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키운 닭을 먹을 수 있을까?”…‘식량일기’를 보는 두가지 시선

입력 2018.06.01 (18:43) 수정 2018.06.0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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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예능 '식량일기'가 첫 방송 이후 논란에 휩싸였다.

'식량일기'는 먹거리 생산 과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식량의 소중함을 알아간다는 취지의 리얼리티 관찰 예능이다.

보아, 이수근, 서장훈, 박성광 등 7명의 출연진은 첫 번째로 '닭볶음탕'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받았다. 이들은 닭볶음탕에 들어가는 감자, 양파 등의 농작물을 재배하는 건 물론, '닭'도 키워야 한다.

출처 : tvN 화면 캡처 출처 : tvN 화면 캡처

이들에게 농사해야 하는 육체적 노동보다 힘든 건 부화 과정부터 지켜본 닭을 잡아먹어야 하는 심리적 고통이었다.

"직접 키운 닭을 먹어야 한다"는 부분에서 출연진들은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출연진들은 닭을 키우기 전 수의사에게 간단한 교육을 받으며 "닭도 먹이 주는 사람, 먹이 주는 시간을 다 기억한다"는 내용을 들었고, 이에 박성광은 "우리를 다 기억한다는데 어떻게 잡아먹느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출연진의 우려에 제작진은 상반된 전문가의 의견을 담았다.

"감정을 교류한 닭, 먹을 수 없다" vs "닭은 식량으로서 존재"

출처 : tvN 화면 캡처출처 : tvN 화면 캡처

동아대 진중권 교수는 "이런 경우 식품으로서의 닭과 감정을 교류하는 존재로서의 닭이 상충한다"며 "잡아먹을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강원대 최훈 교수는 "관계보다 먼저 생각할 것은 닭의 존재의 의의"라며 "닭은 식량으로서 존재 의미가 있다"고 반박했다.

시청자의 의견도 엇갈렸다. "애지중지 키운 동물을 잡아먹을 수 있나?", "먹을 닭에게 정을 줘서 키운다는 방송 설정에 문제가 있다"고 비난하는 가하면 "참신하다", "잔혹하지만 현실이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논란은 계속됐고, 오늘(1일) 동물해방물결, 케어 등 동물권 단체 8곳은 공동 성명을 내고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했다.

동물권 단체 "닭을 식량 및 오락 거리로 착취"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닭은 환기하는 창도 없는 닭장에서 빡빡한 밀도로 사육되며, 급속한 속도로 성장하게끔 개량되어 생후 한 달 만에 도축되고 있다"며 "이러한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지 않는다면,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건 전원생활과 자급자족을 내세운 판타지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또 "방송 내내 닭을 정을 주는 반려동물이 아닌 '식량'으로만 바라볼 것을 종용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tvN 및 '식량일기' 제작진은 살아있는 닭을 식량 및 오락 거리로 착취하며 공장식 축산을 왜곡하는 프로그램을 폐기 혹은 전면 수정하라"고 요구했다.

제작진 측 "식량의 소중함 느끼기 위한 방송"

이에 대해 '식량일기' 제작진들도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같은 날 '식량일기' 제작진 측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식량의 소중함을 조명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평소 즐겨 먹는, 일상적이고 대중적인 음식 중 하나인 닭볶음탕을 선택했다"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1회가 방송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방송을 좀 더 지켜봐 주시길 부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K스타 강이향 kbs.2fragran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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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01 18:43:15
    • 수정2018-06-04 14:48:53
    K-STAR
tvN 예능 '식량일기'가 첫 방송 이후 논란에 휩싸였다.

'식량일기'는 먹거리 생산 과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식량의 소중함을 알아간다는 취지의 리얼리티 관찰 예능이다.

보아, 이수근, 서장훈, 박성광 등 7명의 출연진은 첫 번째로 '닭볶음탕'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받았다. 이들은 닭볶음탕에 들어가는 감자, 양파 등의 농작물을 재배하는 건 물론, '닭'도 키워야 한다.

출처 : tvN 화면 캡처
이들에게 농사해야 하는 육체적 노동보다 힘든 건 부화 과정부터 지켜본 닭을 잡아먹어야 하는 심리적 고통이었다.

"직접 키운 닭을 먹어야 한다"는 부분에서 출연진들은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출연진들은 닭을 키우기 전 수의사에게 간단한 교육을 받으며 "닭도 먹이 주는 사람, 먹이 주는 시간을 다 기억한다"는 내용을 들었고, 이에 박성광은 "우리를 다 기억한다는데 어떻게 잡아먹느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출연진의 우려에 제작진은 상반된 전문가의 의견을 담았다.

"감정을 교류한 닭, 먹을 수 없다" vs "닭은 식량으로서 존재"

출처 : tvN 화면 캡처
동아대 진중권 교수는 "이런 경우 식품으로서의 닭과 감정을 교류하는 존재로서의 닭이 상충한다"며 "잡아먹을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강원대 최훈 교수는 "관계보다 먼저 생각할 것은 닭의 존재의 의의"라며 "닭은 식량으로서 존재 의미가 있다"고 반박했다.

시청자의 의견도 엇갈렸다. "애지중지 키운 동물을 잡아먹을 수 있나?", "먹을 닭에게 정을 줘서 키운다는 방송 설정에 문제가 있다"고 비난하는 가하면 "참신하다", "잔혹하지만 현실이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논란은 계속됐고, 오늘(1일) 동물해방물결, 케어 등 동물권 단체 8곳은 공동 성명을 내고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했다.

동물권 단체 "닭을 식량 및 오락 거리로 착취"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닭은 환기하는 창도 없는 닭장에서 빡빡한 밀도로 사육되며, 급속한 속도로 성장하게끔 개량되어 생후 한 달 만에 도축되고 있다"며 "이러한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지 않는다면,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건 전원생활과 자급자족을 내세운 판타지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또 "방송 내내 닭을 정을 주는 반려동물이 아닌 '식량'으로만 바라볼 것을 종용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tvN 및 '식량일기' 제작진은 살아있는 닭을 식량 및 오락 거리로 착취하며 공장식 축산을 왜곡하는 프로그램을 폐기 혹은 전면 수정하라"고 요구했다.

제작진 측 "식량의 소중함 느끼기 위한 방송"

이에 대해 '식량일기' 제작진들도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같은 날 '식량일기' 제작진 측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식량의 소중함을 조명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평소 즐겨 먹는, 일상적이고 대중적인 음식 중 하나인 닭볶음탕을 선택했다"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1회가 방송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방송을 좀 더 지켜봐 주시길 부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K스타 강이향 kbs.2fragran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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