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아령에 흉기까지…‘아파트 투척’ 주의보

입력 2018.05.28 (08:31) 수정 2018.05.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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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1.5kg 무게의 아령이 아파트 고층에서 떨어진다면 바닥에 떨어질 때는 어느 정도 충격일까요?

전문가에게 자문을 했더니 20m 위에서 떨어질 경우 작은 차가 시속 100km의 속도로 와서 딱 부딪히는 정도의 위력이라고 합니다.

최근 아파트에서 이런 아령이 떨어져 사람이 크게 다치는가 하면, 또다른 아파트에서는 흉기가 떨어져 경찰의 수사가 진행중입니다.

아파트마다 혹시나 뭐가 떨어지지 않을까 주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

최근 입주가 시작된 이 아파트에 경찰의 과학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오후 5시쯤, 이 아파트에서 길이 30cm 정도 되는 흉기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강○○/목격자/음성변조 : “입주 청소를 마치고 단지 내에서 상가 앞으로 걸어오던 중이었거든요. 위에서 물체가 날아오는 걸 보았고 이제 멈춰 서서 그 물체가 떨어진 걸 봤는데 그게 (흉기)였던 거죠.”]

바닥에 튕겨진 뒤 4-5m 앞에 떨어진 흉기.

섬뜩한 기분이 든 건 그 다음 순간이었습니다.

[강○○/목격자/음성변조 : “실수로 떨어졌나 싶어서 위를 봤는데 베란다 창문이 닫히는 걸 봐서 누군가 나를 맞추려고 던진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

흉기가 떨어진 장소는 바로 상가 앞.

상가 지붕이 아파트보다 10여m 앞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 의해 던져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파트 곳곳엔 ‘무단 투척’을 하지 말라는 안내문이 걸려있고, 입주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져만 갑니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 : “바깥에 나갈 때도 위를 쳐다보기도 하고 불안해서 그냥 누가 뭘 던지나 (싶고) 그런 걸 미리 대비를 해야 되잖아요. 그것도 불안하고.”]

평소 자주 다니던 길인 만큼 입주민들의 공포는 더합니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 : “조금만 일찍 왔었더라면……. 딸 둘을 키워요. 딸이 맞을까 봐 염려스럽고 너무 당황스럽고 그냥 어쩔 줄 모르겠어요.”]

[해당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공간이니깐 언제든지 저한테 있을 수 있는 일이니깐…….”]

시간이 지났지만 불안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습니다.

[강○○/목격자/음성변조 : “(입주)를 해야 되는데 아직 범인이 안 잡혔기 때문에 아직도 무서움이 생기더라고요.”]

우연한 사고에서부터 불특정 다수를 노린 범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수정/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 “기본적으로 이런 종류의 행위를 만일 성인이 했다면 그것은 상당히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상해를 입히겠노라고 하는 그런 적대적인 행위임을 가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처벌해야 될 사안으로 보인다는 거죠.”]

경찰은 흉기의 손잡이 부분에서 유전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CCTV를 확인하는 한편, 입주자와 작업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19일 평택의 한 아파트에선 53살 최 모 씨가 1.5kg짜리 아령에 맞아 어깨뼈 등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어깨와 쇄골 부분이 골절돼서 수술은 받았어요. 생명에 지장은 없고요.”]

사고 현장엔 아령 두 개가 떨어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아령 두 개가 시간차를 두고 떨어졌다고 설명합니다.

[사고 목격자/음성변조 : “(하나는) 12시 10분쯤 떨어졌어요. 그다음에 쿵 소리가 어디서 났어요. 12시 50분 정도에 저기에서 차에서 내리시다가 위에서 떨어진 거에 맞으셨어요. 떨어져서 맞아서 그분이 여기 주저앉고요. 아령은 저쪽으로 튀었어요.”]

경찰은 용의자로 이 아파트에 사는 7살 어린이를 특정했습니다.

해당 어린이의 부모가 아령이 자신의 집에 있던 거라며 경찰에 진술을 해온 겁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엄마는 다른 방에 있어서 모르고 아기는 자기도 쿵 하는 소리는 들었다고 얘기하는데 아직까지 본인이 던졌다고는 인정 안 해요.”]

사건 발생 이후 아파트 주민들의 충격과 불안감은 커졌습니다.

[해당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이런 사건들이 직접적으로 우리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니깐 걱정되죠.”]

[해당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아이들 조심시켜 달라고, 장난감이나 뭐든지 던지는 거는 조심시켜달라고 (안내) 방송이 계속 나왔어요. 토요일부터.”]

지난 2015년에는 50대 주부가 아파트 옥상에서 초등학생이 던진 벽돌에 맞아 숨지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건 역시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김태정/한양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 “(아령이) 딱딱한 물체이기 때문에 충격력이 사람이든 바닥에 있는 어떤 물체든지 간에 그 충격력이 그만큼 커지게 (됩니다.) (경차) 한 대가 500kg 정도라고 가정을 한다면 시속 100km의 속도로 와서 부딪히는 위력과 맞먹는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아파트 고층에서 무심코 던진 작은 물체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사고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아이들에게는 이런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이고 충격적인 일이라는 거를 얘기를 해줬죠.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

[박정인/경기도 평택시 : “아이들 자체도 조심해야겠지만 부모의 역할이 더 큰 거 같습니다. 아이들 조심시키고 주의 있게 아이들 교육을 해야 되지 않을까…….”]

