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공개서한 vs 北 김계관 담화 전문

입력 2018.05.24 (23:49) 수정 2018.05.2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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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예정돼 있던 6·12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습니다.

백악관은 이날 밤 10시 46분(한국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앞으로 쓴 서한 내용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지금 시점에서 회담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북한이 보인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도 "언젠가 만나길 고대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마음이 바뀌면 주저 말고 전화나 편지를 해달라"는 여지를 뒀습니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회담 취소의 의중을 파악하는데 분주한 모습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 내용을 번역해 게시합니다.

◆ 서한 내용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위원장님.
우리는 당신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회담과 관련해
협상과 논의를 위해 들인 시간과 인내와
노력에 대해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번 회담은 북한이 먼저 요구한 것으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전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당신을 만나는 것을 학수고대하고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당신이 최근에 보여준 큰 분노와 적대감을 볼 때 오래 준비해온 회담을 이 시점에서 여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편지를 통해 말씀드리는바, 북한과 미국에는 잘된 일이고, 전 세계에는 손해가 되는 일이겠지만, 이번 싱가포르 북미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은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 말했지만, 미국의 핵 능력은 대단히 막강합니다. 그것이 사용되지 않기를 신에게 기원할 뿐입니다.

당신과 저 사이에 훌륭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따라서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그 대화입니다. 언젠가, 당신을 만날 것을 고대합니다. 그건 그렇더라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을 석방해서 가족을 만나게 해준 점에 대해서는 감사합니다. 무척 아름다운 행동이었고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그처럼 중대한 회담과 관련해 마음이 변한다면, 주저 없이 전화하거나 서한을 보내주세요. 이 세계, 특히 북한은 지속적인 평화와 큰 번영과 부를 얻을 기회를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그 같은 기회를 잃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대단히 안타까운 순간입니다.

이에 대해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오늘(25일)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김계관 제1부상은 "아무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김계관 제1부상의 담화 전문입니다.

◆ 담화 전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제1부상 김계관은 25일 위임에 따라 다음과 같은 담화를 발표하였다.

지금 조미(북미)사이에는 세계가 비상한 관심 속에 주시하는 역사적인 수뇌 상봉이 일정에 올라있으며 그 준비사업도 마감단계에서 추진되고 있다.

수십 년에 걸친 적대와 불신의 관계를 청산하고 조미관계개선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하려는 우리의 진지한 모색과 적극적인 노력들은 내외의 한결같은 공감과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24일 미합중국 트럼프 대통령이 불현듯 이미 기정사실화되어있던 조미(북미) 수뇌상봉을 취소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이유에 대하여 우리 외무성 최선희 부상의 담화내용에 '커다란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감'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오래전부터 계획되어있던 귀중한 만남을 가지는 것이 현시점에서는 적절치 않다고 밝히었다.

나는 조미(북미)수뇌상봉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조선반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인류의 염원에 부합되지 않는 결정이라고 단정하고 싶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커다란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감'이라는것은 사실 조미(북미)수뇌상봉을 앞두고 일방적인 핵 폐기를 압박해온 미국 측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태는 역사적 뿌리가 깊은 조미(북미) 적대관계의 현 실태가 얼마나 엄중하며 관계개선을 위한 수뇌 상봉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인 조미(북미)수뇌상봉에 대하여 말한다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시기 그 어느 대통령도 내리지 못한 용단을 내리고 수뇌 상봉이라는 중대사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데 대하여 의연 내심 높이 평가하여 왔다.

그런데 돌연 일방적으로 회담취소를 발표한 것은 우리로서는 뜻밖의 일이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수뇌 상봉에 대한 의지가 부족했는지 아니면 자신감이 없었던 탓인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가늠하기 어려우나 우리는 역사적인 조미(북미) 수뇌 상봉과 회담 그 자체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첫걸음으로서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개선에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리라는 기대를 하고 성의 있는 노력을 다하여왔다.

또한 '트럼프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 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하였다.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 좋은 시작을 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시면서 그를 위한 준비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오시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측의 일방적인 회담취소공개는 우리로 하여금 여직껏(여태껏) 기울인 노력과 우리가 새롭게 선택하여 가는 이 길이 과연 옳은가 하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조선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

만나서 첫술에 배가 부를 리는 없겠지만, 한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 하는 것쯤은 미국도 깊이 숙고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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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김정은 공개서한 vs 北 김계관 담화 전문
    • 입력 2018-05-24 23:49:30
    • 수정2018-05-25 10:19:58
    취재K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예정돼 있던 6·12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습니다.

