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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다큐멘터리 ‘순례’…“결국 우리 인생이 순례가 아닐까”
입력 2018.05.25 (14:33) 멀티미디어 뉴스
[인터뷰] 다큐멘터리 ‘순례’…“결국 우리 인생이 순례가 아닐까”
2018 뉴욕 페스티벌 TV&필름상 금상,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대상, 휴스턴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백상예술대상 예술상 등 최근 국내외 시상식에 빼놓지 않고 이름을 올리는 핫한 작품이 있다. 지난해 9월 방송된 다큐멘터리 순례다.

순례는 인도 라다크에서 비구니로 출가하는 소녀, 신에게 다가가기 위한 잉카인들, 세네갈 장미 호수에서 소금을 채취하며 척박한 삶을 사는 가장, 야생의 길로 극한 여정을 떠난 사람들 등 각자 다른 인생의 순례 길을 보여준다. 다큐멘터리의 영화적 접근, 유려한 영상, 특유의 메타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우리 삶은 무엇인지’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순례 1편 ‘안녕, 나의 소녀시절이여’와 3편 ‘집으로 가는 길’을 연출한 김한석 PD를 만나 방송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터뷰◆

Q. 네 편의 서로 다른 이야기가 순례로 연결되는 점이 인상 깊었다.

기획 단계에서는 종교적인 순례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려고 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순례’라는 아이템이 종교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우리가 매일 타는 버스나 지하철, 횡단보도를 기다리고 점심을 먹기 위해 줄을 서는 것들이 보였다. 결국 우리의 인생이 순례가 아닐까 생각했다. 3편 ‘집으로 가는 길’의 경우 주인공이 일을 하러 매일 집에서 호수까지 걷는 길도 인생의 순례 길이라는 개념으로 이어진다.

Q. 1편 주인공이 비구니로 출가하는 소녀인데, 섭외 과정이 궁금하다.
쉽지 않았다. 우선 티베트 불교 드르쿠파 법왕에게 동행취재를 허가받고 관계자와 현지분들에게 수소문했다. 그런데 비구니의 출가가 워낙 비밀스럽게 이루어지고 가족들끼리만 조용히 진행돼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6개월 가량 기다리다가 직접 인도에 가 무작정 동네를 돌아다니기도 했는데, 아주 운이 좋게 여승만 있는 사찰 주지에게서 연락이 와 촬영을 시작할 수 있었다. 과거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는 주인공을 찾지 못해 사찰만 촬영하고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Q. 주인공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화면에 그대로 담아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보통 1편당 6개월 이상 촬영했다. 짧게는 보름, 길면 한 달씩 5~6번 방문해 촬영했고 사소한 일상까지 모두 기록했다. 장기간 밀착 취재했는데, 대부분 저와 촬영감독 둘만 있다 보니 나중에는 그들 일상의 일부가 됐다. 카메라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사라졌고 자연스러운 장면을 많이 담아낼 수 있었다.

Q. 1편과 3편에는 따로 내레이터가 없던데 어떤 의도인가?

각 장면의 내레이션은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이 직접 자신의 감정을 담아 읽었다. 인터뷰 컷을 그대로 내보내지 않고 현장에서 쓴 내레이션을 당사자가 읽도록 했다. 내레이션도 최소한으로 넣어 시청자들이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주고 싶었다.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인생 이야기이기 때문에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Q. KBS 다큐멘터리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스펙트럼이 넓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KBS 다큐멘터리 제작에는 수신료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지원받은 방송통신발전기금 또한 국민의 세금이기 때문에 국민의 손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방송 마지막에 ‘이 프로그램은 수신료로 만들었습니다’ 라는 문구가 나가는데, 이 문구를 보고 뿌듯했다는 댓글을 본 적이 있다. 타 방송사에서 하기 어려운 KBS만의 대형 다큐, 고품격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싶다. 제작 과정에서도 우리의 역할에 대해 늘 고민하게 된다.

Q. 이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우선 1편 ‘안녕, 나의 소녀시절이여’가 올해 하반기 영화로 나올 예정이다. 방송은 호흡이 짧다보니 담지 못한 장면들이 많다. 쏘남 왕모의 가족, 친구 관계 같은 일상에 대해 더 자세하게 풀어내 공감대를 높이고 싶다. 또, 네 편 안에 담지 못한 종교적 순례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KBS 스페셜-순례 프리퀄 ‘고난의 길' 이 예정되어 있다. 순례라는 작품이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아 다양한 시리즈로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KBS 스페셜-순례 프리퀄 ‘고난의 길’
5월 25일 금요일 밤 10시, 1TV
  • [인터뷰] 다큐멘터리 ‘순례’…“결국 우리 인생이 순례가 아닐까”
    • 입력 2018.05.2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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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다큐멘터리 ‘순례’…“결국 우리 인생이 순례가 아닐까”
2018 뉴욕 페스티벌 TV&필름상 금상,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대상, 휴스턴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백상예술대상 예술상 등 최근 국내외 시상식에 빼놓지 않고 이름을 올리는 핫한 작품이 있다. 지난해 9월 방송된 다큐멘터리 순례다.

