용 자격이 안 되는 내연녀 자식까지 입사시키는 등 모두 24명이 부정입사했습니다.

대다수는 이 회사와 코레일의 전현직 간부 자녀들이었습니다.

[박OO/부정채용 피해 탈락자/음성변조 :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었고, 열심히 해서 정당하게 면접을 봐도 금수저들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자녀는 이길 수 없구나..."]

이 회사는 지난 2월, 공공기관으로 지정받았습니다.

[박주섭/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팀장 : "공공기관 전환을 앞두고 자녀들을 그 회사에 꽂아두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SR은 부정채용에 연루된 직원과 합격자들을 모두 퇴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1억 원이 넘는 금품을 받고 인사청탁에 개입한 노조위원장 등 관련 간부 13명을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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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골 식당에 내연녀 자식까지”…‘신의 직장’ SR 채용비리 요지경
    • 입력 2018-05-15 21:29:47
    • 수정2018-05-15 22:05:55
    뉴스 9
[앵커]

수서고속철도에서 공공기관 지정을 앞두고 24명을 부정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부분 전현직 간부의 자녀들이었고, 단골식당이나 내연녀의 자녀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취업 준비하고 있는 청년 구직자들을 참 맥빠지게 하는 소식입니다.

김용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서고속철도 인사담당자의 승용차 트렁크를 열자 서류함이 무더기로 나옵니다.

[인사 담당자 : "(탈락으로 돼 있는데?) 탈락시키라고 지시한 분들..."]

이 회사 채용시험 서류들인데 특정 지원자들을 탈락시키라는 문서들입니다.

영업본부장 김 모 씨가 자신의 지인 자녀의 채용청탁을 받고 청탁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합격권 지원자들을 탈락시키라고 한 겁니다.

79점에서 81점, 69점에서 85점으로, 김 씨는 인사담당자들에게 청탁자 평가점수를 올리라고 지시했습니다.

대신 합격권에 있던 100명이 넘는 지원자들을 떨어뜨렸습니다.

이 회사 취업문을 열기 위해 지난 2016년의 경우 홍보직군 1명을 뽑는데 200여 명이 지원했습니다.

이 한 명 역시 부정채용, 임원 지인의 딸이었습니다.

임원은 기술본부장 박 모 씨, 합격한 1명은 단골식당 주인 딸이었습니다.

수법도 다양합니다.

'수', '위', '영'.

수송처장과 노조위원장, 영업본부장의 약자로, 간부들은 아예 합격자를 찍어놨습니다.

채용 자격이 안 되는 내연녀 자식까지 입사시키는 등 모두 24명이 부정입사했습니다.

대다수는 이 회사와 코레일의 전현직 간부 자녀들이었습니다.

[박OO/부정채용 피해 탈락자/음성변조 :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었고, 열심히 해서 정당하게 면접을 봐도 금수저들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자녀는 이길 수 없구나..."]

이 회사는 지난 2월, 공공기관으로 지정받았습니다.

[박주섭/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팀장 : "공공기관 전환을 앞두고 자녀들을 그 회사에 꽂아두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SR은 부정채용에 연루된 직원과 합격자들을 모두 퇴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1억 원이 넘는 금품을 받고 인사청탁에 개입한 노조위원장 등 관련 간부 13명을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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