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5층까지…아이 구한 ‘스파이더맨’ 화제

입력 2018.05.28 (17:42) 수정 2018.05.2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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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몸으로 아파트 5층 높이까지 올라가 난간에 매달린 어린 아이를 구한 청년이 영웅으로 떠올랐다.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일이다.

파리에 스파이더맨이 나타났다?

난간에 매달린 아이 [출처: 트위터 https://twitter.com/Adil__Brown/status/1000739132501626881]난간에 매달린 아이 [출처: 트위터 https://twitter.com/Adil__Brown/status/1000739132501626881]

현지시간 26일 오후 프랑스 파리 북부 18구의 한 아파트. 5층 발코니에 네살 배기어린 아이가 위태롭게 매달려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아이는 금방이라도 손에 힘이 빠져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 건물 아래에는 시민들이 잔뜩 모여 들었지만, 발만 동동 구르며 구조대를 기다려야 했다. 지나가던 차량들은 위험 상황을 알리려 경적을 울려댔다. 옆집에 사는 이웃이 아이를 구해보려 나섰지만 발코니 칸막이에 가로막혀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간신히 팔만 붙잡고 있는 상태였다.

그때, 갑자기 한 청년이 나타나 건물을 오르기 시작했다. 아무 장비도 없는 맨몸이었다. 이 청년은 맨 손으로 발코니 난간을 턱 잡고는 지체없이 한 층씩 뛰어올라갔다. 5층을 오르는 데 30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가 한 손으로 아이를 번쩍 들어올려 발코니 안쪽으로 무사히 옮겨놓는 순간, 가슴 졸이며 지켜보던 시민들 사이에선 커다란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이 청년 외에도 서너 명이 더 건물을 오르려고 외벽에 붙어있었지만 그를 따라올 순 없었다. 파리 소방대 대변인은 AFP통신에 "운 좋게도 아파트 발코니를 올라가 아이를 구할 수 있는 체력을 딱 갖춘 사람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켜보는 시민들지켜보는 시민들

당시 상황을 목격한 17살의 사미는 "떨어질 경우에 대비해 많은 사람들이 밑에서 대비했는데, 순식간에 그가 아이를 구해냈다"고 설명했다. 영화처럼 펼쳐진 이 구조장면은 당시 일부 시민이 촬영해 소셜 미디어에 올렸고, 700만 회 이상 조회됐다.

아이 구한 파리 '스파이더맨'은 말리 이민자

마무두 가사마 (출처: 르 파리지앵)마무두 가사마 (출처: 르 파리지앵)

파리의 '스파이더맨'으로 떠오른 이 청년의 정체는 22의 마무두 가사마(Mamoudou Gassama). 프랑스 일간 르 파리지앵에 따르면 가사마는 불과 몇 달 전에 아프리카 말리에서 건너온, 불법 체류 이주자다. 파리 북부의 18구는 이민자가 많은 지역으로 알려져있다. 가사마는 르 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거리를 지나가다 사람들의 비명 소리와 자동차 경적 소리를 듣고 달려갔다"면서 "어린아이였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건물을 기어올라갔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를 무사히 구할 수 있게 해준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구조된 아이는 손톱이 하나 깨졌을 뿐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다. 현지 매체들은 이 아이가 부모가 집에 없는 상태에서 이런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고 전했다. 아이의 어머니는 파리에 있지 않았고, 아버지는 네살배기 아들을 혼자 두고 쇼핑을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부모가 아이를 방치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마크롱, 엘리제궁에 초청"모든 시민에 모범 사례"

가사마의 '영웅담'이 알려지자,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가사마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감사를 전하고, 그를 '18구역의 스파이더맨'이라고 부르며 용감한 행동을 칭찬했다. 이달고 시장은 "그의 영웅적인 몸짓이 모든 시민의 모범이 되고 있다"면서 "몇 달 전 새 삶을 찾아 말리에서 프랑스로 이주한 가사마가 정착하는 것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28일 가사마를 엘리제궁으로 초대해 감사를 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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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손으로 5층까지…아이 구한 ‘스파이더맨’ 화제
    • 입력 2018-05-28 17:42:10
    • 수정2018-05-28 17:45:32
    취재K
맨몸으로 아파트 5층 높이까지 올라가 난간에 매달린 어린 아이를 구한 청년이 영웅으로 떠올랐다.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일이다.