백악관은 이날 밤 10시 46분(한국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앞으로 쓴 서한 내용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지금 시점에서 회담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북한이 보인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도 "언젠가 만나길 고대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마음이 바뀌면 주저 말고 전화나 편지를 해달라"는 여지를 뒀습니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회담 취소의 의중을 파악하는데 분주한 모습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 내용을 번역해 게시합니다.

◆ 서한 내용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위원장님.
우리는 당신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회담과 관련해
협상과 논의를 위해 들인 시간과 인내와
노력에 대해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번 회담은 북한이 먼저 요구한 것으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전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당신을 만나는 것을 학수고대하고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당신이 최근에 보여준 큰 분노와 적대감을 볼 때 오래 준비해온 회담을 이 시점에서 여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편지를 통해 말씀드리는바, 북한과 미국에는 잘된 일이고, 전 세계에는 손해가 되는 일이겠지만, 이번 싱가포르 북미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은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 말했지만, 미국의 핵 능력은 대단히 막강합니다. 그것이 사용되지 않기를 신에게 기원할 뿐입니다.

당신과 저 사이에 훌륭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따라서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그 대화입니다. 언젠가, 당신을 만날 것을 고대합니다. 그건 그렇더라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을 석방해서 가족을 만나게 해준 점에 대해서는 감사합니다. 무척 아름다운 행동이었고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그처럼 중대한 회담과 관련해 마음이 변한다면, 주저 없이 전화하거나 서한을 보내주세요. 이 세계, 특히 북한은 지속적인 평화와 큰 번영과 부를 얻을 기회를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그 같은 기회를 잃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대단히 안타까운 순간입니다.

이에 대해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오늘(25일)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김계관 제1부상은 "아무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김계관 제1부상의 담화 전문입니다.

◆ 담화 전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제1부상 김계관은 25일 위임에 따라 다음과 같은 담화를 발표하였다.

지금 조미(북미)사이에는 세계가 비상한 관심 속에 주시하는 역사적인 수뇌 상봉이 일정에 올라있으며 그 준비사업도 마감단계에서 추진되고 있다.

수십 년에 걸친 적대와 불신의 관계를 청산하고 조미관계개선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하려는 우리의 진지한 모색과 적극적인 노력들은 내외의 한결같은 공감과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24일 미합중국 트럼프 대통령이 불현듯 이미 기정사실화되어있던 조미(북미) 수뇌상봉을 취소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이유에 대하여 우리 외무성 최선희 부상의 담화내용에 '커다란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감'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오래전부터 계획되어있던 귀중한 만남을 가지는 것이 현시점에서는 적절치 않다고 밝히었다.

나는 조미(북미)수뇌상봉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조선반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인류의 염원에 부합되지 않는 결정이라고 단정하고 싶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커다란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감'이라는것은 사실 조미(북미)수뇌상봉을 앞두고 일방적인 핵 폐기를 압박해온 미국 측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태는 역사적 뿌리가 깊은 조미(북미) 적대관계의 현 실태가 얼마나 엄중하며 관계개선을 위한 수뇌 상봉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인 조미(북미)수뇌상봉에 대하여 말한다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시기 그 어느 대통령도 내리지 못한 용단을 내리고 수뇌 상봉이라는 중대사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데 대하여 의연 내심 높이 평가하여 왔다.

그런데 돌연 일방적으로 회담취소를 발표한 것은 우리로서는 뜻밖의 일이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수뇌 상봉에 대한 의지가 부족했는지 아니면 자신감이 없었던 탓인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가늠하기 어려우나 우리는 역사적인 조미(북미) 수뇌 상봉과 회담 그 자체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첫걸음으로서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개선에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리라는 기대를 하고 성의 있는 노력을 다하여왔다.

또한 '트럼프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 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하였다.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 좋은 시작을 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시면서 그를 위한 준비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오시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측의 일방적인 회담취소공개는 우리로 하여금 여직껏(여태껏) 기울인 노력과 우리가 새롭게 선택하여 가는 이 길이 과연 옳은가 하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조선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

만나서 첫술에 배가 부를 리는 없겠지만, 한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 하는 것쯤은 미국도 깊이 숙고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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