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트럼프 ‘회담 연기’ 발언…폼페이오 3차 방북하나?

입력 2018.05.23 (17:17) 수정 2018.05.2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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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과정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을 직접 거론하고 나서면서 싱가포르 핵 담판을 둘러싼 북미 간 기싸움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의 발언은 회담 자체가 위기에 놓였음을 가장 명확하게 시사한 것"(CNN방송), "북미 정상회담이 계획대로 열리지 않을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신호"(NBC방송)" 등의 평가를 내놓으며 6월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불확실해졌다는 분석 기사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의 판은 깨지 않은 채 북한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와 '일괄타결식 빅딜'이라는 전제조건으로 직접 제시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양측의 의제 싸움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트럼프 작심발언: “6월 정상회담 열리지 않을 가능성 상당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연기 가능" 발언은 23일(미국 시간 22일) 한미 정상회담 도중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발언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도 좋고 안 열려도 좋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공동(POOL) 취재에 들어갔던 기자들이 집중적으로 질문을 쏟아냈고, 트럼프 대통령은 기다렸다는 듯 관련 발언을 쏟아냈다.

통상 정상회담 취재는 정상들의 모두 발언이 끝나면 기자단이 퇴장하는 게 관례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을 물리치지 않고 작심한 듯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둘러싼 트럼프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회담이 열릴지 안 열릴지는 두고 보자. 그것이 열린다면 아주 좋은 일이 될 것이고 북한에게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만일 열리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다." (the meeting and see what happens. Whether or not that happens. If it happens, it will be great. It will a great thing for North Korea. If it doesn’t, that’s okay, too. Whatever it is, it is.)

▲"우리는 (북에) 원하는 특정한 조건이 있고 아마도 이 조건들이 충족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들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우리는 만나지 않을 것이다." (There are certain conditions that we want. And I think we’ll get those conditions. And if we don’t, we don’t have the meeting.)

▲"북미회담이 열리지 않는다면 아마도 나중에 열리게 될 것이다. 다른 날짜에 열리게 될 것이다. (If it doesn’t happen, maybe it will happen later. Maybe it will happen at a different time)

▲"지켜보자. 지금 대화가 진행 중이다. 아시다시피 회담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돼있고, 회담이 개최될지 안 될지는 매우 이른 시일 내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얘기를 나누고 있다."( But we will see. But we are talking. The meeting is scheduled as you know in June 12th in Singapore and whether or not it happens you’ll be knowing pretty soon but we’re talking right now.)

▲"회담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 그렇다면 그것도 괜찮다. 그것이 한동안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6월 12일 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there’s a lot of substantial chance that it won’t work out. And that’s ok. That doesn’t mean that it won’t work out over a period of time. It may not work out for June 12th.)


■여운 남긴 트럼프의 메시지: “체제 안전 보장…CVID-일괄타결 바람직”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연기 또는 무산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북한이 비핵화에 호응해올 경우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파격적인 지원에 나설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러나 북한 비핵화 방식으로는 'CVID 원칙'을 거듭 강조하면서 북한이 주장해온 '단계적-동시적 해결'이 아닌 '일괄타결( all-in-one)식 빅딜'이 되어야 한다는 점도 거듭 분명히 했다.

다음은 이와 관련된 트럼프의 발언이다.

▲"나는 그가 진지하다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도 (비핵화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본다. 동시에, 그는 지금껏 북한이 걸어온 과거와는 다른 미래를 향해 가고 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절대적으로 매우 진지하다고 생각한다."(I do think he’s serious. I think he would like to see that happen. At the same time, he’s going into a future that’s different from what they’ve had. But I think he’s absolutely very serious.)

▲"(북한이 CVID에 응한다면) 나는 김정은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다. 우리는 그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다. 처음부터 우리는 그렇게 얘기해왔다. 그는 안전할 것이고 행복해질 것이다. 그의 나라는 부유해질 것이다." (I will guarantee his safety yes. We will guarantee his safety. We’ve talked about that from the beginning. He will be safe. He will be happy. His country will be rich.)

