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후보자 분석⑨] “나 이런 사람이야” 후보자 경력 살펴보니

입력 2018.06.05 (10:22) 수정 2018.06.0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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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대한민국]

후보자만 9,333명…"전 이런 사람입니다" 2개 기재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는 6월 1일 기준으로 9,333명이나 됩니다. 이 중에서 선출해야 할 지역 일꾼만 4,028명. 비교적 인지도가 있는 후보자를 제외하고는 유권자가 봤을 땐 "이 사람이 누구지?" 하고 고개를 갸웃하실 겁니다.

이 때문에 많은 후보자들이 '경력'을 강조합니다. '전 이런 사람이니 믿을만합니다' 라는걸 알리고 싶은 거죠. 수많은 정보를 알리고 싶겠지만 중앙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와 선거공보에는 2가지만 게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선거 벽보나 홍보물은 제한이 없습니다.

'○○○'의 자문관, △△ 전문가…어떤 키워드가?

따라서 선택과 집중을 할 텐데 여기엔 주로 '전직 국회의원' 등 당선 경력이나 기관, 단체 이력을 주로 적습니다. 또 눈에 띄는 건 ' ○○○정부 자문관'처럼 특정 인물을 쓰거나 '청년', '개발' 등 자신이 생각하는 주안점을 내세우는 겁니다. 과연 어떤 인물 또는 단어가 많이 언급됐고 어떤 특성이 있는지 분석해봤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단연 1위…다른 정당 후보자도 7명 기재

먼저 인물입니다. 1위는 문재인 대통령이었습니다. 모두 3백54명이 경력에 기재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출마 후보자가 3,094명인데 무려 11.4%가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운 겁니다. 현직 대통령에다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모두 민주당 후보자일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무소속 22명을 비롯해 대통령과 다른 정당인 민주평화당 후보자가 5명, 바른미래당 후보자가 2명 있습니다. 서울 노원 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광주와 전·남북 등 호남 지역에 출마했습니다. 호남 표심에 호소하는데 '문재인'이란 키워드가 긍정적일 거라고 본 모양입니다.

'노무현' 인기 여전…'이명박' 0명 굴욕

2위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76명으로 전직 대통령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특이한 건 경력1과 2에 문재인과 노무현 2명을 모두 기재한 사람도 15명이나 됐다는 겁니다. 그 밖에는 인물 두 명의 이름을 동시에 경력으로 내세운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특이한 점은 퇴임한 지 20년이 넘은 대통령은 한 명도 언급되지 않았고, 20년이 채 안 된 대통령 가운데는 이명박 대통령만 유일하게 단 한 명의 후보자도 경력에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6명으로 전체 5위, 김대중 전 대통령은 11명으로 7위를 기록했습니다.

'박근혜' 기재 16명…민중당 후보가 11명?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재한 16명을 분석해 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당적을 살펴보니 민중당이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무소속 3명, 더불어민주당과 대한애국당이 각각 1명이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박근혜 대통령 후보 직능특보', '박근혜 대통령 무죄 석방운동 위원회 위원장'이라고 쓴 후보가 2명이었고 나머지 14명은 모두 '박근혜 퇴진 운동'과 관련된 단체에서 보직을 맡았다고 알린 겁니다. 다른 인물들과 달리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나, 이 사람 반대했어요'란 의미로 쓴 것입니다.

19대 대선 후보자 인기...홍준표 대표는 '1명'


이 밖에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는 35명으로 3위, 심상정 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이 26명으로 4위,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15명으로 6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대선 후보로서 인지도 덕분에 상위권에 든 것으로 보이는데, 다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경력에 기재한 사람이 1명에 불과했습니다.

'의회','위원장' 빈출 단어…눈에 띄는 단어 '여성', '청년'

후보자 경력에서 인물이 아닌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의회가 2,522회로 가장 많았고 위원장, 의원, 회장, 위원회 등 주로 의정 활동과 관련된 단어들이 많았습니다.

그 밖에 의정활동과 관련 없는 단어 중엔 '여성'이 15위로 가장 많았습니다. 후보자 6백98명이 경력에 기재했습니다. 대부분 여자 후보자이지만 남자 후보자도 12명이 있었습니다.


'청년'을 기재한 후보자도 5백61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나이별로 살펴봤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후보자가 40%, 30대는 30%가 넘었습니다. 경력이 짧은 탓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젊은 층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40대 이상은 비율이 낮았습니다.

'부모' 기재는 주로 40-50…'개발'도 주요 경력

'부모'를 경력에 적은 후보자는 74명이었습니다. 20대는 0명, 30대는 7명이었고 40대와 50대가 상대적으로 많았습니다.


지역 유권자들의 가장 큰 관심 중에 하나는 내 지역의 '개발'입니다. 이 화두를 경력에 언급한 사람은 모두 80명이었습니다. 서울이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과 경기, 전북, 인천, 전남, 대구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후보자 절대 숫자가 많은 수도권을 제외하곤 전북과 전남, 대구가 눈에 띕니다.

'노동조합' 민중당 많아…'삼성' 기성정당 후보자

'노동조합' 경력을 내세운 후보자도 많았습니다. 모두 134명인데 민중당이 63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전체 출마자 숫자가 얼마 되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압도적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22명, 무소속과 정의당이 11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지역으로 살펴보면 경기가 18명, 울산 16명, 경남 14명으로 소위 '블루칼라' 노동자가 많은 곳에서 출마한 후보자가 기재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무노조' 경영이란 원칙을 견지하며 최근 전자 서비스노조 와해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기업, '삼성' 이란 키워드를 경력에 내세운 사람은 몇 명일까요? 모두 41명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자유한국당 9명, 바른미래당과 무소속이 6명으로 기성 정당 후보자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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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05 10:22:17
    • 수정2018-06-05 15: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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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자만 9,333명…"전 이런 사람입니다" 2개 기재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는 6월 1일 기준으로 9,333명이나 됩니다. 이 중에서 선출해야 할 지역 일꾼만 4,028명. 비교적 인지도가 있는 후보자를 제외하고는 유권자가 봤을 땐 "이 사람이 누구지?" 하고 고개를 갸웃하실 겁니다.

