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4년 만의 복귀에도 결점 없는 이유

입력 2018.05.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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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매년 공연을 하고 이런 함성을 들으며 지내다가 한동안 뜸했는데 오랜만에 그 느낌을 받으니까 즐거웠습니다. 선수들도 다 즐거워하는 것 같았고 보신 분들도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요."

4년 만에 빙판에 선 김연아(28)가 새 갈라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김연아는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8' 아이스쇼에서 특별 출연 형태로 은반 위에 올랐다. 현역 선수 은퇴를 기념하며 열린 2014년 5월 공연 이후 4년 만이다.


김연아 "화려하진 않지만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곡"

김연아가 이번 공연에서 선보인 새 프로그램은 영화 '팬텀 스레드'의 OST '하우스 오브 우드코크'(House of Woodcock)이다. 김연아는 다시 오른 빙판에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꺼내 들었다.

김연아는 공연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랜만에 스케이팅을 하다 보니 많이 역동적인 것들은 저한테 부담이 될 수 있을 것 같고, 또 제가 워낙 클래식한 걸 좋아하고 저와 잘 맞다고 생각해서 이 곡을 선택했다"며 "드라마틱하고 화려하진 않지만 제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점프 요소를 넣지 않은 김연아는 3분가량 이어진 연기에서 자신의 대표 기술인 이나 바우어와 연아 스핀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트위즐로 관중을 매료시켰다. 클래식 선율에 맞춘 김연아의 섬세한 연기에 만원 관중은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공연 전 김연아가 "마음의 결정을 늦게 내려 연습 기간이 짧았다. 제가 연기를 끝내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실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과 달리 관중들은 돌아온 '피겨여왕'을 큰 함성으로 환영했다.


4년 만의 복귀에도 무결점 연기, 기립박수 터져

4년 만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김연아가 완벽한 모습으로 얼음 위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김연아에게도 은반 위 복귀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김연아는 "이번 아이스쇼에서 공연을 하겠다는 결정을 늦게 내렸다. 마음의 결정이 늦어져 연습 시간이 길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정을 내린 후 김연아는 꽉 찬 한 달을 보냈다. 먼저 선곡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야 했다. 김연아는 "일단 음악을 선곡하는 데 있어서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평소에 듣던 노래들을 찾아보다가 최근에 봤던 영화에서 좋게 들었던 음악을 택했다"고 말했다.

선곡을 마친 김연아는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이 있는 캐나다로 향했다. 소속사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어제(21일) KBS에 "당시 김연아 선수가 일주일간 캐나다에 머물며 윌슨과 안무 연습을 하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후 김연아는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안무를 가다듬고 표현력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후배들을 위한 스케이팅 지도도 잊지 않았다.

소속사 측은 "국가대표 훈련 시간에 김연아 선수가 후배들과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안무를 봐주고 있다"며 "후배들에게 '언제 오냐', '지금 누구 봐주러 가니까 이따 보자'는 식으로 개인적으로 연락해 일정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폭풍성장 '김연아 키즈', 삼천 관중 앞에서 기량 뽐내

김연아의 지도를 받은 후배들은 이번 아이스 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박소연, 최다빈, 김예림, 임은수, 유영, 이준형은 스테판 랑비엘 등 베테랑 선수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무대 장악력으로 관중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들은 또 탱고, 라틴풍 최신 팝 등 다양한 장르를 훌륭히 소화해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최다빈과 이준형은 깜짝 페어 팀을 결성해 팬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8년 전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0'에서 미셸 콴 등 기라성 같은 선수 사이에서 곽민정과 김해진이 날갯짓하던 때와 비교하면 '폭풍 성장' 수준이었다.

후배들과 동고동락한 지난 4년간의 시간은 선수들의 실력향상뿐 아니라 김연아 자신에게도 '착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이들을 지도하며 스케이팅 감각과 체력을 유지해왔기에 김연아는 4년 만의 복귀에도 현역 시절 못지 않은 기량을 펼칠 수 있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K스타 정혜정 kbs.sprin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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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빙판에 선 김연아(28)가 새 갈라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김연아는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8' 아이스쇼에서 특별 출연 형태로 은반 위에 올랐다. 현역 선수 은퇴를 기념하며 열린 2014년 5월 공연 이후 4년 만이다.


김연아 "화려하진 않지만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곡"

김연아가 이번 공연에서 선보인 새 프로그램은 영화 '팬텀 스레드'의 OST '하우스 오브 우드코크'(House of Woodcock)이다. 김연아는 다시 오른 빙판에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꺼내 들었다.

김연아는 공연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랜만에 스케이팅을 하다 보니 많이 역동적인 것들은 저한테 부담이 될 수 있을 것 같고, 또 제가 워낙 클래식한 걸 좋아하고 저와 잘 맞다고 생각해서 이 곡을 선택했다"며 "드라마틱하고 화려하진 않지만 제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점프 요소를 넣지 않은 김연아는 3분가량 이어진 연기에서 자신의 대표 기술인 이나 바우어와 연아 스핀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트위즐로 관중을 매료시켰다. 클래식 선율에 맞춘 김연아의 섬세한 연기에 만원 관중은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공연 전 김연아가 "마음의 결정을 늦게 내려 연습 기간이 짧았다. 제가 연기를 끝내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실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과 달리 관중들은 돌아온 '피겨여왕'을 큰 함성으로 환영했다.


4년 만의 복귀에도 무결점 연기, 기립박수 터져

4년 만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김연아가 완벽한 모습으로 얼음 위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김연아에게도 은반 위 복귀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김연아는 "이번 아이스쇼에서 공연을 하겠다는 결정을 늦게 내렸다. 마음의 결정이 늦어져 연습 시간이 길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정을 내린 후 김연아는 꽉 찬 한 달을 보냈다. 먼저 선곡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야 했다. 김연아는 "일단 음악을 선곡하는 데 있어서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평소에 듣던 노래들을 찾아보다가 최근에 봤던 영화에서 좋게 들었던 음악을 택했다"고 말했다.

선곡을 마친 김연아는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이 있는 캐나다로 향했다. 소속사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어제(21일) KBS에 "당시 김연아 선수가 일주일간 캐나다에 머물며 윌슨과 안무 연습을 하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후 김연아는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안무를 가다듬고 표현력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후배들을 위한 스케이팅 지도도 잊지 않았다.

소속사 측은 "국가대표 훈련 시간에 김연아 선수가 후배들과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안무를 봐주고 있다"며 "후배들에게 '언제 오냐', '지금 누구 봐주러 가니까 이따 보자'는 식으로 개인적으로 연락해 일정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폭풍성장 '김연아 키즈', 삼천 관중 앞에서 기량 뽐내

김연아의 지도를 받은 후배들은 이번 아이스 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박소연, 최다빈, 김예림, 임은수, 유영, 이준형은 스테판 랑비엘 등 베테랑 선수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무대 장악력으로 관중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들은 또 탱고, 라틴풍 최신 팝 등 다양한 장르를 훌륭히 소화해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최다빈과 이준형은 깜짝 페어 팀을 결성해 팬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8년 전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0'에서 미셸 콴 등 기라성 같은 선수 사이에서 곽민정과 김해진이 날갯짓하던 때와 비교하면 '폭풍 성장' 수준이었다.

후배들과 동고동락한 지난 4년간의 시간은 선수들의 실력향상뿐 아니라 김연아 자신에게도 '착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이들을 지도하며 스케이팅 감각과 체력을 유지해왔기에 김연아는 4년 만의 복귀에도 현역 시절 못지 않은 기량을 펼칠 수 있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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