▲"그(김정은 위원장)는 과거에는 결코 경험해보지 못한 전례 없는 기회를 맞고 있다. (만일 비핵화를 한다면) 25년 혹은 50년 뒤 미래에 가서 뒤돌아볼 때 그는 북한과 세계를 위해 한 일에 대해 매우 자랑스러워할 것이다."(he has a chance to do something that maybe has never been done before. And I think it would be… if he look 25 years into the future, 50 years into the future, he’ll be able to look back and be very proud of what he did for North Korea and actually for the world. But he would be very proud for what he did for North Korea.)

▲"일괄 타결이 바람직하다. 만일 그렇게만 된다면 일괄타결이 훨씬 나을 것이다. 일괄 타결이 될지 확언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된다면 훨씬 좋을 것이다. 물론 물리적인 이유로 아주 짧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다. 정확히 그렇게 하는 게 불가능할 수 있는 약간의 물리적인 이유가 있다. 그러나 그런 물리적인 이유로 (비핵화에) 아주 짧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그것은 일괄타결이다." (Well all-in-one would be nice. It will certainly be better if it were all-in-one. Does it have to be.. I don’t think I want to totally commit myself but all-in-one would be a lot better. Or at least for physical reasons over a very short period of time. You know you do have some physical reasons that it may not be able to do exactly that. So for physical reasons over a very short period of time. Essentially that would be all-in-one.)

▲"거래가 이뤄질지 실패할지 누가 알겠나. 이것은 거래다. 협상은 아무도 모른다. 때때로 100% 확신을 하고 협상에 들어갔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가능성이 0이었는데도 협상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내가 많은 협상을 해봐서 아는데 그런 일은 자주 발생한다." (Whether the deal is made or not who knows. It’s a deal. Who knows. You never know about deals. You go into deals that are 100% certain. It doesn’t happen. You go into deals that has no chance. And it happens. And sometimes it happens easily. I made a lot of deals.)

이상의 발언에서 보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에 체제안전 보장이라는 '당근'을 거듭 제시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칫 회담을 불발시킬 수도 있다는 '채찍'을 동시에 던진 것으로 보인다.

북미 간의 막후 조율 과정에서 북한이 미국이 제시한 '특정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라면 6월 12일 싱가포르 회담의 연기가 불가피한 데 그 결과는 북한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트럼트식 화법인 셈이다.


■국무부·백악관 “특정 조건은 북한의 CVID”…북미 기싸움 최고조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특정한 조건(certain conditions)'은 뭘까?

이는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뒤 진행된 미국 국무부와 백악관의 정례 브리핑을 통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특정한 조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나는 우리가 내내 매우 분명히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 장관도 이에 대해 내비친 바 있다"면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고 답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그러면서 "여러분도 내가 이 자리에서 이 얘기(CVID)를 하는 걸 많이 들었다"며 "그것(CVID)이 우리의 정책이다. 우리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 지점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전제조건'에 대해 "대통령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약속으로서 그가 보고 싶어하는 것을 펼쳐 보인 바 있다. 그것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북미 간) 대화의 목적과 목표는 완전하고 전면적인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루는 것"이며 "대통령은 이 부분에 대해 명확히 해왔으며,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북한이 김계관 제1부상을 내세워 정상회담 재검토를 언급하며 'CVID 수용 불가' 방침을 밝힌 데 대한 미국의 직접 반박이자 트럼프의 승부수라고 할 수 있다.

본질적으로는 북한의 비핵화 방법과 관련해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내세운 북한과 '일괄타결식 빅딜'을 주장하는 미국의 입장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고,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회담 연기' 카드를 꺼내 배수진을 쳤다는 점에서 양측의 기싸움은 최고조에 달했다고 볼 수 있다.


■주목받는 폼페이오 행보…3차 방북하나?