순례는 인도 라다크에서 비구니로 출가하는 소녀, 신에게 다가가기 위한 잉카인들, 세네갈 장미 호수에서 소금을 채취하며 척박한 삶을 사는 가장, 야생의 길로 극한 여정을 떠난 사람들 등 각자 다른 인생의 순례 길을 보여준다. 다큐멘터리의 영화적 접근, 유려한 영상, 특유의 메타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우리 삶은 무엇인지’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순례 1편 ‘안녕, 나의 소녀시절이여’와 3편 ‘집으로 가는 길’을 연출한 김한석 PD를 만나 방송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터뷰◆

Q. 네 편의 서로 다른 이야기가 순례로 연결되는 점이 인상 깊었다.

기획 단계에서는 종교적인 순례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려고 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순례’라는 아이템이 종교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우리가 매일 타는 버스나 지하철, 횡단보도를 기다리고 점심을 먹기 위해 줄을 서는 것들이 보였다. 결국 우리의 인생이 순례가 아닐까 생각했다. 3편 ‘집으로 가는 길’의 경우 주인공이 일을 하러 매일 집에서 호수까지 걷는 길도 인생의 순례 길이라는 개념으로 이어진다.

Q. 1편 주인공이 비구니로 출가하는 소녀인데, 섭외 과정이 궁금하다.
쉽지 않았다. 우선 티베트 불교 드르쿠파 법왕에게 동행취재를 허가받고 관계자와 현지분들에게 수소문했다. 그런데 비구니의 출가가 워낙 비밀스럽게 이루어지고 가족들끼리만 조용히 진행돼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6개월 가량 기다리다가 직접 인도에 가 무작정 동네를 돌아다니기도 했는데, 아주 운이 좋게 여승만 있는 사찰 주지에게서 연락이 와 촬영을 시작할 수 있었다. 과거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는 주인공을 찾지 못해 사찰만 촬영하고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Q. 주인공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화면에 그대로 담아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보통 1편당 6개월 이상 촬영했다. 짧게는 보름, 길면 한 달씩 5~6번 방문해 촬영했고 사소한 일상까지 모두 기록했다. 장기간 밀착 취재했는데, 대부분 저와 촬영감독 둘만 있다 보니 나중에는 그들 일상의 일부가 됐다. 카메라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사라졌고 자연스러운 장면을 많이 담아낼 수 있었다.

Q. 1편과 3편에는 따로 내레이터가 없던데 어떤 의도인가?

각 장면의 내레이션은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이 직접 자신의 감정을 담아 읽었다. 인터뷰 컷을 그대로 내보내지 않고 현장에서 쓴 내레이션을 당사자가 읽도록 했다. 내레이션도 최소한으로 넣어 시청자들이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주고 싶었다.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인생 이야기이기 때문에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Q. KBS 다큐멘터리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스펙트럼이 넓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KBS 다큐멘터리 제작에는 수신료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지원받은 방송통신발전기금 또한 국민의 세금이기 때문에 국민의 손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방송 마지막에 ‘이 프로그램은 수신료로 만들었습니다’ 라는 문구가 나가는데, 이 문구를 보고 뿌듯했다는 댓글을 본 적이 있다. 타 방송사에서 하기 어려운 KBS만의 대형 다큐, 고품격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싶다. 제작 과정에서도 우리의 역할에 대해 늘 고민하게 된다.

Q. 이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우선 1편 ‘안녕, 나의 소녀시절이여’가 올해 하반기 영화로 나올 예정이다. 방송은 호흡이 짧다보니 담지 못한 장면들이 많다. 쏘남 왕모의 가족, 친구 관계 같은 일상에 대해 더 자세하게 풀어내 공감대를 높이고 싶다. 또, 네 편 안에 담지 못한 종교적 순례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KBS 스페셜-순례 프리퀄 ‘고난의 길' 이 예정되어 있다. 순례라는 작품이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아 다양한 시리즈로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KBS 스페셜-순례 프리퀄 ‘고난의 길’
5월 25일 금요일 밤 10시, 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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