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고지’ 바짝 다가간 북미…최종 담판은 정상들의 몫?

입력 2018.06.01 (11:4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72시간 동안 실질적 진전" ... 정상회담 고지에 바짝 다가갔나?

"정상회담의 조건을 설정하는 데 있어 지난 72시간 동안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 북미정상회담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졌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뉴욕 회담 뒤 폼페이오 장관이 회담 결과 발표를 위해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이번 회담을 통해 정상회담 준비에 필요한 핵심 조건들을 놓고 큰 틀의 '조율'을 끝냈을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게 하는 발언이다. 여기서 '72 시간'은 뉴욕 고위급 회담은 물론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진행되고 있는 실무 협상 성과까지 아우른 뜻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만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알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확답을 할 수 없다.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직 많은 일이 남아있다"고 밝혀, 최단 시간에 비핵화 절차를 마무리하려는 미국과 단계별 보상을 바라는 북한이 비핵화 방안의 일부 대목에서 여전히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북미정상회담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신한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자신에 찬 발언에서 북미 양측이 뉴욕회담을 거치면서 북미정상회담의 고지에 바짝 다가갔음을 예상할 수 있다.


앞서 뉴욕회담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12일에 열리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 美, 일관된 'CVID 입장' 강조 ... "미사일도 포함"

폼페이오 장관은 오늘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미국의 목표를 매우 일관되고 분명하게 알려왔다"면서 "그것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의 비핵화"라며 그동안 끊임없이 밝혀온 'CVID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북한이 체제안전에 진정한 위협이 되는 것은 핵무기를 계속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경고 메시지까지 날렸다.


이렇듯 남은 이견을 놓고 북한의 결단을 촉구하는 것으로 미뤄 볼때 미국이 요구하는 CVID와 CVIG(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체제보장)·경제지원 등 미국이 제공하기로한 보상 방안 사이에 빅딜의 큰 그림이 완성됐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미사일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해 핵 폐기와 더불어 미국이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대륙 간 탄도미사일, ICBM 문제 협의도 상당한 진전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 범위와 관련해 "북한 핵 프로그램의 모든 요소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정은 친서, 정상회담 성사시킬 동력 될까?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이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말대로 북미 양측의 이견이 상당히 좁혀졌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정황들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뉴욕에서 회담을 마친 김영철 부위원장이 워싱턴으로 이동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기로 한 일정이 공개된 것이다. 이 같은 계획은 폼페이오 장관이 회견에서 발표하기에 앞서 뉴욕 회담이 진행되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언론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미국으로 날아온 것 자체도 양측 간에 얘기가 잘 풀리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는데, 여기에 뉴욕회담도 "진전이 있었다"며 예정보다 일찍 끝났다. 김영철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 계획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이 독자 제재 대상인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을 허용한 것 자체도 정상회담을 위한 협상에 큰 진전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 전달 소식을 먼저 공개한 것은 북미 양측이 불신을 거둬내고 상당 부분 이견을 좁혔으며 남은 부분도 정상회담을 통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또한 김 부위원장에 대한 정상급 대우에 이어,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이나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지면...'이라는 전제를 깔긴 했지만, 우방(friendship)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체제보장과 경제적 번영을 약속하며 북한을 안심시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미국의 협상 자세도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 결국, 정상 간 담판으로 완성되나? ... "김정은 과감한 리더십 필요"

그렇다면 김 위원장 친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우선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담겨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보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친서에 비핵화 방안에 대한 보다 진전된, 진정성 있는 내용이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도 체제보장과 경제적 지원 방안에 대해 화답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뉴욕 회담에 이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와 김영철 부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면담이 뉴욕 회담에 이어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큰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과감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측이 비핵화 로드맵 등을 놓고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지만, 실무 차원에서는 결정할 수 없는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 대목이다.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최종 합의를 하려면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 차원에서 통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결국 북미 양국이 역사적인 성과물을 도출해낼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두 정상의 몫이라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한 번의 회담으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없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두 번, 세 번 만나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도 비핵화 여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 인식이 녹아 있다. 또 정상끼리 만나더라도 바로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고민도 담겨있다. 김 위원장의 친서 공개를 통해, 추가 협상을 통해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핵심 의제인 CVID와 CVIG에 대한 큰 틀의 합의부터 이뤄낸 뒤 추가 정상회담을 열어 세부적인 방식과 철자에 대한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정상회담 고지’ 바짝 다가간 북미…최종 담판은 정상들의 몫?
    • 입력 2018-06-01 11:48:37
    취재K

■ "72시간 동안 실질적 진전" ... 정상회담 고지에 바짝 다가갔나?