주목되는 건 트럼프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행보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국무부를 찾은 자리에서 "국무부 팀과 백악관은 여전히 6월 12일 정상회담 개최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자신은 '낙관적(optimistic)'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양측이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내용에 대한 공통의 이해를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나는 낙관적이다. 다만 이것(공통의 이해)은 최후까지 가야 나오거나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대통령의 말처럼 두고 보자"고 말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북미 간의 의제 조율이 한창 진행 중이고, 협상의 최종결과를 지켜보자는 취지로 읽힌다.

폼페이오의 공개된 발언과 별개로, CNN 방송은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필요하다면 다시 김정은을 만날 용의가 있는지에 대해 '열려있다(open)'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CNN의 보도 내용이 맞는다면,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3차 방북과 김정은 면담을 시도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인 '폼페이오-서훈-김영철' 3각 라인이 재가동돼 막후 절충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문재인-김정은 ‘핫라인’ 첫 가동 되나?

남북미 정보 라인의 움직임과 함께 남북 정상 간에 설치된 핫라인이 첫 가동에 들어갈 지도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 간의 핫라인은 판문점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달 20일 처음 설치됐지만, 아직까지 첫 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직접 확인한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기류를 확실히 알리고 북미 양측을 중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직접 통화다.

아울러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은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도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청와대가 맥스선더 훈련이 끝나는 25일 이후를 남북관계 재개 시점으로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남북 정상 간 첫 통화가 25일 전후해 이뤄질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핫라인은 남북 정상의 의중을 가장 빨리, 가장 직접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수단임에는 분명하지만, 한편으론 별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그 여파가 자칫 남북관계 전반에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 또한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 역시 핫라인 가동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핫라인 통화 여부에 대해 "지켜보자"며 "분위기가 바로 바뀔지는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정상회담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여겨졌던 한미정상회담이 끝나고, 풍계리 핵 실험장의 폭파 행사가 임박한 상황.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연기' 발언까지 쏟아지면서 북미정상회담은 중대 국면에 접어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만큼 양측의 틈새를 좁힐 남북미 모두의 창의적인 해법 마련, 중재 노력도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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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상찮은 트럼프 ‘회담 연기’ 발언…폼페이오 3차 방북하나?
    • 입력 2018-05-23 17:17:46
    • 수정2018-05-23 18:22:28
    취재K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과정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을 직접 거론하고 나서면서 싱가포르 핵 담판을 둘러싼 북미 간 기싸움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의 발언은 회담 자체가 위기에 놓였음을 가장 명확하게 시사한 것"(CNN방송), "북미 정상회담이 계획대로 열리지 않을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신호"(NBC방송)" 등의 평가를 내놓으며 6월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불확실해졌다는 분석 기사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의 판은 깨지 않은 채 북한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와 '일괄타결식 빅딜'이라는 전제조건으로 직접 제시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양측의 의제 싸움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트럼프 작심발언: “6월 정상회담 열리지 않을 가능성 상당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연기 가능" 발언은 23일(미국 시간 22일) 한미 정상회담 도중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발언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도 좋고 안 열려도 좋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공동(POOL) 취재에 들어갔던 기자들이 집중적으로 질문을 쏟아냈고, 트럼프 대통령은 기다렸다는 듯 관련 발언을 쏟아냈다.

통상 정상회담 취재는 정상들의 모두 발언이 끝나면 기자단이 퇴장하는 게 관례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을 물리치지 않고 작심한 듯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둘러싼 트럼프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회담이 열릴지 안 열릴지는 두고 보자. 그것이 열린다면 아주 좋은 일이 될 것이고 북한에게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만일 열리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다." (the meeting and see what happens. Whether or not that happens. If it happens, it will be great. It will a great thing for North Korea. If it doesn’t, that’s okay, too. Whatever it is, it is.)

▲"우리는 (북에) 원하는 특정한 조건이 있고 아마도 이 조건들이 충족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들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우리는 만나지 않을 것이다." (There are certain conditions that we want. And I think we’ll get those conditions. And if we don’t, we don’t have the meeting.)