파리에 스파이더맨이 나타났다?

난간에 매달린 아이 [출처: 트위터 https://twitter.com/Adil__Brown/status/1000739132501626881]
현지시간 26일 오후 프랑스 파리 북부 18구의 한 아파트. 5층 발코니에 네살 배기어린 아이가 위태롭게 매달려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아이는 금방이라도 손에 힘이 빠져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 건물 아래에는 시민들이 잔뜩 모여 들었지만, 발만 동동 구르며 구조대를 기다려야 했다. 지나가던 차량들은 위험 상황을 알리려 경적을 울려댔다. 옆집에 사는 이웃이 아이를 구해보려 나섰지만 발코니 칸막이에 가로막혀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간신히 팔만 붙잡고 있는 상태였다.

그때, 갑자기 한 청년이 나타나 건물을 오르기 시작했다. 아무 장비도 없는 맨몸이었다. 이 청년은 맨 손으로 발코니 난간을 턱 잡고는 지체없이 한 층씩 뛰어올라갔다. 5층을 오르는 데 30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가 한 손으로 아이를 번쩍 들어올려 발코니 안쪽으로 무사히 옮겨놓는 순간, 가슴 졸이며 지켜보던 시민들 사이에선 커다란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이 청년 외에도 서너 명이 더 건물을 오르려고 외벽에 붙어있었지만 그를 따라올 순 없었다. 파리 소방대 대변인은 AFP통신에 "운 좋게도 아파트 발코니를 올라가 아이를 구할 수 있는 체력을 딱 갖춘 사람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켜보는 시민들
당시 상황을 목격한 17살의 사미는 "떨어질 경우에 대비해 많은 사람들이 밑에서 대비했는데, 순식간에 그가 아이를 구해냈다"고 설명했다. 영화처럼 펼쳐진 이 구조장면은 당시 일부 시민이 촬영해 소셜 미디어에 올렸고, 700만 회 이상 조회됐다.

아이 구한 파리 '스파이더맨'은 말리 이민자

마무두 가사마 (출처: 르 파리지앵)
파리의 '스파이더맨'으로 떠오른 이 청년의 정체는 22의 마무두 가사마(Mamoudou Gassama). 프랑스 일간 르 파리지앵에 따르면 가사마는 불과 몇 달 전에 아프리카 말리에서 건너온, 불법 체류 이주자다. 파리 북부의 18구는 이민자가 많은 지역으로 알려져있다. 가사마는 르 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거리를 지나가다 사람들의 비명 소리와 자동차 경적 소리를 듣고 달려갔다"면서 "어린아이였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건물을 기어올라갔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를 무사히 구할 수 있게 해준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구조된 아이는 손톱이 하나 깨졌을 뿐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다. 현지 매체들은 이 아이가 부모가 집에 없는 상태에서 이런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고 전했다. 아이의 어머니는 파리에 있지 않았고, 아버지는 네살배기 아들을 혼자 두고 쇼핑을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부모가 아이를 방치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마크롱, 엘리제궁에 초청"모든 시민에 모범 사례"

가사마의 '영웅담'이 알려지자,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가사마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감사를 전하고, 그를 '18구역의 스파이더맨'이라고 부르며 용감한 행동을 칭찬했다. 이달고 시장은 "그의 영웅적인 몸짓이 모든 시민의 모범이 되고 있다"면서 "몇 달 전 새 삶을 찾아 말리에서 프랑스로 이주한 가사마가 정착하는 것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28일 가사마를 엘리제궁으로 초대해 감사를 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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