이 때문에 많은 후보자들이 '경력'을 강조합니다. '전 이런 사람이니 믿을만합니다' 라는걸 알리고 싶은 거죠. 수많은 정보를 알리고 싶겠지만 중앙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와 선거공보에는 2가지만 게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선거 벽보나 홍보물은 제한이 없습니다.

'○○○'의 자문관, △△ 전문가…어떤 키워드가?

따라서 선택과 집중을 할 텐데 여기엔 주로 '전직 국회의원' 등 당선 경력이나 기관, 단체 이력을 주로 적습니다. 또 눈에 띄는 건 ' ○○○정부 자문관'처럼 특정 인물을 쓰거나 '청년', '개발' 등 자신이 생각하는 주안점을 내세우는 겁니다. 과연 어떤 인물 또는 단어가 많이 언급됐고 어떤 특성이 있는지 분석해봤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단연 1위…다른 정당 후보자도 7명 기재

먼저 인물입니다. 1위는 문재인 대통령이었습니다. 모두 3백54명이 경력에 기재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출마 후보자가 3,094명인데 무려 11.4%가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운 겁니다. 현직 대통령에다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모두 민주당 후보자일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무소속 22명을 비롯해 대통령과 다른 정당인 민주평화당 후보자가 5명, 바른미래당 후보자가 2명 있습니다. 서울 노원 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광주와 전·남북 등 호남 지역에 출마했습니다. 호남 표심에 호소하는데 '문재인'이란 키워드가 긍정적일 거라고 본 모양입니다.

'노무현' 인기 여전…'이명박' 0명 굴욕

2위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76명으로 전직 대통령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특이한 건 경력1과 2에 문재인과 노무현 2명을 모두 기재한 사람도 15명이나 됐다는 겁니다. 그 밖에는 인물 두 명의 이름을 동시에 경력으로 내세운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특이한 점은 퇴임한 지 20년이 넘은 대통령은 한 명도 언급되지 않았고, 20년이 채 안 된 대통령 가운데는 이명박 대통령만 유일하게 단 한 명의 후보자도 경력에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6명으로 전체 5위, 김대중 전 대통령은 11명으로 7위를 기록했습니다.

'박근혜' 기재 16명…민중당 후보가 11명?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재한 16명을 분석해 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당적을 살펴보니 민중당이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무소속 3명, 더불어민주당과 대한애국당이 각각 1명이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박근혜 대통령 후보 직능특보', '박근혜 대통령 무죄 석방운동 위원회 위원장'이라고 쓴 후보가 2명이었고 나머지 14명은 모두 '박근혜 퇴진 운동'과 관련된 단체에서 보직을 맡았다고 알린 겁니다. 다른 인물들과 달리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나, 이 사람 반대했어요'란 의미로 쓴 것입니다.

19대 대선 후보자 인기...홍준표 대표는 '1명'


이 밖에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는 35명으로 3위, 심상정 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이 26명으로 4위,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15명으로 6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대선 후보로서 인지도 덕분에 상위권에 든 것으로 보이는데, 다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경력에 기재한 사람이 1명에 불과했습니다.

'의회','위원장' 빈출 단어…눈에 띄는 단어 '여성', '청년'

후보자 경력에서 인물이 아닌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의회가 2,522회로 가장 많았고 위원장, 의원, 회장, 위원회 등 주로 의정 활동과 관련된 단어들이 많았습니다.

그 밖에 의정활동과 관련 없는 단어 중엔 '여성'이 15위로 가장 많았습니다. 후보자 6백98명이 경력에 기재했습니다. 대부분 여자 후보자이지만 남자 후보자도 12명이 있었습니다.


'청년'을 기재한 후보자도 5백61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나이별로 살펴봤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후보자가 40%, 30대는 30%가 넘었습니다. 경력이 짧은 탓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젊은 층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40대 이상은 비율이 낮았습니다.

'부모' 기재는 주로 40-50…'개발'도 주요 경력

'부모'를 경력에 적은 후보자는 74명이었습니다. 20대는 0명, 30대는 7명이었고 40대와 50대가 상대적으로 많았습니다.


지역 유권자들의 가장 큰 관심 중에 하나는 내 지역의 '개발'입니다. 이 화두를 경력에 언급한 사람은 모두 80명이었습니다. 서울이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과 경기, 전북, 인천, 전남, 대구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후보자 절대 숫자가 많은 수도권을 제외하곤 전북과 전남, 대구가 눈에 띕니다.

'노동조합' 민중당 많아…'삼성' 기성정당 후보자

'노동조합' 경력을 내세운 후보자도 많았습니다. 모두 134명인데 민중당이 63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전체 출마자 숫자가 얼마 되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압도적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22명, 무소속과 정의당이 11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지역으로 살펴보면 경기가 18명, 울산 16명, 경남 14명으로 소위 '블루칼라' 노동자가 많은 곳에서 출마한 후보자가 기재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무노조' 경영이란 원칙을 견지하며 최근 전자 서비스노조 와해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기업, '삼성' 이란 키워드를 경력에 내세운 사람은 몇 명일까요? 모두 41명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자유한국당 9명, 바른미래당과 무소속이 6명으로 기성 정당 후보자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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