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해고 승무원 12년의 투쟁…“정말 마지막이길”

입력 2018.05.30 (21:27) 수정 2018.05.30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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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TX 해고 승무원들은 2006년 해고된 이후 13년째 코레일을 상대로 싸워왔습니다.

이번 재판 거래 의혹이 일면서 다시금 그들의 힘겨운 복직 투쟁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오대성 기자가 그들의 잃어버린 12년 간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어둠이 내려앉은 서울역 광장.

비에 젖은 천막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 KTX 해고 승무원들입니다.

["정말 앞이 캄캄해서 저희는 천막을 쳤어요."]

'재판 거래' 파문이 일면서 지난주부터는 무기한 릴레이 노숙에 들어갔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 되겠지... 9부 능선, 8부 능선..."]

승무원 손을 들어줬던 1, 2심 재판부, 그러나 대법원은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김승하/KTX 해고 승무원 : "법과 절차 잘 지켜서 그렇게 내 친구를 죽게 만들었나. 지금 우리 이렇게 거리에 나와서 한뎃잠 자게 만들었나."]

2006년, 철도공사의 자회사 고용을 거부하고 해고됐던 280명의 승무원들은 생업을 위해 흩어졌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33명이 남아 12년 넘게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사이 두 아들의 엄마가 된 해고 승무원 오미선 씨.

오늘도 어김 없이 서울역 앞으로 출근합니다.

20대 시절의 꿈이 담겼던 곳, 열차에 오르는 대신 거리로 나섰습니다.

[오미선/KTX 해고 승무원 : "왜 지금은 (승무원) 안 해? 라고 (아들이) 얘기해요. 엄마가 일할 수 있게 서울역에 매일매일 나가는 거라고 얘기 하거든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 중인 정부는 '안전 업무 담당자는 본사가 직접고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KTX 승무원은 긴급 상황 때 안전을 책임지는 만큼 철도공사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게 해고 승무원들의 주장입니다.

세상의 무관심을 딛고 긴 싸움이 이제는 끝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김승하/KTX 해고 승무원 : "다시 유니폼을 입고 KTX에 딱 올라서는 그 순간, 꼭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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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X 해고 승무원 12년의 투쟁…“정말 마지막이길”
    • 입력 2018-05-30 21:30:02
    • 수정2018-05-30 21:57:46
    뉴스 9
[앵커]

KTX 해고 승무원들은 2006년 해고된 이후 13년째 코레일을 상대로 싸워왔습니다.

이번 재판 거래 의혹이 일면서 다시금 그들의 힘겨운 복직 투쟁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오대성 기자가 그들의 잃어버린 12년 간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어둠이 내려앉은 서울역 광장.

비에 젖은 천막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 KTX 해고 승무원들입니다.

["정말 앞이 캄캄해서 저희는 천막을 쳤어요."]

'재판 거래' 파문이 일면서 지난주부터는 무기한 릴레이 노숙에 들어갔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 되겠지... 9부 능선, 8부 능선..."]

승무원 손을 들어줬던 1, 2심 재판부, 그러나 대법원은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김승하/KTX 해고 승무원 : "법과 절차 잘 지켜서 그렇게 내 친구를 죽게 만들었나. 지금 우리 이렇게 거리에 나와서 한뎃잠 자게 만들었나."]

2006년, 철도공사의 자회사 고용을 거부하고 해고됐던 280명의 승무원들은 생업을 위해 흩어졌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33명이 남아 12년 넘게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사이 두 아들의 엄마가 된 해고 승무원 오미선 씨.

오늘도 어김 없이 서울역 앞으로 출근합니다.

20대 시절의 꿈이 담겼던 곳, 열차에 오르는 대신 거리로 나섰습니다.

[오미선/KTX 해고 승무원 : "왜 지금은 (승무원) 안 해? 라고 (아들이) 얘기해요. 엄마가 일할 수 있게 서울역에 매일매일 나가는 거라고 얘기 하거든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 중인 정부는 '안전 업무 담당자는 본사가 직접고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KTX 승무원은 긴급 상황 때 안전을 책임지는 만큼 철도공사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게 해고 승무원들의 주장입니다.

세상의 무관심을 딛고 긴 싸움이 이제는 끝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김승하/KTX 해고 승무원 : "다시 유니폼을 입고 KTX에 딱 올라서는 그 순간, 꼭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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