▲"북미회담이 열리지 않는다면 아마도 나중에 열리게 될 것이다. 다른 날짜에 열리게 될 것이다. (If it doesn’t happen, maybe it will happen later. Maybe it will happen at a different time)

▲"지켜보자. 지금 대화가 진행 중이다. 아시다시피 회담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돼있고, 회담이 개최될지 안 될지는 매우 이른 시일 내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얘기를 나누고 있다."( But we will see. But we are talking. The meeting is scheduled as you know in June 12th in Singapore and whether or not it happens you’ll be knowing pretty soon but we’re talking right now.)

▲"회담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 그렇다면 그것도 괜찮다. 그것이 한동안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6월 12일 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there’s a lot of substantial chance that it won’t work out. And that’s ok. That doesn’t mean that it won’t work out over a period of time. It may not work out for June 12th.)


■여운 남긴 트럼프의 메시지: “체제 안전 보장…CVID-일괄타결 바람직”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연기 또는 무산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북한이 비핵화에 호응해올 경우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파격적인 지원에 나설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러나 북한 비핵화 방식으로는 'CVID 원칙'을 거듭 강조하면서 북한이 주장해온 '단계적-동시적 해결'이 아닌 '일괄타결( all-in-one)식 빅딜'이 되어야 한다는 점도 거듭 분명히 했다.

다음은 이와 관련된 트럼프의 발언이다.

▲"나는 그가 진지하다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도 (비핵화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본다. 동시에, 그는 지금껏 북한이 걸어온 과거와는 다른 미래를 향해 가고 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절대적으로 매우 진지하다고 생각한다."(I do think he’s serious. I think he would like to see that happen. At the same time, he’s going into a future that’s different from what they’ve had. But I think he’s absolutely very serious.)

▲"(북한이 CVID에 응한다면) 나는 김정은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다. 우리는 그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다. 처음부터 우리는 그렇게 얘기해왔다. 그는 안전할 것이고 행복해질 것이다. 그의 나라는 부유해질 것이다." (I will guarantee his safety yes. We will guarantee his safety. We’ve talked about that from the beginning. He will be safe. He will be happy. His country will be rich.)

▲"그(김정은 위원장)는 과거에는 결코 경험해보지 못한 전례 없는 기회를 맞고 있다. (만일 비핵화를 한다면) 25년 혹은 50년 뒤 미래에 가서 뒤돌아볼 때 그는 북한과 세계를 위해 한 일에 대해 매우 자랑스러워할 것이다."(he has a chance to do something that maybe has never been done before. And I think it would be… if he look 25 years into the future, 50 years into the future, he’ll be able to look back and be very proud of what he did for North Korea and actually for the world. But he would be very proud for what he did for North Korea.)

▲"일괄 타결이 바람직하다. 만일 그렇게만 된다면 일괄타결이 훨씬 나을 것이다. 일괄 타결이 될지 확언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된다면 훨씬 좋을 것이다. 물론 물리적인 이유로 아주 짧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다. 정확히 그렇게 하는 게 불가능할 수 있는 약간의 물리적인 이유가 있다. 그러나 그런 물리적인 이유로 (비핵화에) 아주 짧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그것은 일괄타결이다." (Well all-in-one would be nice. It will certainly be better if it were all-in-one. Does it have to be.. I don’t think I want to totally commit myself but all-in-one would be a lot better. Or at least for physical reasons over a very short period of time. You know you do have some physical reasons that it may not be able to do exactly that. So for physical reasons over a very short period of time. Essentially that would be all-in-one.)

▲"거래가 이뤄질지 실패할지 누가 알겠나. 이것은 거래다. 협상은 아무도 모른다. 때때로 100% 확신을 하고 협상에 들어갔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가능성이 0이었는데도 협상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내가 많은 협상을 해봐서 아는데 그런 일은 자주 발생한다." (Whether the deal is made or not who knows. It’s a deal. Who knows. You never know about deals. You go into deals that are 100% certain. It doesn’t happen. You go into deals that has no chance. And it happens. And sometimes it happens easily. I made a lot of deals.)

