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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아내의 콩팥…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온 사연
입력 2018.05.17 (15:47) 수정 2018.05.17 (17:56) 취재K
도둑맞은 아내의 콩팥…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온 사연
아내의 수술장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가족들은 3시간여 수술을 마치고 나온 의사에게 뜻밖의 설명을 들었다. 아내는 왼쪽 난소 쪽에 9㎝ 크기의 작은 양성 혹이 발견돼 복강경 수술을 받던 중이었다. 올해 3월 인천 한 개인병원에서 난소에 혹이 보인다는 진단을 받고 2차 진료를 위해 인천 지역 대학병원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수술을 받게 된 것이다.

복강경 수술은 작은 부위만 절개한 뒤 소형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투입해 시행하는 비교적 간단한 외과수술이다. 수술 부위를 길게 절개하는 개복수술에 비해 통증이나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의사는 다른 수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복강경 수술을 하려고 하니 애초 초음파상으로 확인된 왼쪽 난소가 아닌 대장 인근 후복막 부위에서 악성 종양이 보였다고 한다.복강경으로는 수술하기 어려워 개복 수술을 해서 악성 종양을 제거했다는 것이었다. 수술 전에 받은 수술 동의서에 ‘필요한 경우 개복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는 만큼 수술을 했다는 것이었다.

결과는 끔찍했다.

수술이 끝나고 자세히 살펴보니 떼 낸 덩어리는 악성 종양이 아니라 아내의 신장 2개 중 하나였다. 아내는 평생 1개의 신장만으로 살아야 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었다.

이런 사실은 피해 여성의 남편이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의료사고로 인한 보상 기준을 변경해야 한다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남편은 글에서 "조직 검사 결과 잘못 떼 낸 신장은 성인의 정상크기 신장과 같았고 제 기능을 하는 신장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진으로부터) '1개의 건강한 신장으로도 잘사는 사람이 많다'며 운동이나 열심히 하라는 핀잔 아닌 핀잔을 들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또 “수술 동의서에 개복할 수 있다는 조항에 서명했기 때문에 집도의는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발뺌하고 있다. 그러나 본 수술 동의서는 난소 종양 제거 수술에 대한 동의서이지 엉뚱하게 신장을 도려내라는 동의가 아니었다”며 “의사가 혹인지 신장인지 구별도 못 하는 것이 의료 과실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개탄했다.

이 청원은 17일 오후 현재 2527명이 참여하고 있다.

대학병원 측은 복강경 수술을 시도하다가 개복수술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면서도 신장을 잘못 제거한 사실은 인정했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는 원래 위치가 아닌 다른 부위에 자리 잡은 '이소신장'을 가졌다"며 "사전 검사 과정에서 이를 알려줬으면 수술 때 다른 결정을 내렸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난소 혹이 아닌 신장을 제거한 것은 잘못"이라며 "환자에게 사과하고 병원비를 포함한 보상금도 최근에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 도둑맞은 아내의 콩팥…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온 사연
    • 입력 2018.05.17 (15:47)
    • 수정 2018.05.17 (17:56)
    취재K
도둑맞은 아내의 콩팥…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온 사연
아내의 수술장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가족들은 3시간여 수술을 마치고 나온 의사에게 뜻밖의 설명을 들었다. 아내는 왼쪽 난소 쪽에 9㎝ 크기의 작은 양성 혹이 발견돼 복강경 수술을 받던 중이었다. 올해 3월 인천 한 개인병원에서 난소에 혹이 보인다는 진단을 받고 2차 진료를 위해 인천 지역 대학병원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수술을 받게 된 것이다.

복강경 수술은 작은 부위만 절개한 뒤 소형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투입해 시행하는 비교적 간단한 외과수술이다. 수술 부위를 길게 절개하는 개복수술에 비해 통증이나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의사는 다른 수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복강경 수술을 하려고 하니 애초 초음파상으로 확인된 왼쪽 난소가 아닌 대장 인근 후복막 부위에서 악성 종양이 보였다고 한다.복강경으로는 수술하기 어려워 개복 수술을 해서 악성 종양을 제거했다는 것이었다. 수술 전에 받은 수술 동의서에 ‘필요한 경우 개복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는 만큼 수술을 했다는 것이었다.

결과는 끔찍했다.

수술이 끝나고 자세히 살펴보니 떼 낸 덩어리는 악성 종양이 아니라 아내의 신장 2개 중 하나였다. 아내는 평생 1개의 신장만으로 살아야 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었다.

이런 사실은 피해 여성의 남편이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의료사고로 인한 보상 기준을 변경해야 한다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남편은 글에서 "조직 검사 결과 잘못 떼 낸 신장은 성인의 정상크기 신장과 같았고 제 기능을 하는 신장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진으로부터) '1개의 건강한 신장으로도 잘사는 사람이 많다'며 운동이나 열심히 하라는 핀잔 아닌 핀잔을 들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또 “수술 동의서에 개복할 수 있다는 조항에 서명했기 때문에 집도의는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발뺌하고 있다. 그러나 본 수술 동의서는 난소 종양 제거 수술에 대한 동의서이지 엉뚱하게 신장을 도려내라는 동의가 아니었다”며 “의사가 혹인지 신장인지 구별도 못 하는 것이 의료 과실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개탄했다.

이 청원은 17일 오후 현재 2527명이 참여하고 있다.

대학병원 측은 복강경 수술을 시도하다가 개복수술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면서도 신장을 잘못 제거한 사실은 인정했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는 원래 위치가 아닌 다른 부위에 자리 잡은 '이소신장'을 가졌다"며 "사전 검사 과정에서 이를 알려줬으면 수술 때 다른 결정을 내렸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난소 혹이 아닌 신장을 제거한 것은 잘못"이라며 "환자에게 사과하고 병원비를 포함한 보상금도 최근에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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