"정상회담의 조건을 설정하는 데 있어 지난 72시간 동안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 북미정상회담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졌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뉴욕 회담 뒤 폼페이오 장관이 회담 결과 발표를 위해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이번 회담을 통해 정상회담 준비에 필요한 핵심 조건들을 놓고 큰 틀의 '조율'을 끝냈을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게 하는 발언이다. 여기서 '72 시간'은 뉴욕 고위급 회담은 물론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진행되고 있는 실무 협상 성과까지 아우른 뜻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만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알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확답을 할 수 없다.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직 많은 일이 남아있다"고 밝혀, 최단 시간에 비핵화 절차를 마무리하려는 미국과 단계별 보상을 바라는 북한이 비핵화 방안의 일부 대목에서 여전히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북미정상회담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신한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자신에 찬 발언에서 북미 양측이 뉴욕회담을 거치면서 북미정상회담의 고지에 바짝 다가갔음을 예상할 수 있다.


앞서 뉴욕회담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12일에 열리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 美, 일관된 'CVID 입장' 강조 ... "미사일도 포함"

폼페이오 장관은 오늘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미국의 목표를 매우 일관되고 분명하게 알려왔다"면서 "그것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의 비핵화"라며 그동안 끊임없이 밝혀온 'CVID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북한이 체제안전에 진정한 위협이 되는 것은 핵무기를 계속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경고 메시지까지 날렸다.


이렇듯 남은 이견을 놓고 북한의 결단을 촉구하는 것으로 미뤄 볼때 미국이 요구하는 CVID와 CVIG(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체제보장)·경제지원 등 미국이 제공하기로한 보상 방안 사이에 빅딜의 큰 그림이 완성됐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미사일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해 핵 폐기와 더불어 미국이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대륙 간 탄도미사일, ICBM 문제 협의도 상당한 진전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 범위와 관련해 "북한 핵 프로그램의 모든 요소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정은 친서, 정상회담 성사시킬 동력 될까?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이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말대로 북미 양측의 이견이 상당히 좁혀졌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정황들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뉴욕에서 회담을 마친 김영철 부위원장이 워싱턴으로 이동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기로 한 일정이 공개된 것이다. 이 같은 계획은 폼페이오 장관이 회견에서 발표하기에 앞서 뉴욕 회담이 진행되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언론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미국으로 날아온 것 자체도 양측 간에 얘기가 잘 풀리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는데, 여기에 뉴욕회담도 "진전이 있었다"며 예정보다 일찍 끝났다. 김영철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 계획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이 독자 제재 대상인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을 허용한 것 자체도 정상회담을 위한 협상에 큰 진전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 전달 소식을 먼저 공개한 것은 북미 양측이 불신을 거둬내고 상당 부분 이견을 좁혔으며 남은 부분도 정상회담을 통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또한 김 부위원장에 대한 정상급 대우에 이어,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이나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지면...'이라는 전제를 깔긴 했지만, 우방(friendship)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체제보장과 경제적 번영을 약속하며 북한을 안심시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미국의 협상 자세도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 결국, 정상 간 담판으로 완성되나? ... "김정은 과감한 리더십 필요"

그렇다면 김 위원장 친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우선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담겨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보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친서에 비핵화 방안에 대한 보다 진전된, 진정성 있는 내용이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도 체제보장과 경제적 지원 방안에 대해 화답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뉴욕 회담에 이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와 김영철 부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면담이 뉴욕 회담에 이어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큰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과감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측이 비핵화 로드맵 등을 놓고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지만, 실무 차원에서는 결정할 수 없는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 대목이다.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최종 합의를 하려면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 차원에서 통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결국 북미 양국이 역사적인 성과물을 도출해낼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두 정상의 몫이라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한 번의 회담으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없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두 번, 세 번 만나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도 비핵화 여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 인식이 녹아 있다. 또 정상끼리 만나더라도 바로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고민도 담겨있다. 김 위원장의 친서 공개를 통해, 추가 협상을 통해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핵심 의제인 CVID와 CVIG에 대한 큰 틀의 합의부터 이뤄낸 뒤 추가 정상회담을 열어 세부적인 방식과 철자에 대한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