이상의 발언에서 보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에 체제안전 보장이라는 '당근'을 거듭 제시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칫 회담을 불발시킬 수도 있다는 '채찍'을 동시에 던진 것으로 보인다.

북미 간의 막후 조율 과정에서 북한이 미국이 제시한 '특정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라면 6월 12일 싱가포르 회담의 연기가 불가피한 데 그 결과는 북한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트럼트식 화법인 셈이다.


■국무부·백악관 “특정 조건은 북한의 CVID”…북미 기싸움 최고조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특정한 조건(certain conditions)'은 뭘까?

이는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뒤 진행된 미국 국무부와 백악관의 정례 브리핑을 통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특정한 조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나는 우리가 내내 매우 분명히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 장관도 이에 대해 내비친 바 있다"면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고 답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그러면서 "여러분도 내가 이 자리에서 이 얘기(CVID)를 하는 걸 많이 들었다"며 "그것(CVID)이 우리의 정책이다. 우리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 지점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전제조건'에 대해 "대통령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약속으로서 그가 보고 싶어하는 것을 펼쳐 보인 바 있다. 그것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북미 간) 대화의 목적과 목표는 완전하고 전면적인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루는 것"이며 "대통령은 이 부분에 대해 명확히 해왔으며,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북한이 김계관 제1부상을 내세워 정상회담 재검토를 언급하며 'CVID 수용 불가' 방침을 밝힌 데 대한 미국의 직접 반박이자 트럼프의 승부수라고 할 수 있다.

본질적으로는 북한의 비핵화 방법과 관련해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내세운 북한과 '일괄타결식 빅딜'을 주장하는 미국의 입장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고,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회담 연기' 카드를 꺼내 배수진을 쳤다는 점에서 양측의 기싸움은 최고조에 달했다고 볼 수 있다.


■주목받는 폼페이오 행보…3차 방북하나?

주목되는 건 트럼프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행보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국무부를 찾은 자리에서 "국무부 팀과 백악관은 여전히 6월 12일 정상회담 개최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자신은 '낙관적(optimistic)'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양측이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내용에 대한 공통의 이해를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나는 낙관적이다. 다만 이것(공통의 이해)은 최후까지 가야 나오거나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대통령의 말처럼 두고 보자"고 말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북미 간의 의제 조율이 한창 진행 중이고, 협상의 최종결과를 지켜보자는 취지로 읽힌다.

폼페이오의 공개된 발언과 별개로, CNN 방송은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필요하다면 다시 김정은을 만날 용의가 있는지에 대해 '열려있다(open)'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CNN의 보도 내용이 맞는다면,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3차 방북과 김정은 면담을 시도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인 '폼페이오-서훈-김영철' 3각 라인이 재가동돼 막후 절충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문재인-김정은 ‘핫라인’ 첫 가동 되나?

남북미 정보 라인의 움직임과 함께 남북 정상 간에 설치된 핫라인이 첫 가동에 들어갈 지도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 간의 핫라인은 판문점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달 20일 처음 설치됐지만, 아직까지 첫 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직접 확인한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기류를 확실히 알리고 북미 양측을 중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직접 통화다.

아울러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은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도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청와대가 맥스선더 훈련이 끝나는 25일 이후를 남북관계 재개 시점으로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남북 정상 간 첫 통화가 25일 전후해 이뤄질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핫라인은 남북 정상의 의중을 가장 빨리, 가장 직접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수단임에는 분명하지만, 한편으론 별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그 여파가 자칫 남북관계 전반에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 또한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 역시 핫라인 가동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핫라인 통화 여부에 대해 "지켜보자"며 "분위기가 바로 바뀔지는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정상회담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여겨졌던 한미정상회담이 끝나고, 풍계리 핵 실험장의 폭파 행사가 임박한 상황.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연기' 발언까지 쏟아지면서 북미정상회담은 중대 국면에 접어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만큼 양측의 틈새를 좁힐 남북미 모두의 창의적인 해법 마련, 중재 노력도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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