아파트 고층의 오물 투척, 기물 투척 등 장난의 수준을 넘어선 ‘투척 폭력’은 주민 갈등은 물론 생명과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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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아령에 흉기까지…‘아파트 투척’ 주의보
    • 입력 2018-05-28 08:38:49
    • 수정2018-05-28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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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1.5kg 무게의 아령이 아파트 고층에서 떨어진다면 바닥에 떨어질 때는 어느 정도 충격일까요?

전문가에게 자문을 했더니 20m 위에서 떨어질 경우 작은 차가 시속 100km의 속도로 와서 딱 부딪히는 정도의 위력이라고 합니다.

최근 아파트에서 이런 아령이 떨어져 사람이 크게 다치는가 하면, 또다른 아파트에서는 흉기가 떨어져 경찰의 수사가 진행중입니다.

아파트마다 혹시나 뭐가 떨어지지 않을까 주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

최근 입주가 시작된 이 아파트에 경찰의 과학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오후 5시쯤, 이 아파트에서 길이 30cm 정도 되는 흉기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강○○/목격자/음성변조 : “입주 청소를 마치고 단지 내에서 상가 앞으로 걸어오던 중이었거든요. 위에서 물체가 날아오는 걸 보았고 이제 멈춰 서서 그 물체가 떨어진 걸 봤는데 그게 (흉기)였던 거죠.”]

바닥에 튕겨진 뒤 4-5m 앞에 떨어진 흉기.

섬뜩한 기분이 든 건 그 다음 순간이었습니다.

[강○○/목격자/음성변조 : “실수로 떨어졌나 싶어서 위를 봤는데 베란다 창문이 닫히는 걸 봐서 누군가 나를 맞추려고 던진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

흉기가 떨어진 장소는 바로 상가 앞.

상가 지붕이 아파트보다 10여m 앞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 의해 던져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파트 곳곳엔 ‘무단 투척’을 하지 말라는 안내문이 걸려있고, 입주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져만 갑니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 : “바깥에 나갈 때도 위를 쳐다보기도 하고 불안해서 그냥 누가 뭘 던지나 (싶고) 그런 걸 미리 대비를 해야 되잖아요. 그것도 불안하고.”]

평소 자주 다니던 길인 만큼 입주민들의 공포는 더합니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 : “조금만 일찍 왔었더라면……. 딸 둘을 키워요. 딸이 맞을까 봐 염려스럽고 너무 당황스럽고 그냥 어쩔 줄 모르겠어요.”]

[해당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공간이니깐 언제든지 저한테 있을 수 있는 일이니깐…….”]

시간이 지났지만 불안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습니다.

[강○○/목격자/음성변조 : “(입주)를 해야 되는데 아직 범인이 안 잡혔기 때문에 아직도 무서움이 생기더라고요.”]

우연한 사고에서부터 불특정 다수를 노린 범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수정/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 “기본적으로 이런 종류의 행위를 만일 성인이 했다면 그것은 상당히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상해를 입히겠노라고 하는 그런 적대적인 행위임을 가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처벌해야 될 사안으로 보인다는 거죠.”]

경찰은 흉기의 손잡이 부분에서 유전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CCTV를 확인하는 한편, 입주자와 작업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19일 평택의 한 아파트에선 53살 최 모 씨가 1.5kg짜리 아령에 맞아 어깨뼈 등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어깨와 쇄골 부분이 골절돼서 수술은 받았어요. 생명에 지장은 없고요.”]

사고 현장엔 아령 두 개가 떨어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아령 두 개가 시간차를 두고 떨어졌다고 설명합니다.

[사고 목격자/음성변조 : “(하나는) 12시 10분쯤 떨어졌어요. 그다음에 쿵 소리가 어디서 났어요. 12시 50분 정도에 저기에서 차에서 내리시다가 위에서 떨어진 거에 맞으셨어요. 떨어져서 맞아서 그분이 여기 주저앉고요. 아령은 저쪽으로 튀었어요.”]

경찰은 용의자로 이 아파트에 사는 7살 어린이를 특정했습니다.

해당 어린이의 부모가 아령이 자신의 집에 있던 거라며 경찰에 진술을 해온 겁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엄마는 다른 방에 있어서 모르고 아기는 자기도 쿵 하는 소리는 들었다고 얘기하는데 아직까지 본인이 던졌다고는 인정 안 해요.”]

사건 발생 이후 아파트 주민들의 충격과 불안감은 커졌습니다.

[해당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이런 사건들이 직접적으로 우리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니깐 걱정되죠.”]

[해당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아이들 조심시켜 달라고, 장난감이나 뭐든지 던지는 거는 조심시켜달라고 (안내) 방송이 계속 나왔어요. 토요일부터.”]

지난 2015년에는 50대 주부가 아파트 옥상에서 초등학생이 던진 벽돌에 맞아 숨지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건 역시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김태정/한양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 “(아령이) 딱딱한 물체이기 때문에 충격력이 사람이든 바닥에 있는 어떤 물체든지 간에 그 충격력이 그만큼 커지게 (됩니다.) (경차) 한 대가 500kg 정도라고 가정을 한다면 시속 100km의 속도로 와서 부딪히는 위력과 맞먹는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아파트 고층에서 무심코 던진 작은 물체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사고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아이들에게는 이런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이고 충격적인 일이라는 거를 얘기를 해줬죠.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

[박정인/경기도 평택시 : “아이들 자체도 조심해야겠지만 부모의 역할이 더 큰 거 같습니다. 아이들 조심시키고 주의 있게 아이들 교육을 해야 되지 않을까…….”]

아파트 고층의 오물 투척, 기물 투척 등 장난의 수준을 넘어선 ‘투척 폭력’은 주민 갈등은 물론 생명과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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